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사분석]등급 하향 트리거 터치 한화토탈, 투심 극복 '과제'크레딧 리스크 안고 2년 만에 시장 복귀…최대 3500억 조달
백승룡 기자공개 2025-01-21 08:05:24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6일 14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토탈에너지스가 2년 만에 공모채 시장을 찾아 자금조달에 나선다. 그 사이 한화토탈에너지스의 신용등급은 AA0에서 AA-로 낮아졌고, 주요 재무지표가 재차 하향 트리거를 터치하는 등 크레딧 리스크가 높아졌다. 현재 등급에서 추가적으로 신용도가 하락할 경우 A급 비우량채가 되는 탓에, 기관들의 투자수요가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다.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토탈에너지스는 오는 21일 수요예측을 거쳐 총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만기는 2년, 3년, 5년으로 나눌 예정이다. 공모 희망금리밴드는 개별민평금리 대비 ±3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해 제시한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35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열어뒀다. 주관업무는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한화토탈에너지스가 공모채 발행에 나선 것은 지난 2023년 2월 이후 2년여 만이다. 당시 2400억원 모집에 나서 1조원이 넘는 투자수요를 모았다. 넉넉한 매수주문에 힘입어 발행액을 3100억원으로 증액하면서도 모든 만기에서 개별민평금리보다 7~24bp 수준 낮은 ‘언더 금리’로 발행 조건을 확정했다. 한화토탈에너지스는 연간 영업이익 규모가 △2018년 1조607억원 △2019년 4641억원 △2020년 1034억원 △2021년 9905억원 △2022년 2206억원 등으로 널뛰긴 했지만 전반적인 이익창출력이 우수해 시장의 선호도가 높았던 셈이다.
다만 지난 2년 사이 석유화학 업황 악화로 한화토탈에너지스의 실적은 급격히 저하됐다. 2023년 영업손실 58억원으로 적자전환한 데 이어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손실 1182억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 폭이 커졌다. 신용평가사들은 지난해 6월 정기평가에서 한화토탈에너지스의 등급을 AA0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 당시 신용평가사들은 2024년 1분기 재무제표까지 반영해 등급 하향을 결정했는데, 2분기와 3분기를 거치면서 한화토탈에너지스는 추가적인 하향 압력이 생긴 상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한화토탈에너지스의 등급 하향조정 검토요인으로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총차입금 규모가 5배를 초과할 경우’를 제시했다. 한화토탈에너지스는 이 지표에서 1분기 말 3.6배, 2분기 말 4.3배를 나타내다가 3분기 말 7.3배를 기록하면서 또다시 하향 트리거를 터치했다. 한국기업평가는 ‘EBITDA 대비 순차입금 4배 초과’를 하향 트리거로 제시하고 있는데, 이 또한 3분기 말 기준 6.7배로 충족하고 있다. 신용등급 강등이 이뤄진 지 반년 만에 재차 하향 압박이 생겼다.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은 현재 석유화학 업체들이 처한 공통적인 상황이다. 업계 2위인 롯데케미칼은 앞선 2022년부터 연간 적자가 쌓이면서 사채관리계약 상의 재무비율을 미충족, 지난해 3분기 2조원 규모 회사채의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하기도 했다. 석유화학업계 1위인 LG화학은 AA+등급의 높은 신용도를 유지하면서 비교적 선방해 왔지만,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부정적’ 등급전망을 받은 상태다.
한화토탈에너지스의 경우 신용등급이 한 차례 더 추가로 하락하면 A급 비우량등급이 되기 때문에 타격이 클 수 있다. 회사채 시장에서 AA- 등급까지는 우량등급으로 분류돼 연기금 등 기관의 수요가 많지만, A+ 등급부터는 리테일 수요에 의존해야 한다. IB업계 관계자는 “AA- 등급과 A+ 등급은 불과 1노치(notch) 차이지만 금리는 30bp 이상 벌어진다”며 “신용등급 하락이 현실화될 경우 채권 투자자의 손실이 커지기 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이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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