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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에어인천이 '하나'가 되려면

김지원 기자공개 2025-03-18 07:42:21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7일 07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둘이 만나 하나가 되는 건 어렵다. 세상에 이별·파혼·이혼이라는 말이 있는 이유일테다. 사람들은 양보를 강조한다. 서로를 이해하고 일정 부분 양보할 때 진정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비단 사랑만의 문제는 아니다. 관계, 정치, 기업경영 등 둘이 한 방향을 보기 위해서는 '양보'가 필수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를 취재할 때 느꼈다. 에어인천으로 전적하는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부당하다고 했다. 동의없는 전적에 반대했다. 잔류하면 통합 대한항공의 처우를 보장받을 수 있는데 당장 화물기를 탄다는 이유로 에어인천에 가는 건 부당하다고 했다.

전적인 반대는 아니다. 잔류하면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보장해달라는 뜻이었다. 추후 알아보니 요구하는 내용이 꽤 많았다. 연봉 2배 수준의 공로금, 인당 10억원 수준의 위로금, 선진항공 일등석 연 3회 이용권, 퇴직 위로용 비즈니석 2회 이용권 등이었다. 최대 2000억원 규모다.

반년 전과 입장이 달라졌다. 노조 측은 대한항공과 기업결합에 반대하며 집단행동에 나선 적이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기업결합을 불허해달라는 내용의 반대서한도 보냈다. 그때는 대한항공과 한가족이 되는 게 싫다고 했는데 지금은 대한항공의 구성원이 된 것처럼 말한다.

일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요구는 아니다. 화물사업부를 매각한 이유를 돌아보자. 아시아나항공은 회생이 불가능한 한계기업이었다. 부채는 감당할 수 없이 불었다. 결국 대한항공에 인수됐고 규제당국의 지시에 따라 사업부를 매각했다. 이런 배경을 고려한다면 과도한 요구다.

같은 노동자가 봐도 그렇다. 아시아나항공 내 다른 노조 두곳은 조종사 노조가 과도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무리한 요구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은 600억원 수준이었다.

국내 1위 항공사의 구성원이 되고 싶은 심정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다만 한발 더 멀리 보면 에어인천도 매력적인 선택지다. 국내 유일 화물전용항공사로 IPO를 앞두고 있다. 수송량은 국내 2위로 오를 예정이다. 현대글로비스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면 현대가(家)의 일원이 될 수도 있다.

둘이 만나 하나가 되는 건 어렵다. 하지만 한발 양보하면 불가능하진 않다. 에어인천은 아시아나항공 수준의 급여를 약속했다. 이젠 조종사 노조가 양보할 차례다. 무리한 요구는 멈추고 에어인천의 잠재력을 믿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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