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아워홈 인수 추진]'매도인 우위' 계약 조건, 삼녀 거절할 수 있을까한화 측, 매도인 손해배상 한도 8% 제시…통상 30% 내외 '통큰 양보' 관측
남준우 기자/ 감병근 기자공개 2025-01-21 08:26:20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7일 10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이 이달 초 아워홈 장남(구본성 전 부회장), 장녀(구미현 회장) 측과 최종 협상 내용을 담은 텀싯을 삼녀(구지은 전 회장)에게 발송했다. M&A 계약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진술 및 보증 조항'이 매도인에게 상당히 유리한 조건인 것으로 전해진다.M&A 이후 보증된 내용이 지켜지지 않았을 때, 매도인이 부담해야할 손해배상 청구 한도 상한선이 8%로 굉장히 낮다. 프라이빗 딜에서는 통상 약 30% 내외로 설정된다. 삼녀 측에서도 거절하기 힘든 '매도인 우위 계약'이라는 평가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이달 초 장남, 장녀 측과 최종 협상 내용을 담은 텀싯을 삼녀에게 발송했다. 해당 텀싯에는 한화가 평가한 아워홈 기업가치(1조5000억원)를 포함한 여러 세부 계약 조건이 포함돼 있다.
가격 외에 텀싯 세부 계약 조건 중 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끄는 부분은 '진술 및 보증(Representation and Warranties) 조항'이다. 이는 계약 당사자 간에 계약의 주요한 사항이나 정보를 진술하게 하고, 그것이 사실이라는 보증을 서는 것을 의미한다.
물건을 거래할 때 판매자에게 수리, 교체 등의 부분에서 일정 수준 책임을 지게 하는 것과 똑같은 논리다. △손해배상 한도(Limit of Liability) △자기부담금(Retention) △최소 보장 금액(De Minimis) 등의 내용을 담는다.
이중 손해배상 한도는 매도인이 보증한 내용 가운데 실제와 다른 사건이 발생할 때 매수인에게 지급해야 하는 금액을 의미한다. 보상 한도는 딜의 성격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보통 매도인 우위인 옥션 딜의 경우는 한자리 수 캡(Cap)이 대부분이다. 여러 매수인들이 매물을 원하는 경우 매도인에게 가장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하기 위해 캡을 낮추면서 협상력을 높여 나간다. 반면 프라이빗 딜은 보통 30% 내외로 설정된다.
이번 딜의 경우 한화 측에 상당히 매력적인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 측은 장남과 장녀 측에게 손해배상 한도로 매각가 대비 8%를 제안했다. 즉 M&A 이후 보증 내용이 지켜지지 않았을 때 매도인 측은 한화에게 1200억원만 배상하면 된다는 의미다.
1조5000억원이라는 높은 금액과 더불어 손해배상 한도도 낮은 만큼 삼녀 입장에서는 거부하기 힘든 조건이라는 평가다. 다만 일각에서는 삼녀 측이 동반매각에 응하지 않고 오너일가의 우선매수권을 근거로 지분처분금지 가처분신청을 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가처분신청이 인용되면 삼녀 측은 한화그룹을 대신해 장남, 장녀 측 지분을 매입할 시간을 벌 수 있게 된다. 자금 조달을 위해 어펄마캐피탈 등 재무적투자자(FI)도 확보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M&A 계약을 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진술 및 보증 조항인데 손해배상 청구 한도를 프라이빗 딜에서는 보통 30% 내외로 잡는다"며 "이번 딜은 8%로 알려져 있는데 이 정도면 매도인에게 굉장히 유리한 조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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