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1월 02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0년 넘게 회사에 근무하면서 회장님이 직접 사무실에 출근해 임직원을 격려하는 모습을 처음으로 목격했다."사법 리스크에 휘말린 총수의 10년 넘는 '장기 공백'으로 멈춰 섰던 태광그룹 분위기가 요즘 심상치 않다. 최근 이호진 전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회사에 비공식적으로 출근했다. 이 전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고생이 많다"며 격려의 말을 전했다는 후문이다.
앞서 이 전 회장은 2004년 회장 직에 오른 뒤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단행하며 석유화학, 섬유 중심의 그룹 포트폴리오를 금융, 방송으로 확장해 재계에서 'M&A 전문가'로 평가 받았다. 그룹을 계열사 50개의 대기업 반열에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사법 리스크에 휩싸이며 지난해 8월 광복절 특별사면 전까지 경영 복귀에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에도 이 전 회장은 배임, 횡령 혐의로 경찰의 강제수사를 받으며 구설에 올랐다. 구속영장은 기각됐지만, 또다시 기업형 비리로 수사 선상에 오르면서 경영 복귀 시점은 무기한으로 늘어났다.
이같은 상황에 이 전 회장은 정면 돌파 전략을 꾀했다. 신성장 동력 발굴로 위기 극복에 나선 다른 기업들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인재들의 이탈이 가시화된 시점에 모습을 드러내며 경영 복귀를 암시했다. 실제 태광그룹의 재계 순위는 경영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36위(2018년)에서 52위(2023년)로 추락했다.
비상계엄으로 대통령 탄핵까지 도달하며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주효했다. 산업계는 내년부터 못 버티는 기업들은 도태하거나 살아 남아도 더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실제 1%대 국내총생산(GDP) 저성장 전망과 급락하는 원화 가치, 침체한 소비심리 등이 예상되면서 국내 산업계는 내년 고비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이 전 회장은 복귀에 발맞춰 첨단소재와 이차전지 등 전기차 관련 신소재 등에 대한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인수합병(M&A)과 지분투자 등을 단행할 투자처를 검토 중인 단계로 아직 구체화되진 않았단 전언이다.
태광그룹의 생존을 위해 이 전 회장이 이제는 경영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재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14년 만에 첫 출근을 단행할 만큼 커진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에 대한 진심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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