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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즘 속 자동차 부품사]부채비율 400% 서진오토모티브, 멈출 수 없는 외부 조달⑧지난해 CAPEX 비용 1935억…차입금의존도 40%, 재무 불안정성 초래

이호준 기자공개 2024-06-10 08:22:45

[편집자주]

밀려드는 주문에 활짝 웃으면서도 자동차 부품 업계는 생각한다. "방심은 금물이야." 일련의 호실적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이러한 인식은 내연기관차보다 부품 숫자가 많게는 40% 가까이 적은 전기차 시대에 대한 걱정을 반영한다. 그만큼 서둘러 전동화 전환에 나서야 할 상황이기도 하지만 다행히 시간은 부품 업계의 편이다. 일시적 전기차 수요 둔화 등을 계기로 투자를 결정할 시간을 벌었기 때문이다. '캐즘' 속에서 부품 업계들이 처한 상황과 고민은 무엇일까. 더벨이 자동차 부품사들의 현주소를 다각도로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4일 13: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진오토모티브가 친환경차 전환에 발맞춰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는 가운데 부족한 투자금을 메우기 위해 대규모 차입을 지속하고 있다. 부채비율이 400%를 넘어 위험 수위에 도달해 있지만 회사 입장에선 생존이 걸린 투자라 당장 외부 조달을 멈추기도 어렵다.

◇CAPEX '2022년 773억원→2023년 1935억원'

서진오토모티브는 2020년부터 '투자 모드'로 전환했다. 그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사업재편 계획 승인을 받고 기존 사업에서 80%를 차지하던 변속기 등의 비중을 2025년까지 60% 이하로 낮추고 감속기 제조 비중을 10%까지 끌어올리는 목표를 확립했다.

서진오토모티브는 자동차 변속기 전문업체다. 그러나 전기차는 엔진 대신 전기모터를 이용하기 때문에 변속기도 간단한 감속기를 사용한다. 서진오토모티브 입장에서는 새 시대에 맞게 사업 방식을 송두리째 바꾸며 생존을 위한 전략을 새로 짜야 했던 셈이다.

본사 차원의 주요 투자 중 하나는 멕시코 전기차 전용 파워트레인 공장 설립 건이다. 서진오토모티브는 이 공장 건설에 3억달러(한화 약 4040억원)를 쓰기로 하고 지난 3월 착공식을 열었다. 이밖에 연구개발(R&D) 센터와 개발비 확충 등에도 투자를 진행해 왔다.

(서진오토모티브는 지난 3월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에스코베도 지역에서 전기차 전용 파워트레인 공장 착공식을 진행했다. 출처: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주정부)

자회사의 사업 확대 움직임은 더 활발했다. 범퍼, 콘솔, 트림류 공급 기업인 에코플라스틱은 지난해 9월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부품공장을 짓기로 했다. 최대 고객사인 현대차의 전동화 전략과 발을 맞추기 위한 계획으로 총 255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자연스럽게 자본적지출(CAPEX)이 많이 증가했다. 서진오토모티브의 지난 3년 간의 연결 기준 CAPEX 현황을 보면 2021년에는 527억원, 2022년에는 773억원, 그리고 2023년에는 1935억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올해 1분기에도 서진오토모티브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737억원)의 95%에 해당하는 695억원을 CAPEX 비용으로 지출한 상황이다.

◇생존 위한 필수적 대응…부각되는 '재무 불안정성' 고민

단기적으로 씀씀이가 커졌지만 이러한 지출은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대응이다. 장기적인 성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업계는 서진오토모티브가 멕시코 현지 공장 설립을 통해 향후 현대차·기아, 테슬라 등과 추가 공급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들이 인근에 전기차 전용 생산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라 서진오토모티브의 위치가 전략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돈이다. 지난해 서진오토모티브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663억원으로 CAPEX 비용보다 약 1300억원이 적었다. 이는 버는 돈보다 투자로 나가는 돈이 훨씬 많다는 뜻이다. 서진오토모티브는 부족한 투자금을 메우기 위해 대규모 차입을 일으키고 있다.

2020년 이후 총차입금은 3000억원대 규모로 늘었고 지난해 이후 시설투자 등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올해 1분기 기준으로는 5490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회사의 부채비율은 400%, 차입금의존도는 40%를 기록해 재무 불안정성이 초래되고 있다.

(단위:백만원,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금융비용도 고민이다. 지난해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금융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252억원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금융비용 감내능력을 보여주는 이자보상배율은 2022년 6.6배에서 지난해 5.6배로, 올해 1분기 4.7배로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존 수주 자체는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당장 내년부터 현대트랜시스향 1조원 규모의 하이브리드 댐퍼가 납품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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