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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2800억 삼성전자 블록딜 '단독 주관' 생명·화재 보유분 시간외매매…13년만에 참여 '눈길'

권순철 기자공개 2025-02-14 08:56:47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2일 11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이 오랜만에 삼성그룹 계열사가 주도한 블록딜에 모습을 비췄다. 2012년 삼성전기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블록딜을 주관한 것이 마지막 트랙레코드였다. 비밀 유지가 중요했던 만큼 그룹이 외국계 하우스들을 주로 선임하는 기조를 고수했기 때문이다.

10여년 동안 이어졌던 흐름의 전환은 그룹의 계산법에도 변화가 감지됐음을 시사한다. 그 동안 삼성증권이 지속적으로 배제돼 왔지만 이제는 계열사 시너지에 대한 스탠스가 보다 개방적으로 바뀌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삼성생명·화재 블록딜 단행…삼성증권 주관 맡아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전일(11일) 삼성전자 보유 지분 일부를 블록딜로 매각하겠다는 내용의 안건을 이사회에서 의결했다고 밝혔다. 처분 주식은 425만2305주로 그 규모는 약 2337억원에 달한다. 같은 날 삼성화재도 삼성전자 보유 주식 74만3104주를 시간외매매로 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양사는 삼성전자 주식 처분이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위반 리스크를 사전에 해소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현행법 상 금융 계열사가 보유한 비금융 계열사의 지분율이 10%를 넘어가면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가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단행하면서 허들을 충족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커졌다.

양사가 단행한 블록딜은 삼성증권이 단독으로 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이 그룹 계열사의 블록딜을 주관했던 마지막 시점이 2012년인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이벤트로 보여진다. 당시 삼성전기는 삼성전자 보유 주식 26만9867주를 매각, 거래규모만 3435억원에 달했지만 무리없이 시장에서 소화했다.

삼성증권이 오랫동안 그룹 블록딜에서 배제된 것은 역량 부족의 문제로 바라보긴 힘들다. 국내에서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블록딜 주관 경쟁력이 뛰어난 하우스로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2024년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5037억원 규모의 주관 실적을 쌓으며 4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따라서 실력의 문제라기 보다는 블록딜 자체의 특성에서 기인한 결정으로 분석된다. 기타 에퀴티(Equity) 딜과 달리 블록딜은 보안과 비밀 유지가 얼마나 잘 유지되는가에 따라 성사 여부가 결정된다. 특히 1000억원대가 넘어가는 대규모 딜은 사전 정보가 유출될 리스크가 커 이 분야에서 확고한 영향력을 지닌 외국계 하우스들이 주로 선호되는 경향이 짙다.

출처: 더벨플러스

◇추후 동일 사례 출현 가능성 '촉각'

실제로 삼성그룹은 과거부터 주요 블록딜 거래에서 외국계 증권사들을 선임해왔다. 지난해 1월 홍라희 전 리움 삼성미술관 관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그리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도합 2조원이 넘는 대규모 시간외매매를 단행했을 때도 국내 증권사는 없었다. 골드만삭스, 씨티, JP모간, UBS 등 거래 빈도가 잦았던 하우스들이 자리를 대신했다.

그러나 10여년 동안 이어져 왔던 관행에 변화가 엿보이면서 삼성의 의사결정 체계도 분기점을 맞이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법적으로 문제시되는 부분은 없었지만 그간의 주관사 선택에서 볼 수 있듯이 조심스러운 접근 방식이 암묵적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삼성증권이 향후에도 그룹과 연계된 대형 딜에도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시장에 출현하는 빈도가 많지 않아도 워낙 사이즈가 크다 보니 대규모 주관 실적을 단번에 축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평가다.

출처: 더벨 리그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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