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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라는 '이정표' [thebell note]

권순철 기자공개 2025-02-17 08:01:17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3일 07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 CNS의 유가증권시장 상장 첫날이 아쉬웠던 이유는 공모가 밑으로 떨어진 주가 때문만이 아니다. 후속 주자들이 공모를 완주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감에서 비롯된 것도 아니다. 자본시장의 격동을 지켜보고 기록하는 한 사람으로서 하나의 이정표가 주목받지 못한 데 따른 아쉬움이 있었다.

LG CNS의 상장을 앞두고 붙은 꼬리표들은 시장의 압도적인 관심을 대변한다. LG엔솔 이후 첫 조단위 공모, 공모주 한파를 끝낼 수 있는 신호탄 등. 그러나 국내 투자자들의 힘만으로 증시에 발을 디뎠다는 것, 한국 자본시장 인게임의 향연이 연출될 수 있었다는 문구에 쏠린 시선은 미약했던 것 같다.

코스피 대어라 부르는 회사들 가운데 외국인들의 힘을 빌리지 않고 상장한 곳들이 얼마나 있을까. LG엔솔이 기관에 배정한 주식 중 55%는 외국인에게 돌아갔다. 2024년 최대어였던 HD현대마린솔루션(40%)도 마찬가지였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도 50%를 넘기며 사실상 외국인들의 텃밭이었다.

LG CNS는 어떨까. 비상계엄이라는 전대미문의 이벤트를 겪었음에도 사실상 국내 기관들로만 공모 흥행을 이끌었다. LG CNS의 공모주를 받은 해외 투자자는 전체의 15%를 밑돈다. 여태까지 기록을 살펴보니 규모가 어느 정도 나가는 코스피 기업 가운데 이런 케이스로 상장했던 곳은 존재하지 않았다.

물론 외국인들의 관심이 적었다는 사실은 아쉬운 대목이다. 그러나 국내 자본시장이 외부의 도움 없이 초대형 규모의 IPO를 소화할 수 있을 만큼 커졌다는 것은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6개 국내 주관사단이 선보인 세일즈 파워가 과거에 머물렀다면 상장은 고사하고 수요예측도 무사히 끝냈을지 의문이다.

만약 LG CNS의 주가가 상승 곡선을 그렸다면 자본시장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사실이 수면 위로 드러났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으로선 주가가 공모가를 지속적으로 밑도는 상황에 온 시선이 쏠려있는 듯 하다. 아쉬움을 삼킬 수 밖에 없지만 국내 투자 풀이 결코 작지 않다는 사실도 많은 이들이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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