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주주총회 프리뷰]소액 주주 플랫폼 '제안서' 발송, 사업 이해도 '의구심'[롯데쇼핑]①1월 주주서한 전달 후 소액 주주와 연대, 주가 저평가 해소 목소리

정유현 기자공개 2025-02-18 07:42:12

[편집자주]

주주총회 안건은 기업의 미래를 담고 있다. 배당부터 합병과 분할, 정관변경과 이사 선임 등 기업의 주요한 결정은 주주총회에서 매듭짓게 된다. 기업뿐 아니라 주주들의 의견을 드러내는 장치이기도 하다. 특별·보통결의 안건들은 주주의 구성에 따라 통과되기도, 반대의견에 부딪혀 무산되기도 한다. 더벨이 주주총회 안건이 불러올 기업의 변화를 분석해보고 주주 구성에 따른 안건 통과 가능성 등을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4일 07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대 오프라인 유통업체 롯데쇼핑도 소액주주 플랫폼의 타깃이 됐다. 이커머스의 급격한 성장과 소비 패턴의 변화로 도전에 직면한 가운데 주가가 오랜 기간 저평가 구간에 머문 것이 행동주의 플랫폼의 표적이 된 배경이다.

소액주주 플랫폼은 1월 중 주주서한을 발송한 후 최근 법적 효력이 있는 주주제안서를 발송했다. 적법한 조건이 충족된다면 롯데쇼핑은 제시받은 내용을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해야 한다. 기업가치 제고를 목표로 하는 방향성은 같지만 경영의 안정성을 저해하는 안건은 부결될 가능성도 있다.

◇소액 주주 연대 통해 정기주주총회 안건 발송, 주가 저평가 '해소' 목소리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는 최근 롯데쇼핑에 주주제안서를 발송했다. 1월에 주주서한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세부적인 제안을 설명했고, 약 한달간 소액주주들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 주주 서한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일종의 소통 수단이다. 주주제안서는 법적 절차에 따라 제출되고 기업은 이를 주주총회에 상정할 의무가 있다.

상법은 주주가 직접 주총 안건을 이사진에 제안할 수 있는 주주제안권을 인정하는 데 이를 발동하기 위해서는 발행주식총수의 3%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6개월 이상 보유한 경우 1% 이상도 가능하며, 자본금 1000억원 이상인 회사는 0.5%만 보유해도 가능하다.

이 조건에 부합하는 주주들과 연대한 후 2월 11일자로 정기주주총회에 안건을 제안한 것이다. 아직까지 롯데쇼핑이 정기주주총회 관련 주주총회 소집을 결의한 것은 아니나 통상적으로 기업의 정기주주총회는 3월에 개최된다. 액트도 내달 정기주총이 열릴 것으로 예상하고 제안서를 보낸 것으로 파악된다. 자기주식 매입과 소각, 집중투표제 등의 안건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 10년간 주가 추이
소액주주들이 결집한 배경은 주가의 영향이다. 롯데쇼핑의 주가는 최근 5만원대에 머물고 있지만 2017년에는 20만원대 후반에서 거래됐다. 2019년 들어 10만원대에 거래되다가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2020년 10만원 이하에서 주가가 움직였다.

2021년 10만원대가 회복됐지만 2023년 이후 우하향했다. 2024년 초 정부의 밸류업 정책 기대감에 주가가 9만원대를 터치한 후 5만원대 박스권에 갇혀있다. PBR은 0.17배에 불과하다. 소액주주들은 고점 대비 주가가 약 80% 하락했다고 꼬집었다.

작년 10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발표에도 주가가 부진한 점도 지적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기존의 경영 방침에서 벗어난 새로운 비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목소리를 내면서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의 안건을 제시한 상황이다.

◇사업 경쟁력 강화 위한 대규모 투자 반대, 상법상 정기주총 안건 상정 무게

롯데쇼핑이 밸류업 계획 발표에도 주가가 힘이 빠진 것은 사실이나 소액주주들이 주가 부진으로 꼽은 원인에 대해서는 짚어볼 대목이 있다. 1월에 보낸 주주서한을 살펴보면 롯데쇼핑의 대규모 오프라인 사업 투자가 수익성을 발목을 잡는다고 지적했다.

롯데쇼핑의 백화점사업부인 롯데백화점은 2030년까지 총 7조원을 투자해 전국 13곳에서 복합쇼핑몰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최근 성장세가 돋보이는 복합쇼핑몰에 방점을 두고 사업 구조를 개편하기로 결정했다. 새 복합쇼핑몰의 브랜드는 '타임빌라스'다.

소액주주들은 7조원의 금액이 자기자본의 약 66%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인 점에 우려를 표했다. 또한 액트 측은 회사채 조달 금리가 4.2%에 달하는데 복합쇼핑몰 사업 기대 ROE가 5.9%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규모 투자 대비 충분한 수익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롯데쇼핑이 사업 경쟁력 강화를 바탕으로 밸류업에 나서는 방향에 반대 의견을 낸 것이다.

롯데쇼핑의 이 같은 투자는 최근 유통업계의 흐름을 반영한 행보다. 유통 빅3 기업 모두 각기 다른 방식으로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채널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고 있는 시장 환경에 맞춘 것이다. 소액주주 측은 기업가치 제고기 목적이라 밝혔지만 유통업의 본질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주장이 제기되면서 힘이 빠지고 있다.

특히 액트 홈페이지에서 롯데쇼핑 종목을 검색하면 '2025년은 롯데마트 주주가치 제고 원년 '액트 팀'이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캐치프레이즈가 공지된 점이 눈길을 끈다. 마트와 백화점, 이커머스 등 다양한 유통 사업이 부문이 포함되는 롯데쇼핑의 사업 구조에 대한 이해가 낮은 상황으로 이해가 된다.

다만 상법상 적법한 조건에 맞춘 주주 제안이기 때문에 관련 내용이 롯데쇼핑의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 적법한 주주제안을 이사회에 보고하고, 제안 내용이 법령이나 정관에 위배되지 않는 한 이를 주주총회의 목적사항으로 포함시켜야 한다.

롯데쇼핑의 대주주 측 지분율이 높은 만큼 주주 제안이 안건으로 상정돼도 회사의 방향성과 맞지 않을 경우 부결될 가능성도 있다.

작년 상반기말 기준 롯데쇼핑의 발행주식 총 수는 2827만640주다. 롯데지주가 1131만5503주(40%)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2대주주는 289만3049주를 보유한 신동빈 롯데 회장(10.23%)다. 임원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포함한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60%대에 달한다. 소액 주주는 5만414명이며 보유 주식 수는 974만1113주다. 발행 주식 총수의 34.5%정도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통 기업들이 업황 악화 및 경쟁 심화 등으로 주가가 저평가 되면서 주주 플랫폼의 도전을 받고 있는 듯 하다"며 "유통 기업들도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으로 소액 주주 제안만으로 기업이 정책을 변경하고 변화를 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