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용 현대힘스 대표 "스마트 항만으로 제2 도약 꿈꾼다" ②제이앤PE와 함께 PMI 진행, "M&A 성공과 적극적 주주환원 기대"
영암(전남)=남준우 기자 공개 2025-03-05 08:22:50
[편집자주]
사모펀드 운용사의 임무는 잔금 납입으로 끝이 아니다. 투자금 회수를 통해 펀드에 자금을 출자한 LP들에게 수익을 안겨야 한다. 성공적인 엑시트를 위해 인수 후 통합(PMI)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적극적인 밸류업 작업으로 기업 본질가치를 끌어올려야 비로소 성공적인 M&A로 기록될 수 있다. PEF 운용사들이 기업에 투자한 뒤 어떤 전략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고 재무적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는지 더벨이 살펴보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1일 14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1위 선박 블록 제조 기업 현대힘스는 지난 2019년 HD현대그룹에서 제이앤프라이빗에쿼티(이하 제이앤PE)로 주인이 바뀌었다. 이후 6년간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왔다. 지난해 매출 2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최지용 현대힘스 대표(사진)는 제이앤PE가 현대힘스를 인수한 초창기부터 PMI(인수후통합) 작업을 함께 진행해왔던 인물이다. 인사제도 개선을 통한 생산성 향상과 스마트 항만 등 신규 사업 진출도 모색하며 성장 모멘텀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제이앤PE이 보유 지분에 대한 보호예수 기간도 끝났다. 이에 현대힘스 매각 준비 작업도 한창이다. 현대힘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새로운 주인을 찾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더불어 기업공개(IPO) 때 약속했던 주주환원 정책도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재무·영업 등 다양한 분야 경험한 CFO 출신

최 대표는 1994년 삼성중공업 건설기계사업부 영업팀에 입사하면서 커리어를 밟기 시작했다. 하지만 초창기부터 그의 커리어는 순탄치 않았다. 1998년 6월14일 삼성중공업 건설기계사업부가 스웨덴 볼보사에 매각되면서다.
그는 매각 전년도인 1997년 경리팀으로 보직이 옮겨졌다. 이때 볼보사에서 나온 CFO 등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은 당시 인수 회사의 PMI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였다. 이들의 제의로 당시 볼보 본사가 있던 벨기에로 나가 약 2년간 활동하며 PMI를 함께했다.
국내 복귀 후 그는 오티스엘리베이터 CFO로 활동한 후 2016년 한온시스템 재무기획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이때 처음으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한앤컴퍼니가 한국타이어와 함께 한온시스템을 인수한 지 약 1년이 흘렀을 시점이었다.
최 대표는 "정해진 기간 안에 PMI 작업을 통해 회사를 성장시켜가는 과정이 굉장히 인상깊었다"며 "이전까지는 사모펀드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는데 한온시스템에서 일하면서 시장에서 이들이 어떤 활동을 이어가는 지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최 대표는 현대힘스를 인수한 후 CFO를 찾고 있던 제이앤PE와 우연한 기회에 연결됐다. 제이앤PE 현상진 대표와 이준상 대표는 오티스엘리베이터 재직 시절 CFO임에도 영업 현장까지 직접 나서서 책임지던 최 대표의 모습에 인상깊어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표는 "오티스엘리베이터 중국 법인에서 CFO로 재직 당시 길림성 등에 있던 딜러들과 직접 미팅을 진행하고 사업 현장을 살펴보며 적극적으로 영업활동을 지원했었다"며 "현대힘스 역시 주고객사인 현대중공업, 현대삼호 등과 관계가 지속돼야 하는 만큼 그때의 경험을 최대한 많이 살려 적극적으로 고객사의 니즈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사제도 개선, 항만 크레인 신사업 투자 확대
최 대표는 현대임스 CFO로 부임한 후 비용 축소를 통한 수익 관리보다는 HR 제도 개선, 사업 효율화 등의 작업에 좀 더 신경썼다. 부임 초반 부진했던 조선업 사이클이 분명 다시 호황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장기적으로 현대힘스의 발전 방향성에 대해서 고민했다.
부임 후 가장 먼저 바꾼 부분은 인사제도다. 호봉제였던 연봉체계를 성과제로 개선하면서 인사적체를 해소하고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이고자 했다.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현재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2020년말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부터는 조선업 활황에 대비해 투자 속도도 높였다. 2021년 8월 원하이테크 인수, 그해 말 포항2공장과 대불3공장을 연이어 매입하고, 지난해 9월 대불산업단지에 있는 공장을 인수해 대불4공장으로 명명했다. 현대힘스는 현재 현대삼호에서 생산 중인 항만 크레인을 직접 맡아 생산하고자 현대삼호와 협의 중이다.
'미국의 번영과 안보를 위한 조선업과 항만시설법(SHIPS for America Act)'이 미국 의회에서 발의되면서 글로벌 조선업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 특히 항만 크레인 분야에서 독보적 1위였던 중국 기업들에 대한 제제가 확대되고 있다. 반대급부로 미국의 우방국인 한국이 가장 큰 수혜 누릴 것으로 보인다.
그 중에서도 스마트 항만 크레인은 수익성이 높은 분야로 평가되고 있다. 자동 항만 크레인(DTQC)의 경우 고객사인 현대삼호와 협력해 현대힘스가 연간 1만 톤 정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컨테이너 크레인 8기 정도의 작업 물량이다.
최 대표는 "최근 국내에서도 친환경 스마트 항만에 대한 사업이 국가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라며 "항만 크레인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신규 사업으로 낙점해 좀 더 수익성이 높은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M&A·주주환원 기대감에 주가 흐름 '양호'
현대힘스는 작년초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최근 주가도 공모가(주당 7300원)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2만원 선에서 형성돼 있다. 최근에는 최대주주인 제이앤PE 지분(53.06%)에 대한 보호예수 기간이 끝났다. 매각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제이앤PE는 현대힘스 인수를 위해 설립했던 펀드 만기를 올해 4월까지 1년 연장했다. 한때 대주주였던 HD현대그룹은 현재 HD한국조선해양을 통해 지분 20.97%를 보유한 2대주주다. HD현대그룹은 현대힘스 M&A 우선협상권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이는 우선매수권이나 콜옵션에 비해 구속력이 낮다. 더불어 2019년 당시 현대중공업이 현대힘스를 매각하며 수령한 금액은 975억원에 불과했다. 현재 현대힘스는 약 7000억원의 시가총액을 자랑하고 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조선 분야 기업들과 국내외 전략적(SI) 혹은 재무적투자자(FI)들이 현대힘스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 대표 역시 이 부분을 인지하고 있다. 다만 그는 아직 M&A가 본격적으로 진행 중인 단계는 아닌 만큼 이에 대해서는 최대한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이보다는 IPO 당시 약속했던 주주환원 정책에 좀 더 신경쓰겠다는 입장이다. 이 일환으로 현대힘스는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35억원을 배정하기로 결정했다.
최 대표는 "M&A가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은 만큼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한다"며 "향후 투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예정인 만큼 자사주 매입·소각보다는 2024년도 결산배당과 비슷한 규모로 배당을 통해 주주환원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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