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제약바이오 마켓리뷰]'기술특례상장' 늘었지만…거래소 심사기간 평균 '109.5일'[IPO]바이오 투심 회복 기대에 상장도전 봇물, 엄격한 심사기준에 철회 속출
김성아 기자공개 2024-12-31 07:22:02
이 기사는 2024년 12월 30일 07: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고비 돌풍에 따른 비만 치료제 관심 폭증, 렉라자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에 따른 국내 신약 개발 기대감까지. 2024년은 그야말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저력을 보여준 한 해다. 후발 기업들은 선배들의 기세에 올라타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기업공개(IPO)에 도전했다.투심 회복 조짐이 보이면서 올해 시장에 입성한 제약바이오 기업은 무려 24곳, 이 중 기술특례상장 기업은 18곳에 달한다. 지난해까지 한 자릿 수에 그쳤던 기술특례상장 기업이 3년 만에 두 자릿 수를 회복했다.
하지만 거래소 심사 기준이 엄격해지면서 심사 기간이 길어졌다. 평균 109.5일. 심사 규정 45영업일과 비교해 두배 이상 많은 시간이 소요된 셈이다. 이 때문에 상장 철회하는 곳들도 속출했다.
◇9개사 → 18개사, 1년 만에 2배 늘어난 기술특례상장
27일 더벨이 집계한 2024년 코스피·코스닥 신규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 24개사 가운데 기술특례상장 트랙을 활용한 곳은 18개사다. 2020년 17개 바이오 기업이 기술특례상장 트랙을 활용해 상장한 이후 2021년 9개로 절반 줄었다. 2022년과 2023년은 각각 8개사와 9개사로 한 자릿수를 넘어서지 못했으나 올해 2배로 늘었다.
IPO 도전이 대폭 늘어난 이유는 거래소의 제도 개선과도 연관이 있다. 거래소가 기술특례상장 활성화에 집중하면서 역대 최다 기업인 42개사가 관련 트랙 상장에 도전했다. 거래소는 지난해 7월부터 14개 세부 과제를 마련하고 기술성평가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는 등 특례상장 문호를 넓히기 위한 노력을 했다.
바이오 투심 회복 조짐도 한 몫 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 바이오·의료 분야 벤처캐피탈(VC) 신규 투자는 67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늘었다. 2021년 감소세를 보인 이후 신규 투자가 증가세로 전환된 것은 3년 만이다.
업계 관계자는 “계속된 투심 한파가 풀릴 기미가 보이면서 지난해 말부터 적극적으로 IPO에 도전한 기업들이 많다”며 “게다가 제약바이오 업종의 호실적 소식이 이어지고 대형 호재가 터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눈길이 바이오 업종으로 돌아선 것도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IPO 도전 후 규정 대비 두배 이상 심사 소요, 매출 지속성 '관건'
기업이 IPO 출사표를 던진 후 남은 관문은 거래소의 ‘심사’다. 상장 요건을 갖춘 기업들이 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청구하면 거래소는 규정상 45영업일 내 심사 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하지만 더벨이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장한 제약바이오 기업의 평균 소요 심사 기간은 ‘109.5일’이었다. 규정 소요 기간의 2배를 훌쩍 넘긴 기간이다.
심사 기간이 길어진 건 기술특례상장 기업을 향한 엄격한 잣대 때문이다. 지난해 '파두' 사태 이후 거래소는 기술특례상장 기업의 심사 문턱을 높였다. 특히 기술특례상장 기업의 경우 매출 추정치를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산출하기 때문에 매출 추정치의 타당성과 지속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심사한다.
이 과정에서 거래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심사를 철회한 기업도 있다. 올해 심사를 철회한 제약바이오 기업은 △미라셀 △진캐스트 △넥셀 △다원메닥스 총 4곳이다.
철회 이유를 밝힌 넥셀과 다원메닥스는 거래소로부터 매출 지속성에 대한 지적을 받았다. 넥셀과 다원메닥스는 지적 사항에 대한 근거를 마련한 후 내년 IPO에 재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심사 승인 이후에도 금융당국의 매출 지속성 입증 압박은 계속됐다. 에이치이엠파마는 3차례 이어진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에 추정 매출치를 수정하고 근거 자료를 덧붙였다. 희망 공모가도 하향 조정했다.
오름테라퓨틱은 11월 상장 철회를 결정한 이후 한 달만에 매출 추정치와 희망 공모가를 보수적으로 조정한 증권신고서를 새롭게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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