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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VC 로드맵]김중완 대표 "투자 패러다임 변화…생존 전략 찾겠다"중소형 벤처캐피탈 비하이인베스트먼트, '300억 펀드' 결성 도전

이기정 기자공개 2025-02-13 09:06:11

[편집자주]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지난해 증시의 변동성 확대는 벤처캐피탈(VC) 업계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 여기에 미국의 정권교체를 비롯해 국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은 그 어느때보다 큰 상황이다. '혹한'을 견뎌 온 VC업계에는 큰 긴장감이 감돈다. 더벨은 이런 상황 속에서 주요 VC 수장들이 가진 목표와 비전을 조명하고 하우스별 펀딩과 투자, 회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1일 15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2년 설립된 비하이인베스트먼트는 운용자산(AUM) 1300억원 규모의 중소형 벤처캐피탈(VC)이다. 10년이 넘는 업력을 쌓아오는 동안 하우스 규모를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많았지만 작지만 알찬 하우스가 되겠다는 생각에 공격적으로 펀드레이징에 나서지 않았다.

다만 투자업계 환경이 악화되면서 하우스 운영 전략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펀드레이징 과정에서 하우스 규모가 주된 평가요소로 자리잡다보니 규모를 키워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이에 올해 보다 큰 규모의 펀드레이징에 나서 장기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김중완 비하이인베스트먼트 대표(사진)는 지난달 서울시 성동구에 위치한 하우스 본사에서 더벨과 만나 "시장에서 초기 투자에 강점을 가진 비하이인베스트먼트만의 컬러를 부각시키려고 한다"며 "첫 단추는 300억원 이상의 중형 사이즈 펀드를 결성하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우스 규모별로 양극화 심화…민간 LP 감소 '타격'

김 대표는 지난해 벤처투자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중 자금이 부동산과 해외 주식으로 집중되면서 유동성이 말랐다"며 "이는 스타트업이 자금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VC업계 역시 이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았다"며 "큰 규모의 펀드를 만들 수 있는 대형사로 자금이 집중돼 중소형 하우스들의 어려움이 가중됐다"고 진단했다.

은행의 VC 자회사 설립과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의 등장은 중소형 하우스들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김 대표는 "민간 자본을 끌어오겠다는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중소형사들의 하우스 운영은 더욱 어려워졌다"며 "CVC 등장이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시너지가 있겠지만 독립계 운용사들에게는 LP의 감소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투자 패러다임 역시 크게 변화했다고 평했다. 그는 "지금까지 수익화를 위해 대규모 자본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방향성이 유효했지만 지난해 이같은 방법이 틀렸다는게 증명됐다"며 "플랫폼 유니콘 기업이 성장 가능성에 의심을 받기 시작한게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투자사들은 스타트업의 가능성과 함께 사업모델의 수익성을 중요하게 보기 시작했다"며 "무작정 많은 금액을 투자하기보다는 하우스 사업에 맞는 규모를 고민하기 시작했고 기투자된 자금의 효율적인 운영도 중요한 투자 지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힘든 환경 여전…초기 기업 투자유치 어려움 가중될 것

올해에도 이같은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와 함께 정치적인 불안도 높은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벤처 생태계 육성 정책이 다른 정책에 밀릴 수 있어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가로 정책 기관과 지자체를 제외한 금융권, 산업계 등의 출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LP 입장에서도 출자 안정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대형 하우스에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와 회수 시장 역시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200억원 이하의 중소형 벤처펀드 결성이 줄어들면서 초기 기업은 투자를 받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투자사가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져 인공지능(AI), 로봇 등 유망 섹터를 제외한 분야가 소외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VC의 주요 회수 수단은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인데 주식 시장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어 낙관적인 전망을 내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특히 기술특례상장과 관련해 거래소의 기준이 더 높아지면서 회수 조건이 까다로워진게 타격을 줄 것 같다"고 우려했다.

◇300억 이상 단일펀드 결성 목표…'로봇·에너지·물류' 섹터 관심

비하이인베스트먼트는 그간 소규모 펀드를 결성해 창업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을 이어왔다. 실제 투자건수 기준 초기 스타트업 비중이 80%에 육박한다. 운용하고 있는 펀드 역시 300억원을 넘는게 하나도 없다.

올해에는 이같은 전략에 변화를 줄 생각이다. 김 대표는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기조는 변함이 없다"며 "다만 300억원 이상의 중형 펀드를 만들어 하우스 AUM을 키우는데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 섹터는 로봇과 에너지, 물류를 유심히 보고 있다"며 "중국 스타트업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들과 비교해 기술력 및 가격 경쟁력이 있는 기업에 베팅하겠다"고 밝혔다.

하우스만의 차별화된 전략으로는 '유대감'을 꼽았다. 그는 "장기 성장을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힘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며 "개개인의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정서적인 연대감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에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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