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전기차 생크션 리스크]K배터리 주력시장 침체 우려, 관세 후폭풍도 '대기'⑤K배터리 핵심시장 주목, AMPC 효과도…캐나다·멕시코산 관세 가능성
김동현 기자공개 2025-01-31 09:46:17
[편집자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전기차 산업 생크션 리스크가 본격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화석연료 기반의 자동차 등 전통적 제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전기차 산업에 맞춰 국내외 투자를 확대했던 우리 기업들의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트럼프 2.0 시대 제재 대상에 오른 전기차와 배터리 등 전후방 산업에 미칠 영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3일 15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전기차 시장 침체에 대한 국내 배터리 업계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의 주변국 관세 가능성도 나오며 K배터리사와 시장은 현실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전기차 의무화 폐지를 공식화하며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축소 절차에 돌입한 데 이어 2월1일을 캐나다·멕시코 등에 관세를 부과하는 시점으로 잡았다.그동안 미국을 미래 주력시장으로 삼고 현지 생산투자를 집중한 국내 배터리 3사도 영향을 피해가긴 어려울 전망이다. 전임 바이든 정부 시절 짧지만 수익성 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한 IRA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혜택이 줄면서 투자 부담이 심화할 수 있다. 여기에 캐나다, 멕시코 등에 부과하는 25% 관세 역시 시장 위축의 또다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선택 아닌 필수였던 '비중국' 북미 투자
IRA 세제 혜택을 제외하고 봐도 K배터리 3사의 북미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이었다. 글로벌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은 현지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CATL, BYD 등 자국 업체가 주름을 잡고 있었고 유럽 전기차 시장은 2020년대 들어 성장폭이 점차 둔화했다.
반면 미국을 포함한 북미는 2021년 전기차 인도량 증가율 100%를 기록(이하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기준)하는 등 중국에 이어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핵심 시장으로 주목을 받았다. 2022~2023년, 2년 연속 50%에 육박하는 인도량 증가율을 보였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기)으로 유럽 시장에선 지난해 11월 누적 기준 인도량이 역성장(-0.8%)할 때도 북미 시장은 10.1%의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과 유럽을 대체할 수 있는 성장세에 더해 미국 정부가 IRA와 같은 전기차 육성 정책을 펼치자 배터리 회사들도 완성차 업체와 합작으로 현지 생산기지를 구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단독 공장 외에도 제너럴모터스(GM), 혼다 등과 손을 잡았다. SK온 역시 포드, 현대자동차그룹과의 합작 공장을 준비 중이며 삼성SDI도 스텔란티스와의 합작사 가동에 들어갔다.
현지 공장 가동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2023년부터 AMPC 혜택을 받기 시작했고 삼성SDI는 지난해부터 배터리팩 생산분에 대한 AMPC를 실적에 반영했다. 2023년 1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국내 배터리 3사가 영업이익에 반영한 AMPC 규모는 2조7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중 LG에너지솔루션이 가장 많은 1조7800억원을 수령했고 그다음인 SK온은 8280억원의 AMPC 혜택을 받았다.
시장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전면적인 IRA 폐지까지 가진 않을 것으로 전망하며 지원금 축소나 시장 위축 등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수익성 감소가 불가피한 K배터리 업체 역시 불확실한 대외 환경에 가동률 조정이나 생산라인 전환 등으로 대응을 준비 중이다.
◇캐나다·멕시코 고객사 판매 둔화 가능성
미국 현지 정책 외에 또다른 변수 중 하나는 관세 이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1일을 기점으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국가인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K배터리 업체 중에선 LG에너지솔루션(스텔란티스 합작, 배터리 셀·모듈), SK온(에코프로비엠·포드 합작, 양극재) 등이 캐나다에 생산공장을 가동·건설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의 합작법인 넥스트스타에너지는 지난해 말 모듈 생산을 시작했고 올해 셀 생산에도 돌입한다. SK온·에코프로비엠·포드 등 3사가 합작한 에코프로캠캐나다의 양산 시점은 2027년으로 예상된다.
넥스트스타에너지나 에코프로캠캐나다 등 캐나다 현지 공장의 제품은 합작 사업자의 내부 물량으로 들어간다. 미국의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캐나다에 생산공장을 둔 완성차 업체의 판매 둔화에 따라 합작사의 공급량도 줄어들 수 있다.
캐나다와 함께 관세 부과 대상국에 오른 멕시코에는 아직 K배터리 업체의 생산거점이 없다. 다만 포드, GM, 스텔란티스 등 국내 배터리 회사의 주요 고객사들이 멕시코 공장을 운영하며 미국으로 수출하며 IRA 세액공제 혜택을 받고 있다. 25% 관세 부과로 인한 배터리 공급사의 주문량 위축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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