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3년차에 순익 최고치 경신 초읽기 3분기 기준 역대 기록, 연간도 도전…기업금융 숨고르기에도 수익성 '이상 무'
최필우 기자공개 2024-10-30 12:58:18
이 기사는 2024년 10월 30일 06: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3년 임기의 마지막해에 역대 연간 최대 순이익을 경신할 기회를 잡았다. 3분기 기준으로 그룹 사상 가장 높은 누적 순이익을 기록하면서다.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순이익 기록을 보유한 CEO도 현직인 함 회장이다. 함 회장은 취임 첫해인 2022년 영업에 힘을 실으며 그룹 사상 최대 연간 실적을 새로 썼다.영업 고삐를 당겼던 첫해와 달리 올해는 숨을 고르면서 호실적을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함 회장이 2022~2023년 '역대급' 순익을 올린 데는 기업금융 영업 강화 전략이 결정적이었다. 지난 3분기에는 기업대출 잔액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음에도 수익성에 문제가 없었다. 추후 다시 영업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여력도 남겼다는 평이다.
◇세 분기 만에 순익 3조 돌파, 2022년 연간 실적 정조준
29일 하나금융이 발표한 2024년 3분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누적 순이익은 3조225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3분기 누적 순이익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다. 하나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을 보면 2022년 2조8494억원, 2023년 2조977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3분기 만에 3조원을 돌파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함 회장은 주어진 3년의 임기가 만료되기 전에 본인의 실적 기록 경신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그는 2022년 3월 취임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취임 첫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8494억원으로 올해에 미치지 못했으나 연간 실적은 3조6257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취임 첫해에 그룹 사상 가장 많은 순이익을 올린 CEO가 된 것이다.
함 회장이 기록한 역대 최대 순이익은 그를 지주 CEO로 선택한 이사회의 기대에 부응했다는 점에서 호평받았다. 함 회장은 하나은행 최고의 영업통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지주 회장이 돼 그룹 영업력을 극대화해 달라는 게 이사회의 요구였다. 또 행내 비주류로 여겨졌던 서울은행 출신 회장으로 성공 스토리를 쓰면서 구성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했다.
2023년에도 연간 순이익 3조4516억원을 올리며 기세를 이어갔으나 올해는 한풀 꺾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함 회장이 2023년 말 그룹 행사에서 '숨 고르기'를 언급하며 경영 노선에 변화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서도 신년사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 수립을 주문했다.
함 회장의 예고대로 취임 1~2년차 성장 동력이었던 하나은행 기업대출 성장세는 올해 한풀 꺾였다. 지난 3분기 기업대출 성장률은 -2%를 기록했다. 올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기업금융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는 국면에서 하나금융은 한발 물어서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그럼에도 순이익은 오히려 증가했다. 고금리 장기화 기조 속에 가계대출 수요가 줄지 않으면서 다른 은행과 같이 하나은행도 수혜를 입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비이자이익도 3분기 기준 1조8050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6960억원에 비해 1090억원(6.4%) 증가하면서 순이익 증가에 힘을 보탰다.
◇성공적 '숨 고르기', 주주환원 강화 여건도 마련
기업대출을 포함해 하나은행의 대출 잔액이 감소한 반면 순이익은 늘어나면서 보통주자본(CET1)비율도 한층 개선됐다. 지난 3분기 기준 13.17%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말 13.22%를 기록한 이후 올 1분기 12.88%, 2분기 12.8%에 그쳐 13%를 밑돌았으나 3분기에는 반등에 성공했다. 하나금융은 CET1비율 13~13.5% 구간을 관리 목표로 삼고 있어 13% 돌파는 주주환원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함 회장의 숨 고르기 전략이 적중한 셈이다. 함 회장은 숨을 고르는 기간에도 성장을 이어가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호실적을 내는 동시에 비이자이익과 자본비율 개선하는 성과를 내며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본격화될 내년에 영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주주환원을 챙길 수 있는 여건도 마련했다.
함 회장이 올해 남은 기간 실적 관리를 통해 역대 최대 순이익을 한번 더 갱신하면 현 임기를 명예롭게 마무리할 수 있게 된다.
올해 실적은 함 회장의 연임 도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금융은 아직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개시하지 않았으나 함 회장 임기 만료 3개월여 전인 올 연말 또는 내년 초 승계 프로세스를 진행해야 한다. 두 차례 역대 최대 실적 경신은 함 회장 연임 여론에 힘을 싣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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