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0월 23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영건설이 보유 자산들의 유동화에 속속 성공하고 있다. 여의도 태영빌딩에 이어 루나엑스 골프장의 매수자를 찾았다. 약 1956억원, 홀당 81억원에 거래가 성사될 전망이다. 시장 눈높이보다 높은 가격을 받아냈다. 내년 테이크호텔과 매각까지 성공할 시 총 5000억 이상의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프로젝트티와이 담보물, 한국투자증권 투자금 회수 '청신호'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오는 25일자로 루나엑스 골프장을 오트로닉에 매각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지난 18일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일주일 만에 잔금까지 받기로 했다. 오토로닉은 자동차 부품회사다.

거래금액 장부가액 기준으로 1956억원이다. 루나엑스CC가 24홀로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홀당 가격이 81억원을 웃돈다. 수도권 골프장은 코로나 특수로 홀당 160억원까지 가격이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엔 반토막 정도인 80억원대에서 거래가 성사되고 있다.

시장이 예상했던 수준을 뛰어넘는 거래가격이 형성됐다. 루나엑스CC는 경북 경주시에 위치한다. 지방 소재 자산인 만큼 시장은 당초 1500억원 정도에서 매수자를 찾을 것으로 관측했다. 홀당 60억원대를 적정 가격으로 본 셈이다.

높은 가격에 매각을 하게 되면서 한국투자증권의 투자금 회수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한국투자증권이 연초 태영건설에 유동성을 공급할 목적으로 특수목적법인 프로젝트티와이를 만들었다. 대출한도 2800억원 규모로 꾸려졌다. 한국투자증권이 직접 투입한 자금이 2000억원이다.

루나엑스CC가 담보물로 설정됐다. 펀드에는 단기간 정상화가 어려운 사업장들이 다수 포함됐다. 결국 펀드 상환을 위해서는 루나엑스CC의 매각 성사가 절실했다. 이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의 투자금 2000억원에 가까운 가격을 받아내게 됐다.

◇삼일PwC 골프장 매각 자문…테이크호텔도 주관사 선정 예정

워크아웃 이행 계획에 따라 자산 유동화가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앞서 지난 9월에는 여의도 태영빌딩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매수자는 SK디앤디의 리츠 자산관리회사(AMC)인 디앤디인베스트먼트가 설정하는 기업구조조정리츠다. 티와이제일호리츠가 태영빌딩을 2251억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거래 종결일은 오는 12월 말로 예정돼 있다.

태영건설 보유 자산 2개로만 42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유동화했다. 테이크호텔 광명 매각이 미뤄지긴 했다. 이 자산 거래가 연내 성사됐다면 1100억원가량의 현금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었다. 내년 상반기에는 자산 매각을 완료하기 위해 연말 주관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태영빌딩과 테이크호텔의 경우 매각 주관사를 따로 선정하지 않고 입찰을 진행했다. 직접 거래 방식이라서 속도가 빠르다는 강점 때문이었다. 다만 태영빌딩 매수자인 리츠와 달리 테이크호텔 우선협상대상자였던 A운용사의 실질 인수 의지는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반면 루나엑스 골프장은 삼일PwC가 매각 주관을 맡았다. 회계법인들은 기업 네트워크가 풍부한 만큼 골프장 거래에서 두각을 나타내 왔다. 삼일PwC는 태영건설 소유 루나엑스CC 외 태영그룹 블루원이 갖고 있었던 디아너스CC 매각도 지난 7월 마쳤다. 강동씨엔엘(고려시멘트)이 블루원이 운영하던 디아너스CC, 리조트, 워터파크 및 룩스타워 사업의 자산, 부채, 계약, 인력 등 영업일체를 1317억원에 인수했다.

그룹 차원에서 에코비트 매각도 성료됐다. 티와이홀딩스와 KKR이 지분 절반씩 갖고 있었다. IMM프라이빗에쿼티-IMM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2조7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태영그룹의 몫은 1조35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