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성과평가]강성묵 하나증권 대표, 체질개선으로 '막판 반전' 드라마 썼다①연말 임기 만료 앞두고 실적 반등 '주도'…흑자전환 IB, 체질 개선 '순항'
권순철 기자공개 2024-12-06 07:43:28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4일 10: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사진)가 막판 반전 스토리를 썼다. 2023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파로 연초부터 힘든 한 해를 보낸 가운데 기업금융(IB)에서 괄목할 만한 개선을 이뤄내며 반등을 이끌어냈다.강 대표 주도로 부동산 PF와 해외 대체투자 중심이었던 IB의 체질이 본격적으로 개선된 결과이기도 하다. 리스크는 덜어내고 사업 다각화에 주력하면서 중장기적인 IB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것이 안팎의 평가다.
◇2024년 '반전' 일궈낸 하나증권…적자 늪 탈출한 IB, '충당금 부담' 해소
2024년 강성묵호 하나증권을 요약하는 키워드는 단연 '반전'이다. 별도 기준으로 하나증권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 2576억, 순이익 2101억원을 거뒀다. 실적 급감으로 큰 타격을 받았던 2023년 3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3배 이상 증가했으며 마이너스(-) 303억원으로 표시돼있던 순손실도 흑자로 전환됐다.
지난해 초유의 적자 사태를 겪고 난 뒤 그 어느 때보다 반전이 필요했다. 오는 12월 31일 임기가 종료되는 강 대표는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하나증권의 조타수를 잡았다. 단순히 연임 가능성을 논하는 것 외에도 향후 거취를 유리한 국면으로 끌고 가기 위해선 극적인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에 맞춰 시작된 변화의 흐름은 IB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영업부문 전반에서 호전된 면모가 관측됐지만 실적의 개선폭을 온전히 설명하기 위해선 IB를 제외하고 논하기 쉽지 않다. IB 부문은 3분기 누적 기준 233억원의 순이익을 창출했는데 전년 동기(-1955억원)와 비교하면 인상적인 상승세를 확인할 수 있다.
물론 2023년 IB 섹터가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것을 감안하면 기저효과라는 설명도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럼에도 하나증권의 이익 규모를 끌어내렸던 주범인 충당금 규모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 IB의 성장세를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3분기 충당금 규모는 513억원으로 전년 동기(1405억원)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무엇보다 충당금 부담이 완화되는 시점을 대비해 고유의 영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이 병행되고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강 대표는 부동산 PF와 해외대체투자로 지탱되던 IB 사업 구조를 탈피하고자 연초부터 전통 IB에 역점을 뒀다. 지주 부회장이란 위상과 영향력은 변화의 속도를 높이는 촉매제로 작용했다.
◇체질개선 나서는 '전통 IB'…하나금융 계열사 활용도 '두각'
영풍정밀 공개매수 딜 주관은 그의 영향력을 빼놓고 설명하기 어려운 예시들 중 하나다. 직전까지 하나증권은 공개매수 시장에서 뚜렷한 트랙레코드가 없었던 하우스였다. 2020년 코스닥 상장사인 케스피온 주관 이력이 마지막이었을 만큼 MBK와 경영권 분쟁에 총력을 다하던 고려아연의 픽을 받기엔 분명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하나증권은 1000억원의 브릿지론 제공과 더불어 영풍정밀 공개매수 주관사 지위를 확보하며 예상을 뒤엎었다. 물론 고려아연이 급했던 측면도 있지만 다른 증권사와 달리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졌다. 수뇌부의 빠른 판단과 움직임이 아니었다면 성사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통상적인 시선이다.
강 대표는 또한 하나금융그룹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전통 IB 비즈니스의 성장을 도모해왔다. 지주 부회장이자 그룹 내 비중 있는 존재감이 있었던 그였기에 계열사들의 협력을 이끌어내기 상대적으로 용이했다. 지난 3월 지주 이사회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던 것도 그룹 내 입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은행 출신 답게 하나은행과 전통 IB 비즈니스의 연계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그동안 하나증권은 회사채 주관 리그테이블 하위권에 쳐져 있었지만 기업들의 주거래은행 중 하나인 하나은행으로부터 주선을 받는 케이스를 늘리고 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하나증권이 최근 하나은행 RM과의 협업을 통해 인수나 주관 지위를 많이 따오고 있다"며 "같은 계열사라도 이해관계가 항상 일치할 수만은 없는데 윗선에서 교통정리가 원활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성과가 나는 게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기업공개(IPO) 섹터에서도 하나은행을 통한 딜 소싱 사례가 여럿 관측되고 있다. 내년을 목표로 수임한 딜들 가운데 1~2개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고려하고 있는데 이중 하나는 하나은행으로부터 주선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본래 코스닥 중소형 딜 상장에 강점을 지니고 있는 하우스지만 은행을 매개로 향후 빅딜 주관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밖에도 지난 8월 하나카드의 오토론 유동화 자금 약 3000억원의 조달을 주관하는 등 그룹 계열사들과의 접점이 확대된 모습이 빈번하게 연출됐다. 강 대표의 영향력과 더불어 IB 체질 개선을 향한 그의 의지는 하나증권이 극적인 우상향 곡선을 빚을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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