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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철강사 생존전략]KG스틸, 그룹내 '유동성 창출' 중심 부상③자산 재배분에 대여·담보로도 활용…배당 규모 2년째 증가세

이호준 기자공개 2025-04-09 15: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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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업계의 불황이 일상화되면서 회사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우리 회사는 괜찮을까. 하위공정에 자리 잡은 무수한 중견 철강사들 사이에서 이 같은 문제의식이 깊게 확산되고 있다. 재무 전략을 수정하거나 반대로 이 상황을 기회로 삼아 투자, 나아가 지배구조 변화를 모색하는 등 여러 움직임이 감지된다. 더벨은 중견 철강사들의 사업 및 재무 현황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4일 07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G스틸이 당장의 현금 유출이 부담스러운 대주주 KG에코솔루션에 최적의 조달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지분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주고 교환사채(EB) 발행까지 지원했다. 운영자금 명목으로 직접 대여금을 건넨 사례도 있다. 작년까지 이 같은 방식으로 마련된 자금은 약 2800억원에 달한다.

최근 공시된 KG스틸의 202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KG에코솔루션은 보유한 KG스틸 주식을 기초로 EB를 발행했다. 약 4500만주(지분율 45%)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서 이 중 236만주(2.37%)를 담보로 자금을 조달했다. 금액은 명시되지 않았지만 2일 종가 기준 이는 약 130억원 규모다.

작년 10월에는 KG스틸 주식 1543만주(15.43%)를 담보로 계열사 KG써닝라이프로부터 1387억원을 차입했다. 이자율은 4.25%, 만기는 미정이다.

KG스틸이 직접 현금을 건넨 사례도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세 차례에 걸쳐 약 1400억원(440억원, 200억원, 754억원)을 KG에코솔루션에 대여했다.

직접적인 현금 지원부터 지분 담보를 통한 간접 조달까지, KG스틸이 자금줄로 활용되는 모습이다. 작년까지 이 방식으로 확보된 자금은 약 2800억원 수준이다.

KG에코솔루션은 현재 유동성이 빠듯한 상황이다. 2022년까지만 해도 보유 현금이 300억원에 달했지만 2023년부터 순이익이 급감하기 시작했고 결국 지난해에는 24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 기간 현금도 빠르게 줄어 작년 말엔 133억원까지 감소했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사정이 안정적인 KG스틸에 기댈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KG스틸은 KG그룹 내 시가총액(5500억원)이 가장 크고 유통 주식도 많다. 지난해 보유 현금은 4815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라 대여 여력 측면에서도 안정적이다. 지분 45%를 보유하고 있어 통제도 쉽다. 자금줄로 삼기에 최적이었다는 얘기다.

특히 KG스틸을 통해 유동성 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그룹 내 자산 재배분까지 꾀했던 모습이다. KG스틸 자회사 SLK는 지난해 9월 KG써닝라이프로부터 골프장·연수원 사업을 1396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 재원의 실질적 출처는 KG스틸이 KG에코솔루션에 제공한 대여금(약 1400억원)으로 보인다. 앞서 KG스틸이 대여해준 자금은 현금 회수가 이뤄지지 않았다. KG에코솔루션이 이 대여금 채권을 SLK에 넘겼고 KG스틸은 SLK에 대한 출자금과 상계 처리해 장부에서 제거했다.

결과적으로 KG스틸이 KG에코솔루션에 제공한 대여금이 SLK를 통해 그룹 내 자산 재분배에 활용된 셈이다. KG써닝라이프 입장에서도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현금을 확보한 효과를 거둔 상황이 됐다.

KG스틸의 활용 가능성은 앞으로도 더욱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른 주력 계열사인 KG모빌리티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4억원에 그쳤고 KG케미칼은 지속적인 자본적지출(CAPEX)로 보유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이 작년 3분기까지 1년 새 7670억원에서 4417억원으로 42% 줄었다.

KG스틸 역시 철강업 침체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그룹 내에서 상대적으로 풍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올해 1분기를 저점으로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도 적지 않다.

KG스틸은 최근 2년 연속 배당 규모도 확대했다. 2024년 보통주 기준 주당 배당금은 250원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배당총액도 200억원에서 242억원으로 늘었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KG에코솔루션이 KG스틸로부터 받는 배당금은 약 113억원으로 추산된다. 전년 대비 약 23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단위: 억원, 케미칼은 3분기 말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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