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Watch]냉온탕 연출 공모채 시장 옥석가리기 심화선별적 투자 경향, 펀더멘털·금리 복합적 작용
김위수 기자공개 2025-02-25 08:07:38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1일 15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들어 진행한 대부분의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주문액이 모집액을 넘어서는 '오버부킹'이 기록됐다. 연초 기관 투자가의 신규 자금집행이 시작돼 채권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연초효과가 맞물리며 충분한 공모채 투자수요가 담보된 덕분이다.반면 발행사가 영위하는 사업과 실적 및 재무상황에 따라 수요예측 결과에 차이가 발생하는 모습도 연출되고 있다. 완판이 되더라도 개별민평 수준에 따라 만족스러운 금리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분위기다.
◇2월 들어 수요예측 미매각 발생
이달 들어 진행된 공모채 수요예측에서는 일부 미매각이 발생했다. 지난 3일 수요예측을 치른 SE그린에너지와 19일 수요예측을 실시한 이랜드월드는 각각 1년물, 1.5년물 단일물로 공모채 발행을 추진했지만 미매각을 기록했다. SE그린에너지는 차후 진행된 추가청약을 통해 물량을 소화했고 이랜드월드는 오는 발행일인 24일까지 추가청약을 진행한다. 투자자를 찾지 못할 경우 인수단이 남은 물량을 맡을 예정이다.
AJ네트웍스와 효성티앤씨의 공모채 수요예측에서는 일부 트랜치(trache·만기구조)에서 미매각이 발생했다. AJ네트웍스와 효성티앤씨는 2년물과 3년물로 나눠 공모채 발행을 추진했지만 수요예측 결과 3년물에서는 미매각이 났다. AJ네트웍스 3년물에는 200억원 모집에 190억원의 주문이, 효성티앤씨 3년물에는 600억원 모집에 30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이마트는 2년물·3년물·5년물은 목표액을 채웠지만 7년물에 대한 수요는 충분치 않았다. 다만 전체 트랜치로 보면 3000억원 모집에 1조1150억원에 달하는 주문이 모였다.
이마트를 제외한 미매각이 발생한 발행사들의 공통점은 신용등급이 우량하지 않다는 점이다. SE그린에너지의 경우 모회사인 한국남동발전의 지급보증으로 AAA급에 준하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자체 신용등급이 없는 보증채인 만큼 투자수요를 모으기에 매력적이지 않다는 평가다.
이외 효성티앤씨는 A+(안정적)급, AJ네트웍스는 BBB+(안정적)급, 이랜드월드는 BBB0(스플릿)급이다. 비우량채 중에서도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 선호도가 떨어진 것은 재무적 리스크가 영향을 미쳤다.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 9000%를 돌파한 계열사 효성화학을 지원하기 위해 효성화학의 특수가스사업부를 지난달 9200억원에 인수했다. 계열사의 재무리스크에 더해 9200억원에 달하는 투자로 재무부담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AJ네트웍스와 이랜드월드의 경우 차입금의존도가 지난해 3분기 기준 각각 68.9%, 50.5%다. 빚 부담이 다소 큰 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달들어 A급, BBB급 발행사들의 공모채 발행이 늘어나며 보다 선별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까다로운 시장의 분위기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연초가 지나며 A급 이하 발행사들의 공모채 발행이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지난달 A급 이하 발행사 중 공모채 발행을 실시한 기업은 총 11개로 청약금액은 총 1조6410억원 규모였다. 반면 이달들어서는 이날까지 수요예측을 마친 A급 이하 발행사의 숫자만 25곳이다. 이들의 청약 규모만 3조원을 이미 3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우량채도 언더금리 보장 없어
우량한 신용등급에 기업 펀더멘털상 별다른 문제가 없음에도 투자자들의 반응이 미적지근한 사례도 있다.
AAA급(안정적)인 SK텔레콤은 최근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2000억원 모집에 1조100억원의 수요를 모았다. 3년물, 5년물, 10년물로 트랜치를 구성해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3년물의 가산금리는 파(par, 0bp), 5년물은 +3bp, 10년물은 -5bp에서 목표액을 채웠다. 신용등급이 최상위임에도 전 트랜치 언더금리 확보에 실패한 것이다.
KIS자산평가에 따르면 SK텔레콤의 개별민평은 전 트랜치에서 2%대 후반에서 3% 초반 수준에 형성돼있다. 아무리 우량채라고 해도 투자자들이 낮은 수익률을 납득하지 못하는 분위기로 보인다.
SK텔레콤처럼 신용등급이 매우 우량하고 업황에 대한 우려가 없는 기업도 완전히 만족스러운 금리를 확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 만큼 비우량 기업, 특히 시장의 우려가 큰 석유화학·건설 등 업종에 속하는 기업들은 보다 전향적인 금리를 제시해 투자자들을 모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를테면 A등급(스플릿) 신용등급 석유화학 기업인 HD현대케미칼은 희망 금리밴드로 개별민평 대비 2년물은 -30~+60bp, 3년물은 -30~+70bp로 밴드 상단을 대폭 높여 제시한 결과 충분한 투자수요를 모았다. 건설업종 기업인 SK에코플랜트(A-, 안정적) 역시 희망 금리밴드로 개별민평 대비 -30~150bp를 불렀다.
건설업종 기업인 HL D&I 한라(BBB+, 안정적)는 희망금리를 1년물 6.8~7.8%, 1년 6개월물 7.1~8.1%로 정했다. 당시 HL D&I 한라의 개별민평보다 밴드 상단 기준 160~170bp 높은 수치였다. 우려업종 중 하나인 2차전지 사업을 진행 중인 에코프로 역시 공모 희망금리로 절대금리인 1.5년물 4.4~5%, 2년물 4.5~5.2%를 제시해 간신히 수요를 채웠다. 에코프로의 지난 20일 기준 개별민평은 1.5년물 3.597%, 2년물 3.59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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