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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보드]이마트-알리바바 JV, 이사회 구성 따라 지배력 변화이사 선임권 비중 관건…지분법 인식시 재무 '호재'

원충희 기자공개 2025-01-09 08:24:17

[편집자주]

기업 이사회는 회사의 업무집행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기구로서 이사 선임, 인수합병, 대규모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곳이다. 경영권 분쟁, 합병·분할, 자금난 등 세간의 화두가 된 기업의 상황도 결국 이사회 결정에서 비롯된다. 그 결정에는 당연히 이사회 구성원들의 책임이 있다. 기업 이사회 구조와 변화, 의결 과정을 되짚어보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요인과 핵심 인물을 찾아보려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7일 13:4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마트가 중국 알리바바인터내셔널과 국내에 합작법인(Joint Venture, JV)을 설립하면서 이사회 구성에 관심이 쏠린다. 합작법인은 이마트가 G마켓 지분을 현물 출자해 5대 5 비중으로 설립할 계획이다. 다만 이사회 구성원의 비중에 따라서 지배력이 갈린다.

이사 비중도 지분율처럼 절반씩으로 갈린다면 합작법인은 공동지배기업으로 분류, 지분법손익으로 처리된다. 그러나 라인(A홀딩스) 사례처럼 어느 한쪽이라도 이사 수 많을 경우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합작법인 C레벨 임원의 경우 선임권을 양쪽에서 나눠가질 가능성이 크다.

◇이사 비율에 따라 경영 주도권 달라져

이마트는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G마켓 지분을 현물 출자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알리바바 측이 국내에 '그랜드오푸스홀딩' 법인을 설립하고 알리익스프레스 지분과 현금 3000억원을 출자하면 이마트도 보유한 G마켓 지분을 전액 출자해 5대 5로 만드는 방식이다. 밸류는 각각 3조원씩, 총 6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관건은 이사회 구성이다. 통상 5대 5 합작법인은 공동지배기업으로 통한다. 어느 한쪽이 압도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게 아니라 지배력을 공유하는 회사란 의미다. 다만 지분이 5대 5라고 할지라도 이사 비율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합작법인의 지배력이 갈린다.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의 합작법인 A홀딩스(옛 라인) 사례를 보면 지분은 5대 5로 짜여있으나 이사 구성은 네이버 측 3명, 소프트뱅크 측이 4명이다. A홀딩스의 지배력은 소프트뱅크로 쏠렸고 종속기업으로 편입됐다. 네이버 입장에선 종속 자회사였던 라인이 A홀딩스로 변하면서 관계기업으로 바뀌었다.

공동지배기업의 경우 관계기업처럼 합작법인의 실적이 주주사의 지분법손익으로 인식된다. 이마트의 재무적 측면에선 이 방법이 더 효과적이다. G마켓은 그간 적자를 지속해 왔다. 2022년 655억원, 2023년 321억원 손실을 냈다. 올해도 3분기까지 누적 적자를 기록 중이다. 종속기업으로 있으면 이마트 연결재무제표에 G마켓의 손실이 그대로 반영된다.

하지만 공동지배기업이 되면 G마켓의 지분가치가 이마트에 지분법손익으로 반영된다. 과거 네이버도 라인을 합작법인으로 만들면서 지분법이익 14조9000억원이 당기순이익에 인식됐다. 그로 인해 네이버의 2021년 1분기 당기순이익은 15조3145억원으로 전년 수준(3841억원)의 40배 가량이나 뛰었다.

◇C레벨 선임권 행방도 관전 포인트

이번 합작으로 영업권 손상차손 위험으로부터도 다소 안전해졌다. 이마트는 작년 말 연결기준 영업권 규모가 5조987억원인데 그 중 절반 이상인 2조4767억원이 G마켓을 소유한 '아폴로코리아'에 쏠려 있다. 이마트가 G마켓을 인수한 지 3년이 넘은 만큼 영업권 손상여부가 인식될 시점이 왔다.

영업권은 회수가능액이 현금창출단위로 책정된 장부가액보다 미달하면 그만큼 손상차손으로 평가, 비용으로 털어낸다. G마켓의 적자가 지속된 점을 감안하면 손상차손 위험은 불가피했다. 합작법인을 통해 공동지배기업으로 변환하면 이 같은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다만 사업 전략적 관점에서는 약간 결이 다르다. 공동지배기업이 된다는 것은 이마트가 합작법인의 경영 주도권을 온전히 쥐기 힘들다는 뜻이다. 이마트는 G마켓 인수를 위해 현금 3조4000억원을 투입했다. 커머스 시장을 장악한 쿠팡 등과 대적하기 위함인데 합작 파트너가 생기면서 이 전략을 자신이 주도하기 어려워진다.

C레벨 임원들의 선임도 관전 포인트다. 일반적으로 합작법인은 주주사들이 C레벨을 나눠 선임하는 경우가 많다. 가령 LG전자와 북미 마그나 인터내셔널 간의 합작법인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의 경우 LG전자에서 최고경영자(CEO)를, 마그나 측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선임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아직 합작법인 설립 전이라 지분 비율만 정했을 뿐 이사회 구성에 대해선 정해진 게 없다"며 "C레벨 임원 선임권에 대해서도 아직 미정인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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