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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파트너, PEF의 진화]재무부담 아닌 체질 개선 출발점, LBO 전략의 재조명③실적 반등 지렛대 역할 '톡톡', 수익성·안정성 두 마리 토끼 성과 '주목'

최재혁 기자공개 2025-04-23 07:57:33

[편집자주]

시장 내 사모투자펀드(PEF)의 입지가 확대되면서 '재무적 투자자'를 넘어 '운영자(Operator)'로서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다수의 거래를 통해 체질을 바꾸고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장기적인 가치 창출과 책임 있는 경영 관여로 투자 생태계의 신뢰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더벨은 PEF의 긍정적 변화와 그들이 만들어낸 실질적 성과를 집중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8일 07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빚내서 기업을 인수한다'는 말만으론 PEF 운용사의 차입매수(LBO·Leveraged Buyout) 전략을 다 설명하긴 어렵다. 재무부담이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를 수 있다. 잘 설계된 LBO는 단순한 인수 수단을 넘어 기업 체질을 바꾸고 재무안정성까지 끌어올리는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자본시장에서는 이를 '레버리지의 전략적 활용'이라 부른다. 과도한 차입이 아닌 효율적인 자본 배분을 통해 실적 반등과 현금흐름 개선을 이끌어낸다. 실제로 많은 PEF 운용사들은 LBO 이후 비효율 제거,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 메자닌 활용 등을 통해 단기간 내 실질적인 재무개선을 이뤄낸다.

◇재무악화 주범 'LBO' 우려 불식, 부채비율 개선 성과 다수

PEF의 LBO 방식에 대해 흔히 '빚으로 회사 인수한 뒤 금융비용만 늘려놓는다'는 시선이 따르곤 한다. 실제로 인수 직후 피인수기업의 부채비율이 상승하는 경우가 많고, 재무건전성 지표상 부담이 증가하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장기적 흐름으로 보면 오히려 피인수기업의 부채비율이 낮아지고,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자본시장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국내 PEF 운용사가 기업을 인수한 뒤 일정 기간 내 재무구조를 안정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인수 3년 이내 시점의 부채비율은 동종업계 평균보다 7.1%포인트 낮게 나타났다.

레버리지 수단을 단기적으로 활용하되 장기적으로는 기업가치 제고와 현금흐름 개선을 통해 차입 부담을 해소하고자 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전환사채(CB),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 자본적 성격이 강한 메자닌 투자수단을 활용해 실질적인 자본확충을 이뤄내는 경우도 많다. 회계상 차입금이 아닌 자본으로 분류되는 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재무구조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거나, 실질적으로 개선되는 모습이 나타난다.

일부 메자닌은 상환되거나 콜옵션이 행사돼 현금유출이 발생할 수 있으나 그 시점까지 기업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개선돼 상환 부담이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떨어지는 구조다.

◇잘 설계된 LBO, 기업도 PEF도 윈윈

LBO는 단지 PEF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수단만은 아니다. 구조적으로 잘 설계된 LBO는 피인수기업의 경영효율성을 높이고, 중장기적으로 수익성과 재무안정성 모두를 개선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사모펀드는 단순한 자본조달 수단을 넘어, 피인수기업의 현금흐름 창출 능력을 근간으로 한 체질 개선에 집중한다.

LBO 이후에는 군살 빼기 전략이 뒤따른다. 비핵심 자산 매각, 비효율 조직 구조조정, 생산공정 자동화 등을 통해 비용구조를 슬림화하고, 운전자본을 효율적으로 관리한다. 이후 EBITDA가 개선되면 부채 상환 여력도 커지고, 이자보상배율 역시 상승하게 된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한앤컴퍼니의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 인수가 꼽힌다. 한앤컴퍼니는 2020년 대한항공의 기내식 사업부를 약 9906억원에 인수했는데, 이 중 절반가량인 약 5000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하는 LBO 전략을 활용했다.

이후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는 항공업 회복세와 함께 빠른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2023년 기준 매출 5093억원, 영업이익 664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고, 작년에는 매출 6664억원, 영업이익 822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3.8%, 66.7% 증가했다. 팬데믹 기간 수백억원대의 영업적자를 냈던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재무 구조도 빠르게 안정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앤컴퍼니 인수 직후인 2021년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의 부채비율은 177.7%였지만, 지난해 126.6%로 약 50%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인수 4년 만에 실적과 재무건전성으로 모두 개선시킨 셈이다.

또 다른 사례로는 MBK파트너스의 두산공작기계(현 DN솔루션즈) 인수가 있다. MBK파트너스는 2016년 두산공작기계를 약 1조1300억원에 인수했다. 이 중 약 6750억원(60%)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하는 전형적인 LBO 구조를 활용했다.

이후 R&D 강화, 해외 딜러망 교체 등 체질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였고, 글로벌 업황 회복과 맞물려 실적 또한 반등했다. 2021년 두산공작기계를 2조4000억원에 디티알오토모티브에 매각하면서 성공적인 엑시트를 마무리했다.

이처럼 불확실성 높은 M&A 환경에서 PEF 운용사의 LBO 전략은 자본 효율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포트폴리오 기업 체질 개선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지나치게 공격적인 차입이나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은 구조는 여전히 위험이 크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선별적 접근'과 '투명한 구조 공개'가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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