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인베 출범 10년]성장 동력 '양대 축', 김상준-정시완 본부장③핵심 자산 '젊은 운용력', CFO·UN 파견 근무 등 이색 경력 '눈길'
최재혁 기자공개 2025-02-05 08:15:39
[편집자주]
신생 운용사가 국내 PEF 시장에 자리 잡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치열한 경쟁과 높은 진입장벽 속에서도 LX인베스트먼트는 특유의 적극성과 전략적 행보로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수년간의 꾸준한 성장 속에서 LX인베스트먼트가 쌓아 올린 성과는 단순히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깊은 의미를 지닌다. 이제 LX인베스트먼트는 새로운 10년을 앞두고 더 큰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더벨은 LX인베스트먼트의 지난 10년을 바탕으로 포스트 10년을 전망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1일 08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이든 사모펀드(PEF) 운용사든 인적 자원은 결코 모방할 수 없는 핵심 자산으로 분류된다. LX인베스트먼트의 가파른 성장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동력은 다채로운 경력을 지닌 젊은 운용 인력이다. 국제기구와 패션기업 등 다양한 분야를 거쳐 PE 업계에 뛰어든 이들로 구성된 팀은 마치 전통적인 붓글씨에 유화 물감을 더한 그림처럼 LX인베스트먼트에 독창적이면서도 대담한 색을 입히고 있다.특히 김상준 본부장과 정시완 본부장은 LX인베스트먼트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인물들이다. 1980년대 중후반생으로 젊은 나이에 LX인베스트먼트의 두 축을 담당하고 있는 이들은 각기 다른 분야에서 쌓아온 경험으로 회사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PMI 베테랑' 김상준 본부장 "단기적 영리함 아닌 지속가능한 현명함 추구"
김상준 본부장(사진)은 루이까또즈 브랜드를 보유한 패션기업이자 LX인베스트먼트 관계사인 엑스얼라이언스(구 태진인터내셔날)의 경영기획실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엑스얼라이언스 프랑스 현지법인의 CFO로서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을 전담했다. 한국으로 복귀한 뒤로는 엑스얼라이언스의 물적분할 및 M&A 업무를 주도했다. 이후 그룹 내 신설된 LX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해 PE 운용역으로서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다.
엑스얼라이언스에서 개별 기업 PMI 업무의 시작과 끝을 직접 관여했던 경험은 PE 합류 이후 소중한 자산이 됐다. 바이아웃 투자 건에 대한 PMI뿐 아니라 피투자회사 이해관계자들과의 조율 업무를 수행하는 일도 문제 없이 해결할 수 있었다.
김 본부장은 "포트폴리오 기업의 PMI 과정에서 기업의 이해관계자들이 예민하게 느끼실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면서 "그러나 저희가 진행하는 PMI와 운영 상의 어젠다들을 상당 부분 신뢰하고 따라 주셨던 사례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CFO로서 PMI 기획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을 주체적으로 진행했던 경험이 빛을 발했던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피상적인 정보에 의존하기보다 전체적인 맥락을 읽는 ‘현명한 투자’를 원칙으로 삼는다. 당장의 작은 이익이 눈앞에 보일지라도 그것이 장기적으로 현명하지 못한 선택이라면 과감히 돌아서는 결단을 중시한다. 단기적 영리함보다 지속가능한 장기적 성과를 택하는 셈이다.
NH리사이텍컴퍼니 투자는 김 본부장의 철학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전기차(EV) 산업이 부상하던 시기, 그는 2차전지 폐기물 처리 트렌드가 스크랩 중심의 후처리에서 폐배터리 중심의 전처리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수도권 내 최대 처리 용량(CAPA)을 보유한 전처리 전문 업체 NH리사이텍컴퍼니를 인수했다.
LX인베스트먼트의 밸류업 변곡점이었던 'SKIL ECO 친환경 블라인드 펀드'는 김 본부장의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민·관·금융이 유기적으로 협력한 우수 사례로 인정받아 경제부총리 표창까지 수상한 바 있다. 펀드의 포트폴리오 중 일부는 이미 내부수익률(IRR) 10%대 중후반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마친 상황이다.
◇'UN DNA' 정시완 본부장 "PE의 선한 영향력 믿어"
정시완 본부장(사진)은 LX인베스트먼트의 사실상 첫 번째 공채 출신이다. 이전에는 UN 기관에서 인턴으로 시작해 우즈베키스탄 등지에서 현지 파견 근무를 하며 국제공무원으로서 경력을 쌓았다. PE와 IB(투자은행) 경력이 없었지만, LX인베스트먼트는 당시 정 본부장의 시장에 대한 통찰력과 논리를 높게 평가했고, 운용사의 방향성인 '함께 갈 수 있는 좋은 사람'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UN에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자 했던 그는 해외 생활의 불안정성과 제너럴리스트로서 커리어가 귀결될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을 느꼈다. 그런 와중에 LX인베스트먼트가 그의 갈증을 완벽히 해소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반기문 전 총장과 빌 게이츠가 사회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을 실질적인 측면에서 생각해봤다"며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꼭 공직에 한정되지 않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PE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됐다"고 말했다. 학부 시절 경제학을 전공했던 경험 역시 투자업을 선택하는 데 일조했다.
정 본부장의 인생관은 투자 철학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그는 소위 기본적인 '투자 문법'을 지키면서도 사회에 이로운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줄 수 있는 투자처를 주목한다. 투자 검토 단계에서도 ESG에 대한 평가를 철저히 하는 편이다. 비슷한 의미로 '인간적인 투자' 역시 그가 지향하는 방향이다.
장애인 고용 솔루션 업체 브이드림은 바로 이러한 철학이 녹아있는 투자처다. 투자 당시 브이드림은 PE가 보기에는 다소 이른 시기의 기업이었지만, 업사이드와 선한 영향력을 함께 발휘할 수 있겠다는 판단에 투자를 단행했다. 투자 3년 차를 맞은 현재 브이드림은 괄목할 성장을 이뤘다. 2020년 5억원이었던 매출이 지난해 100억원까지 뛰었다. 업종 특성상 계약 후 이탈율이 낮아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정 본부장은 "브이드림과 같은 기업들이 단순히 '사회적 단체'로 알려져 있는 것이 아니라, 자본시장 내에서도 성공적인 산업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확인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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