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I 스토리]현대힘스, 글로벌 선박블록 기업 입지 굳힌다①항만 크레인 사업 진출로 성장 모멘텀 확보, 매출 2000억 돌파
영암(전남)=남준우 기자공개 2025-03-05 08:22:07
[편집자주]
사모펀드 운용사의 임무는 잔금 납입으로 끝이 아니다. 투자금 회수를 통해 펀드에 자금을 출자한 LP들에게 수익을 안겨야 한다. 성공적인 엑시트를 위해 인수 후 통합(PMI)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적극적인 밸류업 작업으로 기업 본질가치를 끌어올려야 비로소 성공적인 M&A로 기록될 수 있다. PEF 운용사들이 기업에 투자한 뒤 어떤 전략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고 재무적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는지 더벨이 살펴보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1일 10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힘스는 국내에서 독보적인 선박 블록 제작 기업으로 꼽힌다. 제이앤프라이빗에쿼티(이하 제이앤PE)가 2019년 경영권을 인수한 이후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며 최근 매출 2000억원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더벨에서 직접 전라남도 영암에 소재한 생산 현장을 답사해본 결과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활발하게 생산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점을 확인했다. 최근에는 항만 크레인이라는 신규 사업에도 진출하면서 추가적인 성장 모멘텀을 확보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조립→의장→PE→도장' 순으로 선박 블록 제조

현대힘스는 울산 본사를 포함해 국내에 총 8곳의 사업장을 보유 중이다. 이 중 절반인 대불 1~4공장은 전라남도 영암군 삼호읍에 소재한 대불산업단지에 위치하고 있다. 현대힘스는 이 곳에서 선박에 들어가는 블록들을 생산한다.
현대힘스는 전체 선박 제조 과정에서도 '조립→의장(Outfitting)→PE(Pre-Erection, 선행탑재)→도장'으로 이어지는 내업 과정에 전문성을 지닌 곳이다. 천장이 갖춰진 대형 쉘터 안에서 진행하는 작업을 일컫는다. 이외에 야외에서 하는 과정은 외업이라고 부른다.
현대힘스는 제철소에서 생산한 철판들을 활용해 배에 들어가는 블록들을 생산한다. 대불 2공장에 진입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대형 블록들이다. 블록을 조립하는 쉘터는 총 세 곳으로 나뉘어져 있다. '소조→중조→대조' 순서로 조립하는 구역을 나누어 작업을 진행한다.
철판들을 합치면서 점점 규모가 커지고 강도도 높아진다. 제철소에서 넓고 얇게 저며진 철판은 배의 무게를 지탱하기에는 강도가 약하다. 조립의 과정을 거쳐 여러 철판들을 용접, 사상(Polishing) 등의 작업을 거치면 강도 높은 블록으로 재탄생한다.
조립을 거쳐 일정 규모로 완성된 선박 블록은 의장 작업을 거친다. 의장 작업은 선체, 기관, 선실, 전기 등의 부분에 배관, 장비, 철의장품 등을 설치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특히 수많은 설비들이 들어가는 엔진룸의 경우 이 의장 작업을 세밀하게 진행해야 이후 작업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의장 작업을 거친 선박 블록들은 경우에 따라 조선소 도크로 넘어가기 전에 PE 작업을 통해 미리 대형 블록으로 만든다. 상대적으로 공간이 넓은 부지에서 대형 블록을 미리 만들어 기간을 단축하기 위함이다. 이후 철 구조물이 바닷물의 소금기에 산화되어 부식되지 않도록 해주는 도장 작업을 약 1~2주간 진행한다.

왼쪽은 PE 작업을 통해 대형화된 선박 블록
◇대불 4공장 인수 후 신규 사업 '항만 크레인' 진출
현대힘스 대불 2공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판계 작업을 통해 데크 플레이트(Deck Plate)를 제작하는 쉘터다. 판계 작업은 철판을 펼쳐 붙이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블록들을 쌓아올릴 수 있는 바닥, 즉 데크 플레이트를 만드는 공정이다.
판계 작업은 선박 블록 제작 과정에서 가장 큰 규모의 부지를 필요로 한다. 용접 등의 작업도 대형 기계 설비를 이용해 자동화 작업을 거쳐야 한다.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만큼 웬만한 중소형 선박 블록 제조 기업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이다.

현대힘스는 지난해 9월에 대불산업단지에 있는 공장을 추가로 인수해 대불 4공장으로 명명했다. 대불 4공장에서는 현대힘스가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자동 항만 크레인(DTQC)에 필요한 블록을 제작하고 있다.
전체 DTQC에 필요한 블록들 가운데 약 30%는 현대힘스가, 약 30%는 HD현대삼호가 제작하는 식이다. 현대힘스는 기존 선박 블록 생산과는 별개로 항만 컨테이너 크레인 구조물을 연간 최대 1만 톤 정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컨테이너 크레인 8기 정도의 작업 물량이다. 최근 국내 신항 건설이 활발해지면서 현대힘스의 매출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LPG, 암모니아 운반선 등 A-Type 독립형 탱크 제작 사업에도 일부 변화를 준비 중이다. 조립 방식에 변화를 줘서 고객사인 HD현대삼호의 작업 범위까지 현대힘스가 마무리하는 방안을 고객사와 논의하고 있다.
현대힘스 관계자는 "대불 4공장 인수 후 항만 크레인 사업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며 "국내 항만의 중국산 크레인을 배제하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상황인 만큼 현대힘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펼칠 수 있는 잠재력이 점점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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