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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IPO]주판알 튕기는 기관…묻지마식 베팅과 다르다중소형주와 다른 접근법…자칫 대규모 물량, 보수적 스탠스 고수

양정우 기자공개 2024-09-30 15:27:51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5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케이뱅크가 최대 1조원에 가까운 공모를 준비하면서 공모주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업계에서도 투자 검토를 벌이는 데 한창이다. 근래 들어 가장 큰 규모로 공모를 벌이는 터라 하우스마다 신중 모드를 견지하고 있다.

올해 공모주 시장은 초호황 장세가 이어졌다.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광풍까지 불자 웬만한 중소형주의 경우 운용사마다 공모가에 구애받지 않고 공격적 베팅에 나섰다. 하지만 케이뱅크는 워낙 공모 볼륨이 커 자칫 대규모 물량을 떠안을 수 있기에 최대한 보수적으로 가격의 적정성을 따져보고 있다.

◇공모가 최상단, 1조 수준 공모…운용사 스탠스 '신중 모드'

최근 케이뱅크는 금융감독원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희망 공모가는 9500원~1만2000원이다. 공모 금액은 7790억~9840억원, 시가총액은 3조9586억~5조원이다. 모두 2022년 1월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최대 규모다.

공모주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도 오랜만에 조단위 빅딜이 등장하자 케이뱅크의 IPO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희망 밴드 최상단을 기준으로 1조원에 가까운 공모를 단행하는 만큼 대규모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투자 기회이기 때문이다. 500억원 이하의 공모에 나섰던 중소형 IPO를 수십여 건 소화했을 때보다 운용 수익률에 미치는 여파가 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케이뱅크의 공모가도 꼼꼼하게 따져보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 피어그룹인 카카오뱅크와 사업 역량을 비교하면서 밸류에이션의 적정성에 대한 내부 논의도 이어가고 있다. 일단 상장 주관사단은 케이뱅크의 몸값을 추산하면서 카카오뱅크의 PBR(주가순자산비율 1.62배)보다 높은 평균치로 밸류 산정을 마무리했다.

올 한 해 단행되는 IPO 가운데 공모 볼륨이 가장 큰 딜이다보니 운용사마다 보수적 스탠스를 견지하는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그간 웬만한 IPO에서는 운용업계가 묻지마식 투자에 가까운 행보를 보였다. 이 덕에 공모가가 희망 공모가 밴드의 최상단을 넘어 확정되는 할증 책정도 쏟아졌다.

이런 추세가 장기화되자 기관 수요예측 첫날부터 희망 밴드의 최상단을 넘는 가격으로 베팅에 나서는 운용사도 부쩍 늘었다. 한마디로 IPO 밸류에이션이나 기업의 사업 모델보다 일단 투자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확신에 따라 투자에 나섰던 셈이다.

하지만 케이뱅크 IPO는 1조원 대의 공모를 시도하기에 혹시라도 흥행몰이가 저조할 경우 예상치 못한 물량을 대거 떠안을 가능성이 높다. 한 해 준수하게 관리한 운용 수익률이 단번이 꼬꾸라질 만큼 타격이 클 수 있는 사안이다. 이 때문에 하우스마다 최대한 보수적으로 투자에 접근하고 있는 형국이다.


◇케이뱅크서 가상자산 무게감 '설왕설래'…펌뱅킹 수수료 의존도는 '하락'

운용업계에서는 케이뱅크의 사업 모델에서 차지하는 가상자산의 무게감을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가상자산은 무엇보다 변동성이 높은 자산이기에 만일 비즈니스에서 막중한 비중을 차지한다면 그만큼 케이뱅크의 실적 부침도 클 수밖에 없다.

케이뱅크는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의 운영사 두나무와 제휴를 토대로 실명확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동시에 업비트 고객의 가상자산 관련 예치금을 예탁받아 운용하고 있다. 업비트 예치금은 지난 상반기 말 기준 전체 수신 잔액의 16.8%를 차지할 정도다.

결국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가격이 출렁일 때마다 수신 잔액이 크게 요동칠 여지가 있다. 2021년 3분기 말 6조7870억원에 달했던 가상자산사업자(VASP) 예치금 잔액은 비트코인 가격이 1개당 2100만원까지 떨어진 2022년 말 2조9177억원까지 감소하기도 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예치금 관련 이자비용이 늘어나는 건 운용 수익률 측면에서 불리한 이벤트이기도 하다.

이런 시장의 지적은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돼왔기에 케이뱅크와 상장 주관사단은 우려감을 해소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증권신고서에서도 매출처 편중에 대한 위험을 별도로 기재하면서 가상자산 리스크가 미미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전체 영업수익에서 두나무 펌뱅킹 수수료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상반기 기준 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케이뱅크의 전체 영업수익은 5696억원으로 집계됐는데 펌뱅킹 수수료 수익은 87억원을 기록했다.

두나무 펌뱅킹에 대한 의존도가 크게 낮아진 건 고무적 결과다. 2021년까지만 해도 케이뱅크의 연간 영업수익(2878억원)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3%(295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2022년 2.5%까지 떨어지더니 이제 연간 1%대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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