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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키플레이어 MSP 점검]IPO 놓친 베스핀글로벌, 늘어난 비용 통제법 'AI 올인'②BM의 근본적인 한계 봉착, 해결책 MSP의 AX 사업 모델

최현서 기자공개 2025-02-03 07:11:14

[편집자주]

국내 클라우드 도입 기업의 80%는 MSP와의 계약을 통해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받고 있다. 적합한 클라우드 선택, 최적 비용을 설계해 주는 MSP는 시장에서 막대한 존재감을 자랑한다. 여기에 올해 발생한 IT 블랙아웃 사태로 멀티 클라우드가 해결책으로 대두되면서 MSP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됐다. 또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리면서 MSP 기업들은 상품 차별화, AI 결합 등 클라우드 설계에만 국한하지 않는 종합 IT 관리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하며 시장 판을 키우고 있다. 대기업 SI 계열사부터 보안기업까지 국내 주요 MSP 플레이어들의 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4일 13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대형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제공사(MSP)의 공통점은 빠른 외형 성장에 비해 낮은 수익성이다. 클라우스 서비스 제공사(CSP)에 재판매 수수료를 지불하며 MSP 서비스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올린다. CSP가 시장 내 영향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MSP 기업의 먹거리도 늘어나지만 수수료도 함께 증가한다.

베스핀글로벌도 이에 따른 과제를 안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노렸지만 수익모델(BM)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 영업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에 지난해 상장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베스핀글로벌은 BM 구조적 한계를 탈피하기 위해 클라우드 MSP에서 인공지능(AI) MSP로 전환을 선언했다. 관리 대상이 클라우드에서 AI로 바뀌면 수수료 문제를 일부 해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궁극적으로 MSP 서비스 자체도 AI로 자동화해 영업비용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함께 증가하는 수수료와 매출, 구조적 약점 노출

베스핀글로벌이 출범 후 덩치를 키운 반면 내실있는 성장을 거두지 못 한 가장 큰 이유는 수수료 때문이다. 필연적으로 CSP에 제공해야 하는 수수료를 줄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수수료는 베스핀글로벌의 수익모델(BM)과 깊은 관련이 있다. 베스핀글로벌은 해외 CSP를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에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얻는다. CSP가 영역을 넓힐수록 베스핀글로벌의 먹거리도 함께 늘어나는 셈이다.


하지만 그만큼 수수료도 빠르게 늘었다. 비용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건 '외주 및 상품매입액'이다. 외주 및 상품매입액은 CSP로부터 컴퓨팅 파워, 스토리지 등과 같은 클라우드 리소스를 구매하거나 고객사에 재판매하기 위해 라이선스를 조달하는 비용이 포함된다.

수수료 증가와 매출 증가의 비례 관계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베스핀글로벌의 2018년 연결 기준 외주 및 상품매입액은 270억원이다. 2023년 해당 비용은 3279억원까지 늘었다. 5년만에 10배 넘게 늘어났다. 연 평균 상승률(CAGR)은 51.65%다. 매출은 같은 기간 374억원에서 4059억원으로 늘었다. 매출 역시 10배 넘게 증가했다. 이 기간 CAGR은 48.8%다.

베스핀글로벌은 BM 구조상 줄일 수 없는 수수료 대신 다른 비용을 경감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통제했다. '지급수수료'를 줄인 게 대표적이다. 지급수수료는 컨설팅, 외부 서비스 구축 시 지급하는 비용이다.

2023년 7월 베스핀글로벌은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제품 '옵스나우360' 사업부를 별도 법인으로 분리했다. 옵스나우 서비스와 관련된 지급수수료가 법인 설립 이후부터 베스핀글로벌 재무제표에서 제외됐다. 2022년 87억원이던 지급수수료는 2023년 70억원으로 줄어들며 법인 설립 효과를 봤다.

지급수수료를 비롯한 임차료, 감가상각비 등을 줄이며 영업적자 규모를 최소화했다. 2021년 연결 기준 399억원이던 영업적자는 2022년 291억원으로 감소했다. 2023년에는 157억원을 기록했다.

◇AI MSP 기업 전환 선언, 비용 절감·선점효과 '일석이조'

다만 이러한 구조가 이어질 경우 장기적으로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는 베스핀글로벌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베스핀글로벌은 지난해 중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2023년까지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해 베스핀글로벌 한국 법인이 조정 EBITDA 기준 흑자 전환을 달성했지만 계획했던 상장 시기는 놓친 상황이다.

베스핀글로벌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IPO 계획은 잡히지 않았다"며 "어느 국가의 주식 시장에 상장할지도 구체화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베스핀글로벌은 수수료가 높은 BM의 한계를 깨기 위해 지난해 7월 'AI MSP' 전환을 목표로 조직 개편을 마쳤다. AI MSP는 클라우드 대신 AI의 도입·관리를 하는 산업이다.

AI MSP는 아직 완전하게 정립되지 않은 사업 영역이다. 오픈AI와 같은 AI 사업자들에게 지불해야 할 세부 수수료율도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스핀글로벌에게 부담이었던 수수료 금액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아직 AI MSP 시장 내 지배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플레이어가 없는 만큼 선점효과도 누릴 수 있다.

베스핀글로벌 조직 개편의 가장 큰 특징은 '데이터 AI 본부'가 신설됐다는 점이다. 데이터 AI 본부는 AI·데이터 전략을 세우고 컨설팅·모델 개발 등을 구축한다. 이를 통해 AI 관련 상품을 만드는 업무를 맡는다.

기존에 있던 인공지능전환(AX) 본부는 확대했다. AX 본부는 AI와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구축, 개발 등을 맡는다. MSP 본부는 AIOps(AI 개발, 배포 유지보수 및 운영)로 재편됐다.

베스핀글로벌의 궁극적인 목표는 MSP 자체의 AX다. 가령 클라우드 MSP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고객사로부터 데이터를 받아야 한다. 이를 토대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설계하거나 기존에 제공된 제품을 수정하는 등의 작업을 거쳐야 한다. 고객사 업종 변경과 같이 큰 틀이 바뀌지 않는 이상 대부분 단순 반복 작업의 연속이다. 이러한 과정을 AI로 자동화해 비용을 효율화할 수 있는 셈이다.

베스핀글로벌 관계자는 "MSP 자동화의 표준화 지표를 만들어서 실제로 몇 퍼센트까지 자동화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관련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내부에서 도입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고 상품화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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