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1월 08일 07:0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 지배구조가 중요한 이유는 의사결정이 합리적일수록 자본 분배의 효율성이 제고되고 이는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밸류업의 지속성을 위해선 거버넌스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배경이다.안전보건도 마찬가지다. 산업현장에서 종업원 안전과 고객 안전은 기업 밸류와 직결된다. 광주 화정동 사고가 발생했던 HDC현대산업개발, 인천검단아파트 사고가 났던 GS건설은 물론 최근 비행기 사고가 발생한 제주항공까지. 안전사고가 평판 훼손으로 이어져 경영 리스크로 부각됐다.
이는 평판 리스크와 보상에 따른 재무적 위험으로만 그치지 않는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주 화정동 붕괴사고가 회사채의 기한이익상실(EOD) 문제로 비화됐다. 행정처분을 받을 경우 기한이익이 상실된다는 조건이 회사채에 붙은 탓이다. 안전사고는 자금 조달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현재는 조금 식었지만 예전에 한창 열풍이던 ESG 가운데 S(사회) 항목에서 크게 영향을 끼치는 것도 안전보건 사고 여부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잇단 사망사고로 인해 지난해 S 등급이 하향 조정됐으며 영풍도 근로자 사망 안전사고가 지속되자 ESG 등급이 강등됐다.
2021년 중대재해처벌법 도입으로 안전사고에 대한 최고경영자(CEO)의 책임을 강화했지만 CEO 개인만 쥐어짜는 게 올바른 해법은 아니다. 결국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거버넌스 차원에서 움직일 필요가 있다.
최근 무안공항 사고를 계기로 항공사들의 안전경영 거버넌스를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대형 항공사들은 이사회 차원에서 안전위원회를 설치하고 사외이사들을 참여시켰다. 외부 전문가들의 눈을 통해 객관적으로 안전보건 체계를 살펴보고 개선해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다만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아직 이 단계까지 진일보한 회사는 소수다. 진에어 정도가 이사회 내 조직으로 안전위원회를 만들고 사외이사를 참여시켰다. 제주항공의 경우 안전위원회를 두고 있으나 사내조직 형태라 객관성을 담보하지 못한다.
비단 항공사뿐일까. 안전사고 많이 나는 건설사들도 비슷하다. HDC현대산업개발 정도가 이사회 내 안전보건위원회를 설치하고 사외이사들을 참여시켰다. 지난해 사고가 났던 GS건설의 경우 이사회 내 ESG 위원회를 두고 있지만 올해 안건들 보면 안전 관련 의안은 찾아보기 어렵다.
안전보건 이슈가 회사 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이사회 관할 거버넌스를 구축할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물론 이사회 산하에 안전위원회를 만든다 해서 모든 사고를 예방할 수 없다.
다만 외부 전문가들의 견제와 감독을 통해 경영진의 시야가 좁아지는 것을 최대한 저지할 수는 있다. 이런 노력들이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결국 답은 거버넌스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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