[컬리는 지금]뚜렷한 수익성 개선, IPO 재도전 시점은①연간 조정 EBITDA 흑자 유력, 비용효율화 성과…과거 예심 당시 청사진 '변수'
안준호 기자공개 2025-02-25 07:57:41
[편집자주]
2015년 설립된 이커머스 기업 컬리는 올해 새로운 도전을 마주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기준 조정 EBITDA 흑자 달성이 유력하지만 여전히 남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무산되었던 기업공개(IPO) 재도전은 물론 과거 대비 둔화된 성장 지표를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설립 10년차를 맞이한 컬리의 현 상황과 당면 과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1일 15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벽배송 플랫폼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의 수익성 개선 작업이 진척을 보이며 기업공개(IPO)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사는 2023년 첫 상장 도전을 포기한 이후 매출액 성장보다는 손익 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춰왔다. 현재 조정 법인세·이자·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기준 연간 흑자가 유력한 상황이다.당장 IPO 재추진을 바라보기엔 쉽진 않은 상황이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장애물은 2022년 상장예비심사 당시 제시한 사업 전망이다. 적자 기업인 만큼 실적 추정치를 한국거래소와 공유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 이상의 성과를 증명하지 않는 이상 심사 승인을 받기 어렵다는 평가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조정 EBITDA 흑자…연간 수익 개선 '기대'
컬리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 1조6322억원, 영업손실 128억원을 거뒀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5.6% 가량 늘어난 가운데 손실 규모가 약 89.2% 줄었다. 1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손실액이 감소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4분기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연간 누적 손실액이 전년 대비 급감할 가능성이 크다.
2023년 상장 도전을 연기한 이후 컬리는 총거래액(GMV), 매출액 등 성장 지표보다는 영업손실 감소, EBITDA 등 수익성 지표를 강조해왔다. 주로 강조하는 것은 조정 EBITDA 규모다.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 흐름인 EBITDA에 일부 일회성 비용들을 뺀 지표다. 컬리의 경우 유·무형 감가상각비와 주식보상비용 등을 차감해 조정 EBITDA를 산출하고 있다.
컬리는 지난해 1분기 창사 이래 처음으로 조정 EBITDA 흑자를 달성했다. 당시 전년 같은 분기 대비 297억원 개선된 71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까지 같은 흐름을 이어가며 누적 기준 조정 EBITDA는 106억원으로 나타났다. 2023년 3분기와 비교하면 1040억원 가량 개선된 규모다. 회사 측에서는 연간 기준으로도 조정 EBITDA 흑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컬리는 지난해 매출 성장과 함께 수익성 개선을 이뤄내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였다. 비용 측면에서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은 효율성 개선이다. 2023년 문을 연 창원·평택 센터를 중심으로 배송 효율화에 주력했다. 자동화 공정 확대와 함께 기존 송파 물류센터는 철수하면서 최적화 작업을 진행했다. 퀵커머스(즉시배송) 사업, 뷰티컬리 확장 등 추가 성장 동력에도 초점을 맞췄다.
현재 컬리의 기업가치는 첫 도전 당시 거론됐던 4조원대 규모보다는 크게 하락한 상태다. 최근 이뤄진 구주 거래는 3000억원 후반 수준에 진행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며 IPO 재추진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도 지속 가능한 수익구조가 마련된다면 기업가치에 대한 재평가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IPO 재개 가능성 작아…1차 도전 당시 '청사진' 달성이 우선 과제
당장 IPO 작업이 재개될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의견이다. 과거보다 낮아진 몸값도 문제이지만 현재로선 예비심사 승인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로 거론된다. 2022년 상장 추진 당시 한국거래소와 향후 추정 실적과 사업 목표 등을 공유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컬리는 2022년 초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예심을 청구한 뒤 같은 해 8월 심사 승인을 받았다. 예심 과정에선 주주 구성과 경영 상황은 물론 향후 회사의 전망까지 다각도로 검토가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컬리 역시 미래 실적에 대한 추정치 역시 거래소에 제출했을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2022년 초 예심을 청구했으니 2024년 정도까진 실적 전망치가 거래소 측에 전달되었을 것”이라며 “그 이상의 성과를 실제로 거두지 못했다면 승인을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코스닥은 신청 양식 자체에 추정 매출에 관한 사항이 있고, 유가증권시장이더라도 적자 상태라면 흑자전환 시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첫 도전 과정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유가증권시장 심사는 통상 2~3개월이 소요되지만 컬리의 경우 5개월이 걸렸다. 유니콘 기업의 국내 상장을 위해 시가총액 상장 요건을 만드는 등 거래소 차원의 노력이 있었지만, 심사 단계에선 이와 별개로 보완 장치에 대한 강도 높은 요구가 있었다. 국내외 재무적 투자자(FI)들의 공동의결 약정 확약 등이 대표적 사례였다.
금융당국의 증권신고서 검토 과정도 변수다. 올해 들어 금융감독원은 외국 기업을 비교군으로 공모를 진행하는 기업에 대해 보수적인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 부득이하게 외국 기업만으로 피어 그룹(peer gorup)을 구성할 경우 일정 부분의 할인을 감수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국내에 마땅한 비교 기업이 존재하지 않는 컬리로선 반갑지 않은 변화다.
컬리 역시 IPO 재도전에 대해선 보수적인 관점으로 접근 중이다. 당장 가능성을 타진하기 보다는 그간 진행한 수익 확보 전략과 외형 성장을 이어가며 기업가치 회복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실적 개선과 함께 적정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시장 상황에 IPO를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서울보증보험 IPO]공모가 하단 '유력'…공자위 결단만 남았다
- [i-point]'순손실' 인선이엔티, 영업권·무형자산 회계 처리 영향
- [i-point]큐브엔터, (여자)아이들·종속회사 호실적 '견인'
- [i-point]폴라리스오피스앱에 '퍼플렉시티·클로바노트' 추가
- [i-point]브이티, 작년 연결 기준 영업익 1109억 달성
- [IR Briefing]한텍 "LNG 수주 트럼프 1기 시절 2배 이상 기대"
- 현대건설, '풀 빌트인' 힐스테이트 황금역리저브 공급
- [토스 IPO]글로벌 서비스 청사진, 나스닥 상장 발판될까
- 5년물 회사채 발행 하이트진로, 차입 장기화 '자신감'
- [SK그룹 북미 대관조직 분석]SK아메리카스와 시너지 '패스키', C레벨 대폭 축소
안준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컬리는 지금]3년차 뷰티컬리 순항…버티컬 플랫폼서 '수평 확장'
- [에이유브랜즈 IPO]공모 증권신고서 정정, 패션업 상장 '우려' 담겼다
- [컬리는 지금]뚜렷한 수익성 개선, IPO 재도전 시점은
- 에스이인터, ‘젤라또피케’ 브랜드 안착…사업 다각화 순항
- [에이유브랜즈 IPO]무신사 플랫폼 동반성장, 브랜드 발굴 '성공작' 나올까
- [Company Watch]이익률 회복한 하나투어, 패키지 혁신 '적중'
- [에이유브랜즈 IPO]영업이익률 33% , 패션업계 최고 수준 비결은
- 롯데뉴욕팰리스, 대출채권 유동화로 1300억 조달
- [에이유브랜즈 IPO]'원 브랜드' 의존도, 해결 방안은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이마트, 공격적 주주환원 제시…주가 흐름 '화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