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정리 나선 쌍방울그룹]상징성 높은 쌍방울 매각, 순환출자 해소 절차 돌입최대주주 광림, 70억에 구주 양도 '그룹사 구조 해체 신호탄'
양귀남 기자공개 2025-02-03 08:07:38
[편집자주]
쌍방울 그룹이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주요 계열사를 매각하는 한편, 부지런히 지배구조를 정리하고 있다. 자본시장에서의 완전한 퇴장일까, 재기를 위한 일보 후퇴일까. 더벨이 쌍방울 그룹의 최근 행보를 추적하고 기회요인과 리스크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1일 14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방울 그룹 내 상징성이 높은 계열사인 쌍방울이 외부에 매각됐다. 거래 정지 중이긴 하지만, 예상보다 저렴하게 속전속결로 매각한 배경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수년간 유지됐던 그룹 순환출자 고리 해소 절차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쌍방울은 최대주주가 광림에서 세계프라임개발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세계프라임개발은 광림이 보유하고 있던 쌍방울 지분 63만2297주를 70억원에 양수했다. 세계프라임개발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회장의 개인 회사로 알려져 있다.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 공시와 최대주주 변경 공시가 동시에 발표됐다. 사실상 기습적인 매각인 셈이다.
시장에서는 의외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명에서 알 수 있듯이 그룹 역사의 서사를 장식했던 계열사를 과감하게 외부기업에 털어냈기 때문이다.
쌍방울 그룹의 모태는 지난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0년대 말 대부사업에 진출해 부를 쌓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은 자본시장에 진입해 알짜 회사를 잇따라 사들였다. 주식회사 쌍방울을 처음 인수한 것이 2010년이다.
쌍방울 인수를 시작으로 적극적인 M&A 행보를 이어갔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메자닌 발행을 중심으로 상장사를 인수하며 그룹사 구조를 갖췄다. 쌍방울 매각 직전 기준으로 쌍방울 그룹에 묶여 있는 상장사만 쌍방울, 엔에스이엔엠(옛 아이오케이), 광림, 제이준코스메틱, 비투엔, 디모아, 비비안, 퓨처코어(옛 나노스) 등 8개에 달했다.
그룹의 지배구조 역시 쌍방울을 중심으로 짜여졌다. 쌍방울→비비안→디모아→아이오케이→제이준코스메틱→광림→쌍방울의 순환출자 고리가 형성돼 있었다. 비투엔과 퓨처코어는 각 계열사가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구조다.
쌍방울 그룹은 지난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코스닥 상장사 비투엔을 인수하고 대양금속에 대해 적대적 M&A를 진행하는 KH그룹을 지원하는 등 보폭을 넓혔다.
하지만 이 당시에도 그룹 순환출자 고리는 건드리지 않았다. 최근 퓨처코어 매각 추진 소식도 알렸지만, 퓨처코어는 출자 고리 안에 포함돼 있는 상장사가 아니었다.
시장에선 쌍방울 그룹의 쌍방울 매각이 순환출자 고리를 끊으려는 의도가 포함돼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거래 정지 중이긴 하지만 코스피 상장사인 쌍방울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넘긴 점도 이 분석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거래정지 상태로 프리미엄의 부여 여부 등을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쌍방울은 이슈를 제외하고 외형만 보면 위태로운 회사는 아니다. 꾸준히 속옷 사업을 유지하고 있고,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손실이 각각 614억원, 6억원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50대1 감자도 진행하면서 재무제표상 결손금도 털어냈다.
거래정지의 핵심 사유가 횡령·배임 혐의 발생 때문이었던 만큼 지배구조 이슈가 해소되면 거래재개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앞서 쌍방울은 최대주주 변경 직전 김 전 회장의 횡령·배임 금액을 변제하고,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정운호 회장 입장에서는 거래 재개 가능성이 높은 코스피 상장사를 70억원에 인수한 셈이다.
향후 추가적인 지배구조 정리는 필요할 전망이다. 순환출자 구조 특성상 쌍방울이 나머지 계열사 전부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쌍방울을 인수한 세계프라임개발과 계열사 지분에 대한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쌍방울 그룹 관계자는 "회사 사정상 매각을 결정했다"며 "거래 정지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배 구조 정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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