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회사채 발행 잔액 100조 돌파 은행 대출 위축으로 회사채 발행 대폭발..전년말대비 30조 증가
이 기사는 2010년 01월 04일 07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기 충격으로 은행의 대출기능이 마비되자 회사채 발행이 폭발했다. 은행의 위기가 회사채 시장에는 성장의 기회였던 셈이다.
한 해동안 쏟아진 회사채가 무려 80조원을 넘었다. 전년보다 58%, 금액기준으로 30조원이 늘어난 규모다. 자산유동화증권(ABS)를 제외한 일반회사채 발행 잔액은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기업들은 너나없이 자금조달에 나섰다. 신용이 높은 곳은 일반회사채를, 신용이 낮은 기업들은 각종 자산을 기초로 유동화증권 발행에 나섰다.
국내 기업의 해외채권 발행은 유례없는 러시를 이뤘다. 외화유동성 부족으로 혼쭐이 난 은행은 외화부채 장기화를 위해, 공기업들은 대폭 늘어난 예산을 채우기 위해 줄줄이 해외 발행 길에 올랐다.
괄목할 만한 양적 성장 뒤에는 짙은 그늘도 있었다. 건설사를 비롯해 신용위험이 부각된 업종의 회사채 발행은 뚝 끊겼다. 금융회사들이 몸을 사리며 회사채 투자를 기피하는 바람에 그나마 발행된 비우량 회사채 대부분은 개인이나 서민금융회사의 수요에 의존해야 했다.
◇ 선제적 유동성 확보..'금리 불문' 발행까지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발행된 회사채는 총 81조5478억원으로 일반 회사채가 46조4063억원, 여전채가 16조21억원, ABS가 19조1393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20조원 이상씩 채권이 발행됐다. 예년 같았으면 연간 발행됐을 규모의 채권이 상반기에 나왔다.
상반기 채권발행은 선제적인 자금 확보와 만기 장기화의 성격이 강했다. 기업들은 보유 현금을 늘리거나 은행의 단기차입금을 갚기 위해 회사채를 발행했다. 때마침 정책금리의 대폭 인하로 유동성이 넘치는 리테일 투자자들은 고금리로 유혹하는 회사채의 주요 소화처가 됐다.
경기 악화의 직격탄을 맞은 해운업체, 사상 최대 호황을 누렸던 조선업체, 기아자동차 등 현대차그룹의 채권발행, 우리나라에서 가장 우량한 기업으로 평가받는 포스코까지 채권발행에 가세했다. 이들이 발행한 채권의 금리는 연 5~9%에 달했다.
그러나 BBB+급 이하 비우량 기업에게 채권 발행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1분기 중 발행된 채권 가운데 98%가 신용등급 A 이상이었으며 2분기중에도 96%에 달했다.
BBB급 채권 발행이 그나마 좀 풀린 것은 하반기 이후부터다. 호주와 이스라엘이 금융위기 이후 첫 금리인상에 나섰고 미국 및 유럽 등 선진국도 경기침체 국면이 마무리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고 국내 금융시장도 금융위기에서 함 숨 돌렸을 때다.
또 상반기 고금리 우량 채권에 맛을 본 소액 채권투자자들이 고금리 채권을 찾아 비우량 채권 투자로 옮겨갔다. 4분기 들어 BBB급 채권발행 비중은 11.1%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BBB급 기업 가운데 비중이 큰 주택건설사의 채권 발행은 좀처럼 찾기 어려웠다. BBB급 내에서도 산업에 따라 대우가 달랐다.
디레버리징에 치중했던 여전사들도 3분기 이후 채권 발행을 재개했고 4분기에는 채권 발행 규모를 더 늘렸다. 상반기중 10~11% 수준이었던 여전채 발행 비중은 3분기 18.6%로 확대됐고 4분기에는 23.7%로 증가했다.
◇ ABS 발행 급증 '정책' 영향 컸다
ABS 발행 시장은 정부의 중견·중소기업에 대한 정책 지원과 은행의 건전성 강화 정책 영향을 받아 금융위기 이후 발행 규모가 급증했다. 중견·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용 ABS는 신용보증기금과 산업은행이 발행 주관 및 신용 보강 업무를 맡았다.
'신보채안펀드유동화증권'은 BBB급 기업의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했고 신보희망디딤돌유동화증권과 산은희망열차유동화 등은 중견·중소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발행됐다.
유동화시장의 다른 한 축은 은행의 부실자산(NPL) 유동화였다. 금융위기 이후 은행 건전성 문제가 도마에 오르자 금융감독당국은 은행에게 연말까지 NPL 비율을 1.0%까지 낮출 것을 주문했다. 그 결과 NPL 유동화가 늘어났고 연간 결산을 앞둔 12월에 집중 발행됐다.
이 밖에 카드사 및 할부금융업체들의 자산유동화, 일부 은행의 자산 축소 혹은 동일인 여신한도 비율 유지를 위한 ABS 발행까지 가세해 지난해 ABS 발행 규모는 지난 2002년 29조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 신용스프레드, 상반기 가파른 축소..하반기 정체
신용스프레드는 1분기부터 가파른 축소 국면을 이어갔다. 만기 3년, 신용등급 AA-의 연초 신용스프레드는 4.17%포인트에 달했지만 불과 3개월만에 2.17%포인트로 떨어졌고 6월말에는 1.26%포인트까지 급락했다. 만기 3년 신용등급 BBB+의 신용스프레드 역시 연초 6.42%포인트에 달했지만 6개월 후에는 4.93%포인트로 축소됐다.
하반기 이후 신용스프레드 축소는 정체 상태다. 가파른 랠리 이후 조정 국면으로도 볼 수 있지만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과 함께 주요 대기업의 유동성 위기 우려가 신용스프레드 축소에 발목을 잡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지난해 12월 구조조정 계획안을 발표해 우려가 현실이 됐다.
◇ KP, 외화조달 선봉대.. '정부 손에 좌지우지'
연초부터 국내 기업의 해외채권 발행 소식이 전해졌다.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수출입은행이 국내 기업 가운데 최초로 20억달러 규모의 해외채권 발행에 성공했고 4일 후에는 산업은행도 같은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리먼사태 이후 꽉막힌 외화자금 사정에 숨통을 불어넣었다.
하나은행은 4월 정부보증에 근거해 1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을 성사시켰고 30억달러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까지 정부와 국내 기업의 채권발행은 3분기까지 총 192억3200만달러가 발행됐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계 해외채권 발행의 40%가 우리나라 채권으로 기록됐다.
해외채권 발행은 4분기에 뚝 끊긴다. 3분기까지 해외채권 발행을 독려하던 정부가 원화 강세 등을 이유로 공기업의 채권 발행 자제시켰다. 올해 국내 기업의 채권발행은 지난 10월 기업은행의 29억달러 조달을 끝으로 더 이상 발행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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