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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엔켐 CB' 주관사의 자신감, '미매각 물량'도 인수한다KB·대신, 엔켐 2500억 CB 발행 주선...잔액인수 계약, 인수후 셀다운 추진

안윤해 기자공개 2024-10-24 07:34:05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1일 10: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켐이 첫 공모 전환사채(CB) 발행을 추진한다. 대표주관사인 KB증권과 인수사인 대신증권이 이번 발행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두 증권사는 대부분의 발행 물량을 인수할 예정인 가운데 미매각 물량이 발생하더라도 이 역시 부담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엔켐은 그간 이차전지 캐즘 여파와 잔여 CB 물량 등의 우려가 제기돼왔다. 그럼에도 이들 증권사는 BB 이하급의 하이일드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자금 조달을 지원하고 나섰다. 인수 이후에는 셀다운을 진행할 계획이다.

엔켐 신용등급 BB+/안정적…하이일드 수요 지속

21일 IB업계에 따르면 이차전지 전해액 전문기업인 엔켐은 2500억원 규모의 제14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공모 전환사채(CB) 발행을 추진한다. 엔켐이 공모 CB 발행에 나선 것은 지난 2021년 상장 이후 처음이다.

엔켐은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을 전해액 생산시설 증설 등 시설자금(2000억원)과 원재료 매입, 차입 원리금 상환 등 운영자금(500억원)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발행하는 CB의 표면 이자율은 1.0%, 만기 이자율은 3.0% 수준이다. 보통주 전환 가격은 20만4500원이며, 이날 기준 엔켐의 종가는 18만원이다. 최종 전환 가격은 청약일 3거래일 전 시세(가중평균산술주가)와 비교해 낮은 금액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해당 CB는 리픽싱 조건도 포함됐다. 시가 하락 시 최저 조정가액은 발행 당시 전환가격의 80%에 해당하는 가액까지 하향 조정할 수 있다.

회사는 이번 14회 무보증 전환사채와 관련해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신용등급을 각각 BB+/안정적으로 부여받았다. 신용등급 평가에는 전기차 시장의 캐즘 여파과 잔여 CB에 따른 오버행 이슈도 반영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전기차 수요 성장률 둔화에 따라 이차전지 소재 사업 환경의 하방압력이 존재한다"며 "이외에도 기발생 전환사채의 보통주 전환 등 시점과 규모에 불확실성이 높은 점과 저하된 이익창출력 등을 고려하면 차입금 상환능력은 다소 저조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신용등급이 BB+ 이하인 채권과 B+ 이하인 하이일드에 대한 투자심리가 이어지면서 수요가 뒷받침되는 분위기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엔켐은 아직 시장에서 벤처로 분류되고 있고, 시장에서의 벤처 수요가 아아직 살아있는 만큼 코스닥 벤처펀드나 블라인드 펀드에서의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했다. 이어 "표면이자율(쿠폰금리)과 만기이자율(YTM), 리픽싱도 있어 공모청약을 하는 개인투자자들에게도 투자 매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KB·대신증권, 미매각 시 전액 인수...'셀다운' 추진

KB증권과 대신증권은 일부 기관들의 시장 수요에도 불구하고 미매각 발생 시 셀다운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KB증권은 총 2500억원 중 80%인 2000억원, 대신증권은 20%인 500억원을 각각 인수할 예정이다.


엔켐은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는 캐즘 현상으로 주가가 힘을 못받고 있는 상황이다. CB의 전환가액(20만4500원)은 지난 18일 종가인 18만원보다 13% 비싼 수준이다. 또 잔여 CB에 따른 오버행 이슈 역시 아쉬운 포인트로 꼽힌다.

그럼에도 KB증권과 대신증권이 전기차 주관과 인수에 나선 것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되는 흐름을 감안해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남은 물량을 떠안더라도 향후 중장기적으로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 셈이다. 또 리픽싱 조건 등의 주식 전환을 통해서도 차익실현을 점친 것으로 풀이된다.

KB증권과 대신증권은 미매각 시 셀다운을 진행하는 것은 공통된 의견이지만, 미매각 규모에 따라 다르게 움직이겠다는 전략이다. KB증권은 미매각 물량이 500억~1000억원 이상을 넘어가는 경우 셀다운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이번 공모청약에서 미매각이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200억~500억원의 물량을 떠안는 경우에는 북(book)에 담을 수 있겠으나, 1000억원 이상의 물량을 떠안는 경우에는 셀다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대신증권은 인수 이후 바로 시장에 재매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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