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 IB]대기업 접점 늘리는 흥국증권, 맨파워 앞세워 'IB 강화'풀무원식품 영구채 공동주관, 2018년 이후 6년만…유진증권 출신 RM 네트워크 '두각'
권순철 기자공개 2024-11-12 07:48:21
[편집자주]
증권사 IB들에게 대기업 커버리지(coverage) 역량은 곧 왕관이다. 이슈어와 회사채 발행이란 작은 인연을 계기로 IPO와 유상증자 등 다양한 자본조달 파트너로 관계를 맺을 수 있다.기업들이 증권사를 선택하는 기준은 뭘까. 탄탄한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한 실력이 될 수도 있고, 오너가와 인연 그리고 RM들의 오랜 네트워크로 이어진 돈독한 신뢰감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기업과 증권사 IB들간 비즈니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스토리를 좀 더 깊게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6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흥국증권이 오랜만에 대기업 계열사가 발행하는 공모 회사채 주관사단 자리를 꿰찼다. 자본규모가 열위해 공모채 주관 업무를 소화할 여력이 부족하다고 평가받는 증권사지만 풀무원식품의 공모 영구채 데뷔전을 함께 치르게 됐다.흥국증권은 올해 들어 대기업 공모채 영업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증권사들 사이에서도 인수 경쟁이 치열한 하이일드급 회사채 인수단에도 연이어 합류하며 반전을 예고했다. 여기에는 2023년 유진투자증권에서 이직한 이장현 이사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여진다.
◇풀무원식품 공모 영구채 공동주관…'6년 만에' 일반회사채 주관사단 진입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식품은 금일 4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 위한 기관 수요예측에 나선다. 회사가 제시한 공모 희망금리 밴드는 5.90~6.20%로 별도의 증액 발행은 없다고 밝혔다. 대표 주관 업무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맡았고 흥국증권도 공동 주관사로 참여한다.
풀무원식품의 공모 영구채 데뷔전만큼 주목할 만한 점은 흥국증권이 주관사로 포함됐다는 사실이다. 지난 6월말 기준 자기자본 규모가 약 1500억원에 불과한 중소형 증권사는 공모채 주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매각 물량을 감당하기 힘들다. 그룹사 대부분이 캡티브 참여를 요구하는 관행도 흥국증권에겐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한다.
실제로 2010년대 통틀어 흥국증권이 일반회사채 주관사로 들어간 적은 단 한번에 그친다. 2018년 평택에너지서비스 회사채 발행 주관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이 분야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단이 여의치 않았던 관계로 흥국증권은 다른 중소형사와 마찬가지로 여전채(FB) 인수 및 주관 영업에 치중해왔다.
그럼에도 6년 만에 시장에서 'BBB+, 부정적'으로 평가받는 풀무원식품의 영구채 주관 경쟁에 뛰어든 것은 그만큼 미매각 리스크가 낮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첫 공모 발행이지만 앞서 동일한 신용도를 갖춘 풀무원의 영구채는 오버부킹을 기록했다. 설령 미매각돼도 6%대 금리는 리테일에서 소화 가능한 범위로 여겨진다.
다만 영구채 주관 지위를 확보하는 일은 회사채보다 까다로운 과정을 요한다. 신종자본증권은 개별 민평금리를 기준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양 사이드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금리를 책정해야 한다. 특히나 한 번도 영구채를 주관해 본 경험이 없는 증권사에게 공동 주관 지위를 보장해주는 것은 결코 통상적인 일이 아니다.
지난해 말부터 외부 IB 인력들이 유입되면서 일반 회사채 영업에도 변화가 생긴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인물은 2023년 12월 흥국증권 IB금융본부 부서장으로 선임된 이장현 이사다. 그는 지난해까지 유진투자증권 커버리지팀에서 RM으로 활동하던 인물로 대한항공, 한진 등 BBB급 회사들과의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풀무원식품 공모 신종자본증권 주관 역시 그의 작품인 것으로 파악된다. 흥국증권 관계자는 이를 두고 "중대형 증권사에서 이직한 IB들의 존재감이 드러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풀무원식품뿐만 아니라 흥국증권은 올해 풀무원, 한진 등 BBB급 발행사들의 회사채 인수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공모채 시장에서 사실상 존재감이 제로에 가까운 하우스라는 것을 감안하면 괄목한 성과라는 것이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더벨플러스의 집계에 따르면 흥국증권은 지난해까지 하이일드급 발행사들의 공모채를 담지 못했다. 인수단에 합류하기 위한 시도는 지속적으로 있었지만 사이즈의 한계에 부딪쳐 왔던 것이다.
하이일드급 공모채권의 주관 및 인수의 확대는 이 하우스가 근래 들어 시도하고 있는 체질 변화와도 관련이 있다. 한때 벌어 들이는 수익의 절반을 부동산 섹터에서 충당했지만 지난해 이 비중을 30%까지 낮추고 채권 트레이딩 점유율을 70%까지 늘렸다. 중개 수익 비중이 커진 만큼 하이일드급 채권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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