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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디앤디, '증권사 매입약정' 사모채 발행한 까닭은 820억 규모, 한국투자증권 신용보강…업황 침체에 조달방식 변화

이재빈 기자공개 2025-03-27 07:24:51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5일 07시15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벨로퍼 SK디앤디가 증권사 신용보강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발행한 사모사채를 시장에 매각하지 않고 증권사가 신용을 보강한 유동화법인(SPC)에 넘기는 구조다. 지난해 공모채 발행도 검토했지만 건설부동산 업황 침체와 홈플러스 사태 등을 고려해 이같은 구조를 짠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디앤디는 최근 820억원 규모 사모채를 발행했다. 만기는 18개월 후인 2026년 9월이고 표면이율은 7%다.

SK디앤디와 주관사단은 평범하지 않은 구조를 짰다. 증권사가 매입 및 자금보충 약정 등을 통해 신용을 보강한 SPC가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SK디앤디가 발행하는 사모채를 매입하는 구조다. 기관별로는 한국투자증권이 780억원, 유안타증권이 40억원의 인수를 지원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SK디앤디의 상환능력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다. SK디앤디가 사모채를 상환하지 못하면 신용을 보강한 증권사가 대신 부채를 상환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구조는 발행기관의 자체 신용등급으로 투자자 모집이 어려울 경우 주로 사용된다.

앞서 SK디앤디는 지난해 상반기 공모채 발행을 검토한 이력이 있다. 다수의 증권사를 통해 시장의 매입의사를 확인하는 태핑 작업에 돌입하면서 2022년 이후 2년만에 SK디앤디가 공모채 시장에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공모채 발행이 무산된 후 증권사 지원을 통한 사모채 발행으로 자금조달 방향을 틀었다.

SK디앤디가 이같은 구조로 자금을 조달한 건 업종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건설부동산 관련 기업들의 공모채 발행이 어려운 환경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GS건설 등 A급 건설사들의 회사채도 미매각되기도 했다. 올 들어 HL D&I한라가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했다. KDB산업은행이 인수단으로 참여한 덕분에 완판이 가능했다는 평가다.

최근 기업회생을 신청한 홈플러스와 SK디앤디의 신용등급이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도 사모채 발행결정의 배경 중 하나다. 한국신용평가가 지난 20일 제시한 SK디앤디의 신용등급은 무보증사채 기준 'BBB'(안정적)와 단기자금(기업어음·단기사채) 기준 A3다.

홈플러스의 경우 단기자금 신용등급이 A3에서 A3 마이너스(-)로 하향된 것이 기업회생 신청의 원인이 됐다. 업황이 악화된 가운데 비슷한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SK디앤디 입장에서는 공모채 발행이 부담스러웠을 수밖에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SK디앤디의 재무건전성은 업종 내에서 양호한 수준이다. 2024년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56.5%로 집계됐다. 차입금의존도가 52.5%로 다소 높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차환이 용이한 담보차입금 위주로 차입금이 구성돼 있다. 또 총차입금 7679억원의 27.2%에 해당하는 2090억원을 현금 및 장단기금융상품 형태로 보유하고 있다.

자금조달도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SK디앤디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이기 때문에 이번 사례처럼 자본시장을 활용한 자금조달이 가능하다. 또 유사 시 SK디스커버리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있어 신용등급 평가에서 1노치 보정을 받고 있다.

SK디앤디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기존 차입금 상환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상반기 중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로는 오는 28일 만기인 9회차 사모채(100억원)와 4월 만기 사모채(160억원), 5월 만기 사모채(150억원) 등이다.

여유자금은 신규사업 투자에 활용된다. SK디앤디는 리츠와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특수목적법인(SPC) 등에 지분을 출자하는 방식으로 부동산 개발사업을 수행한다. 올해도 신규 개발을 위한 사업부지 확보를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SK디앤디 관계자는 "과거에도 유사한 구조로 자금을 조달한 이력이 있다"며 "건설부동산 관련업종에 대한 시장의 투심을 고려해 이같은 조달구조를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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