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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로 본 금융사 브랜드 전략]KB국민은행, 에스파 내세워 '혁신주도' 이미지 굳혔다③'AI·메타버스' 세계관, '디지털·글로벌' 지향점 부합…SM엔터와 '전략적 협업' 진일보

최필우 기자공개 2024-06-20 12:26:53

[편집자주]

'피겨퀸' 김연아, '국가대표' 손흥민, '국민여동생' 아이유까지. 금융회사는 각 분야의 내로라하는 인물들을 자사 브랜드 대표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전 국민 대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연령·성별 불문 호감도가 높아야 하고 그룹 지향점과도 일맥상통해야 한다. 금융 서비스별 모델 면면에는 경쟁사와 차별화를 위한 디테일한 전략도 숨어있다. 일류 모델들의 각축장이 된 금융권의 사별 브랜드 전략을 해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8일 14: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은 그룹 대표 모델을 선정하는 동시에 계열사와 상품·서비스를 홍보하는 별도의 모델을 기용하고 있다. 계열사별로 마케팅에 필요한 이미지가 다르고 상품·서비스마다 핵심 고객층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그룹 모델은 일관되게 핵심가치를 표방하고 계열사 모델을 통해 다양한 효과를 기대하는 이원화 전략이다.

KB금융은 그룹 대표 모델 변경에 보수적인 반면 계열사를 통해서는 모험적인 시도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의 걸그룹 에스파(aespa) 기용은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었으나 인공지능(AI), 메타버스 세계관과 디지털 혁신 추구 메세지가 맞아 떨어지면서 성공 사례가 됐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와 전략적 협업 관계로 발전해 글로벌 마케팅을 함께한 것도 금융권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시도다.

◇'BTS' 이어 '에스파'로 선구안 입증

KB국민은행은 2021년 9월 에스파와 광고 모델 계약을 체결했다. 에스파는 현재 4세대 걸그룹을 대표하는 아이돌로 입지를 굳혔지만 계약 당시만 해도 실험적인 계약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에스파가 현실 세계 4명의 멤버와 가상현실 속 4명 멤버가 교류하는 8인조 그룹이라는 파격적인 콘셉트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허인 전 KB금융 부회장(당시 KB국민은행장)과 걸그룹 에스파

리딩뱅크를 표방하는 KB국민은행에게 리스크가 있는 시도라는 견해도 존재했으나 경영진의 생각은 달랐다. 거대해진 몸집에도 불구 혁신을 멈추지 않는 금융회사라는 정체성이 안정적인 1등 은행 이미지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기존 아이돌과 차별화된 에스파와 함께 해야 혁신을 주도하는 브랜드 전략을 추진할 수 있다고 보고 러브콜을 보냈다.

앞서 방탄소년단(BTS)을 모델로 네세워 특수를 누렸던 경험이 에스파 선정을 가능하게 했다. BTS가 글로벌 무대에서 유명세를 떨치기에 앞서 모델로 발탁한 경험이 있는 브랜드전략 조직이 업무 연속성을 가지고 에스파를 낙점했다. BTS 모델이 있는 만큼 경영진도 에스파의 성공 가능성에 베팅할 수 있었다.

KB국민은행 모델이 된 이후 에스파는 잇따라 히트곡을 양산하면서 BTS에 이어 KB금융 브랜드 조직의 선구안을 입증한 사례가 됐다. 인지도 측면에서 4세대 걸그룹 톱티어로 분류될 뿐만 아니라 K팝(K-Pop)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스토리로 성공해 혁신 아이콘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KB국민은행은 알뜰폰 서비스 'KB리브모바일' 모델로 에스파의 역할을 확대했다. KB리브모바일은 금융권에서 KB국민은행이 선제적으로 뛰어든 비금융 신사업으로 변화와 혁신을 상징하는 서비스 중 하나다. 에스파를 내세우면서 알뜰폰 핵심 사용자인 2030 고객층의 KB국민은행 유입을 늘리는 효과도 누릴 수 있었다

*KB국민은행이 SM엔터테인먼트와 주최한 자카르타 K-POP 콘서트

◇모델 기용 넘어 소속사와 유기적 협업

에스파 광고 모델 기용은 KB국민은행과 SM엔터테인먼트의 전략적 협업으로 발전한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KB금융은 아이돌 그룹을 일시적으로 광고에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속사와 중장기적인 협업 체계를 구축하길 원했다. 그룹 브랜드를 대표할 모델을 가려내는 것 뿐만 아니라 파트너사와 함께 키워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봤다.

KB금융은 에스파를 키워낸 SM엔터가 파트너사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주요 엔터사 중 아티스트 육성 시스템을 가장 잘 만들었고 KB금융과 시너지를 내야 하는 디지털·글로벌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양사의 신뢰가 깊어지면서 KB국민은행은 에스파 기용 1년 뒤 SM엔터 소속 NCT드림(NCT Dream)을 공동 모델로 선정했고 모바일앱 KB스타뱅킹 광고를 맡겼다.

KB금융과 SM엔터는 광고 외 분야에서도 손발을 맞춘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SM엔터 콘서트 'SMTOWN LIVE 2023'에 KB금융이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했다. 인도네시아는 KB금융이 글로벌 비즈니스 전진 기지를 둔 시장이다. 현지 시장에서 SM엔터와 손잡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동시에 모바일 플랫폼 사용에 익숙한 젊은 고객층을 유치하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미 완성된 모델을 쓰기보다 모델과 함께 성장 스토리를 써 내려가는 게 KB금융의 기본적인 브랜드 전략"이라며 "광고 외적인 분야에서도 유기적인 시너지를 창출하려면 소속사와 신뢰를 쌓고 전략적 협업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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