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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I캐피탈은 지금]지주 전환의 꿈…탄핵 정국은 변수⑤SBI BF, 올 하반기 전환요건 충족 임박…당국·시장환경 변수 주목

김보겸 기자공개 2025-02-11 12:23:26

[편집자주]

2021년 8월 일본계 캐피탈사인 SBI캐피탈이 한국에 상륙했다. 먼저 진출한 SBI저축은행은 한국에서 자산규모 1위 공룡으로 성장했다. 후발주자인 SBI캐피탈도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출범 2년 만인 지난 2023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2024년도 플러스가 유력하다. SBI캐피탈이 한국 캐피탈업계에 안착한 비결과 지배구조 등을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5일 07시39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BI캐피탈은 대주주인 SBI홀딩스가 한국 금융지주사 출범을 목표로 설립한 회사다. 2021년 출범 당시 2025년을 금융지주사 전환 목표 시점으로 설정했으며 올해가 바로 그 해다. 금융지주사가 될 경우 SBI저축은행의 최대주주인 SBI BF가 요건을 가장 먼저 충족하며 지주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SBI홀딩스가 올해 당장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할지는 미지수다. 금융지주사 전환에는 금융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며 최대주주인 SBI홀딩스가 일본계라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 연말 불거진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SBI홀딩스 측이 보수적 경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SBI캐피탈 출범, 지주 전환 염두에 둔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

SBI캐피탈은 지난 2021년 7월 설립된 여신전문금융사로 SBI홀딩스의 한국 금융사업 포트폴리오 중 가장 최근에 추가된 계열사다. 현재 SBI홀딩스는 SBI저축은행과 SBI인베스트먼트, SBI핀테크솔루션즈, SBI캐피탈 등 4개의 금융사를 운영하고 있다.


SBI캐피탈 설립 목적은 금융지주사 전환을 염두에 두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것이었다. 특히 SBI저축은행이 자산 16조원을 돌파한데다 흑자를 달성한 뒤 경영안정화를 이루며 대주주인 SBI BF가 금융지주사 전환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SBI홀딩스는 2013년 3월 SBI저축은행의 전신인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인수했다. SBI BF는 SBI홀딩스가 국내에 설립한 4개 SPC 중 한 곳이다. SBI저축은행은 SBI BF(22.66%), SBI CF(22.66%), SBI IF(22.66%), SBI AF(17.25%) 등 4개의 SPC가 지분 85.23%를, SBI저축은행이 14.77%를 보유하고 있다.

SBI캐피탈은 SBI홀딩스가 세운 또다른 SPC인 SBI LK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소유 주식수는 600만주다. SBI LK는 SBI홀딩스의 국내 금융 자회사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다. 다만 금융지주 전환 시 지주 역할은 SBI저축은행 최대주주인 SBI BF가 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금융지주사 요건을 충족하려면 자산이 5000억원 이상이며 자회사 주식가액 총합계가 자산의 50%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 지난해 5월 기준 SBI BF의 총자산은 4848억원이다. SBI BF가 보유한 SBI저축은행 지분의 장부가액은 4833억원으로 총자산의 99.7%를 차지한다. 지난 2023년에는 SBI저축은행이 940억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했다. 배당금 일부를 국내 사업에 재투자 자금으로 활용해 중장기적으로 금융지주사 전환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올 하반기 SBI BF가 지주사 전환 요건을 충족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요건 충족 시 SBI홀딩스에서 검토를 거쳐 당국에 인가 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SBI BF가 독립적인 지주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일본계 대주주 부담, 한국 정치 리스크도 변수

금융지주사 전환이 이뤄지면 SBI홀딩스는 한국 금융시장 내에서 한층 안정적인 구조를 갖출 것이란 기대다. 우선 계열사 관리를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SBI홀딩스 산하에 SBI저축은행과 SBI인베스트먼트, SBI캐피탈 등 다양한 금융사가 존재하는 만큼 그룹 전체 전략을 통합적으로 수립하고 중복된 업무는 조정해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자금 조달과 활용도 최적화할 수 있다. 금융지주사는 계열사 간 자금을 배분하기 용이하고 유동성을 보다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자회사로부터 배당금을 받는 구조도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지배구조도 안정화할 수 있다. 금융지주 체제에서는 그룹 차원에서 자본건전성을 확보하는 전략을 명확하게 수립할 수 있다. 특히 금융당국 감독 아래 보다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내부통제 시스템도 강화할 수 있다.

한국 내 금융업에서의 입지를 확장할 수도 있다. 추가로 보험이나 자산운용사 등 다양한 금융업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다만 SBI금융지주가 실제 올해 안에 출범할 지는 미지수다. 현행법상 금융지주는 자회사 지분을 50% 이상 보유해야 한다. SBI BF가 보유한 SBI저축은행 지분은 22.66%로 27.34%포인트 이상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가장 쉬운 방법은 4개 SPC를 합병하는 것이다. 다만 지분 확보 과정에서 금융위원회 인가 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당국의 제재도 변수다. 대주주가 일본계라는 점이 금융당국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과거에도 일본계 대부업체들이 한국 금융시장에 진출할 때 사회적 논란이 있어 외국계 금융사의 금융지주사 전환을 쉽게 허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국내 시장 분위기도 변수다. 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 부실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충당금을 더 많이 쌓으라고 지시하는 상황이다. SBI캐피탈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자산을 공격적으로 늘리지 말라는 SBI홀딩스 지침이 내려온 상태다.

특히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진 계엄 여파와 탄핵 정국으로 인해 SBI홀딩스 측에서는 공격적인 사업 확대보다 안정적인 운영을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SBI캐피탈 총자산도 작년 대비 올해 줄어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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