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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바이오텍 CEO 시장 전망]줄어든 기술 낙관론…'신약·AI' 패스트 팔로워 전략은 유효③전년대비 낙관론 응답 비율 축소, 효율성 높인 AI 신약 개발로 격차 해소 기대

김성아 기자공개 2025-01-08 08:19:30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7일 07:2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바이오텍 CEO들은 K-바이오 기술에 대한 글로벌 시장과의 격차를 대체적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작년 진행했던 설문조사와 비교해서 더 많은 응답자가 격차를 인정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글로벌 기술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데 압도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국내 바이오텍은 현실성 있는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시장을 선도할 수 없다면 누구보다 빠르게 따라붙어 성장 시장을 노린다는 복안이다.

이른바 '패스트 팔로워' 전략을 구사할 전장은 여전히 신약이 꼽힌다. 특히 국내 풍부한 ICT 인프라와 양질의 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AI) 기반 신약 개발이 바이오텍의 성장을 더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CEO 56% 글로벌 격차 인정, ‘극복’ 노력은 계속

더벨은 바이오텍 창업주 및 대표이사(CEO)를 대상으로 총 70명을 선정해 2024년 12월 30일부터 2025년 1월 5일까지 일주일 간 설문을 진행했다. 응답자는 70명 중 55명, 응답률 78.6%였다. 상장 바이오텍 25개사와 비상장 바이오텍 30개사가 설문에 참여했다.

설문은 △종합전망 △사업 △R&D 및 투자 △밸류에이션 및 IPO 등 4개의 대주제로 구성했다. 총 31개의 문항을 꾸려 2025년 제약바이오 섹터에 대한 상장 및 비상장 바이오텍의 CEO들의 전망과 의견을 취합했다.


국내 바이오텍 기술 수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과반이 글로벌과의 격차를 인정했다. 응답자의 7.3%가 아직은 극복하기 힘든 격차가 있다고 답했고 49.1%가 격차는 있으나 패스트 팔로워 전략 정도는 가능하다고 답했다.

지난해 더벨이 CEO들에게 같은 질문을 했을 때 40% 중반의 응답자가 글로벌과의 격차를 인정한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응답자가 10%포인트가 늘어났다. 그만큼 국내 바이오텍이 글로벌 주요 바이오텍과 비견한다거나 앞서 나가는 수준이라는 ‘낙관론’을 펼친 이들도 줄었다는 얘기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시점은 20년이 채 되지 않았다. 그마저도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을 받은 것은 2015년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성사부터다. 이미 글로벌 의약품 시장을 꽉 잡고 있는 빅파마들의 눈에는 아직 미숙한 수준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기술격차를 줄이기 위해 현실적인 전략을 세우고 있다. 패스트 팔로워 전략이 대표적이다.

시장을 새롭게 구축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대신 검증된 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하는 방식이다. 후발 기업 입장에서는 겪어야 할 시행착오를 줄여주고 비용을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이다.

◇여전히 유망한 ‘신약 개발’…팔로잉 전략 부스터는 ‘AI’

그렇다면 이들이 패스트 팔로워 전략을 펼쳐나갈 최적의 전장은 어디일까.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9.1%가 신약 개발을 선택했다. 여전히 신약 시장에 가능성이 많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신약 개발은 그야말로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지난해 전세계를 뒤흔든 덴마크의 제약사 ‘노보노디스크’는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과 비만 치료제 ‘위고비’만으로 바이오의약품 글로벌 매출 1위를 기록했다. 기업가치도 폭증했다. 재작년에는 노보노디스크의 시가총액이 덴마크 주식시장 전체 시총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그만큼 감수해야 하는 위험이 뒤따른다. 막대한 시간과 비용, 극악의 성공률이다. 하나의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최소 10년이 걸리고 투입해야 하는 R&D 비용은 3조원에 달한다. 이마저도 0.01%의 성공률을 뚫어내지 못하면 모두 손실이 되는 셈이다.

국내 바이오텍은 이러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AI를 적극 활용할 것을 예고했다. AI 기술을 활용하면 100만건 이상 데이터를 하루 만에 분석해 신약 개발에 걸리는 시간을 기존 10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고 3조원에 달하는 개발 비용을 6000억원 수준으로 절감할 수 있다.

설문 결과에도 이러한 기대감이 반영됐다. 응답자의 30.9%가 올해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 사업의 발전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 응답자는 “AI를 활용한 바이오마커 발굴, 시뮬레이션 등으로 R&D에 소요되는 기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AI에 대한 기대감은 신약 개발에만 그치지 않았다. 응답자의 29.1%는 진단 등 의료 AI 역시 올해 유의미한 발전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정부가 이르면 이달 말 세계 최초로 생성형 AI 의료기기에 대한 허가·심사 지침을 제정, 시행하면서 국내 의료 AI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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