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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 '리보세라닙' 미국 진출기]FDA 재심사 관전포인트 '공장 재실사, 중국 견제기조'CMC 엄격한 기준, 재실사 시 허가 타임라인 내년 초로 변동

정새임 기자공개 2024-09-25 08:32:31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4일 07: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LB가 항암 신약 '리보세라닙'의 미국 허가에 대한 보완요구를 받은지 4개월만에 재심사를 요청한 가운데 관전포인트로 두가지 쟁점이 떠오른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임상 데이터와 리보세라닙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던 데 따라 병용약제인 '캄렐리주맙'의 CMC(생산공정 및 품질관리) 통과가 관건이다. CMC는 FDA가 심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지만 임상을 다시 해야 하는 수준이 아니라면 자료 보완으로 충분히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심사트랙과 추가 자료 검토 시간에 따라 심사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은 상당하다. 공장 재실사가 실시되면 올해가 아닌 내년 초로 허가 타임라인이 변동된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 수준 역시 통과 여부에 핵심 관건이 된다.

◇항서제약 공장 재실사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심사기간

HLB의 리보세라닙이 미국 문턱을 넘지 못한 원인은 병용약제인 PD-1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에 있었다. 리보세라닙은 케미칼 약제인 반면 캄렐리주맙은 항체의약품이다. 파트너사인 항서제약은 케미칼에 대한 여러 FDA 트랙레코드를 갖고 있지만 바이오의약품으로는 첫 신약 도전이다.

5월 FDA는 캄렐리주맙의 CMC 문제를 지적하며 보완요구서한(CRL)을 발송했다. CMC의 어떤 문제인지 자세히 공개되진 않았지만 안정성 등 캄렐리주맙 공정 과정에서 추가 자료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임상시험 데이터에 대한 지적은 없었다는 게 당시 HLB 입장이었고 실제로 자료 보완은 빠르게 이뤄졌다. CRL 수령 이후 CMC 완결성을 입증하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한다. 항서제약과 HLB 미국 자회사 엘레바는 주주들과 약속한 20일 재심사 신청서 제출을 완료했다.

시장의 관심은 FDA가 항서제약 CMC 공정을 재실사 할 것인지 여부에 쏠린다. HLB 측에 따르면 재심사는 FDA 판단에 따라 클래스1(Class 1) 또는 클래스2(Class 2)로 분류된다. 사안의 경중이 기준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클래스2는 FDA가 재실사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보다 심도있게 심사를 진행한다고 볼 수 있다.


캄렐리주맙+리보세라닙 재신청이 클래스1으로 분류될 경우 허가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제출한 서류만으로 심사를 진행해 재제출 시점으로부터 2개월 내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9월 20일을 기준으로 11월 20일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만약 FDA가 클래스2로 심사하면 항서제약 캄렐리주맙 공장에 대한 재실사가 함께 이뤄진다. 규제당국이 직접 보완사항을 적절히 조치했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심도있는 심사가 진행된다.

심사 일정도 더 길어진다. 클래스2의 경우 재제출 시점으로부터 6개월 내 허가 여부를 결정하도록 돼 있다. 연내 허가 여부를 받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첫 바이오의약품에 적용되는 엄격한 CMC 잣대…미중 정치적 상황도 주목

지난해 FDA 품목허가 과정에서 CRL을 받은 신약 중 CMC 이슈가 절반에 달할 만큼 FDA가 집중적으로 심사하는 부분이다. 그만큼 CMC가 중요한 문제이지만 관련 지적을 받았다고 해서 신약 허가 가능성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HLB는 그간 CRL을 받은 신약의 92%가 결국 품목허가를 받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재심사 과정에서 추가 CRL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실제 FDA 허가 과정에서 수 차례 CRL을 받은 사례도 종종 있다. 특히 바이오의약품 허가 레코드가 충분치 않은 신생 기업일 수록 단번에 FDA 심사를 통과하기 쉽지 않다. 해당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없어 더욱 엄격한 심사잣대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재제출 서류에 3상 임상시험의 추가 14개월 추적관찰 데이터가 포함되면서 심사에 더 많은 검토시간이 필요한 만큼 2등급으로 둘 가능성도 제기된다. 규정상 항서제약과 엘레바는 한달 내 클래스1, 2 중 어떤 트랙으로 심사를 받게 될 것인지 통보를 받게 된다.

내부적으론 FDA가 실사를 나올 가능성에도 대비해 미리 대응안을 마련해둔 것으로 파악된다. FDA 출신의 CMC 전문 인력을 영입해 모의 실사를 진행하는 등 철저한 준비를 마쳤다는 설명이다.

미국 내 정치적 상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미 대선을 앞두고 강화하는 대(對) 중국 제재, 대선 결과에 따른 주요 정부기관 수장 교체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캄렐리주맙과 리보세라닙 심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도 심사 기조나 방향성이 달라질 우려는 있다.

과거 캄렐리주맙과 비슷한 사례를 겪었던 중국산 PD-1 면역항암제로는 '토리팔리맙'이 있다. FDA로부터 제조시설 문제를 지적받아 허가가 거절됐다. 토리팔리맙의 경우 2021년 첫 품목허가를 신청해 CRL과 실사 지연 등을 거치면서 약 2년 6개월 만에 품목허가 관문을 통과할 수 있었다.

HLB 관계자는 "보완 지적을 받은 부분을 수 차례 실험으로 검증해 입증했으며 실사 가능성에도 철저한 준비를 마쳤다"며 "FDA와의 미팅 과정에서 중국산 의약품을 배척한다는 분위기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보아 중국 견제 기조가 심사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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