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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백옵션 모니터]한국증권, 반토막 아이지넷 주가에 '노심초사'공모가 밴드 상단에 상장, 의무인수·환매청구 부담 가중

김슬기 기자공개 2025-02-25 08:05:18

[편집자주]

공모주 환매청구권(풋백옵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풋백옵션은 적자기업의 공모 흥행을 돕는 장치지만 동시에 상장 후 주가가 하락하면 주관사의 부담을 키우는 '양날의 검'이 됐다. 청약 물량 회전이 빠르던 과거에는 리스크가 크지 않았지만 공모주 호황기가 저물면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더벨은 상장후 주가 하락 리스크에 직면한 기업과 주관사에 대해 심도있게 들여다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1일 10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사업모델 특례상장 제도를 활용해 주식시장에 입성한 아이지넷의 주가가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아이지넷의 경우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환매청구권(풋백옵션)을 부여한 만큼 일반투자자들의 손실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이지넷의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의 리스크가 점증되고 있다.

특히 상장 후 단 한 번도 공모가액 이상으로 주가가 형성된 적이 없기 때문에 상장 후 6개월 이내에 주가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한국투자증권이 이를 떠안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여기에 상장주선인 의무인수분에 풋백옵션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한국투자증권이 해당 IPO를 통해 얻게 되는 실익이 거의 없어 보인다.

◇밴드상단서 공모가 결정, 상장후 가파른 하락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아이지넷은 3835원에 장을 마감했다. 아이지넷은 인공지능(AI) 기반 인슈어테크 기업으로 지난 4일에 상장했다. 공모가액(7000원) 대비 45%가 떨어진 것이다. 상장 첫날 장중 6280원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4355원에 마감했고 이후 등락을 거듭했으나 공모가액을 넘긴 적이 한 차례도 없었다.


아이지넷은 국내 인슈어테크 기업 최초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사업모델 특례 상장제도를 활용했다. 자기자본 10억원 혹은 시가총액 90억원 이상의 조건 중 하나를 충족하고 현재 이익을 내지 못해도 상장주선인이 사업모델의 경쟁력과 성장성을 평가해 추천하면 상장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상장주관사에 부여되는 의무가 더 컸다.

아이지넷의 단독 상장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IPO를 진행하면서 일반투자자에 한해 풋백옵션을 부여했고 상장 후 6개월 동안 아이지넷 주가가 부진하면 공모가액의 90%로 주식을 되사겠다고 약속했다. 공모가액이 7000원이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6300원에 사야 하는데 이는 현 주가보다 64% 높은 수준이다.

상장 당일 코스닥 지수가 2.29% 상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 영향이 아닌 기업 가치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미기도 하다. 아이지넷은 200만주의 주식을 공모했고 이 중 25%에 해당하는 50만주를 일반투자자에게 배정했다. 풋백옵션의 경우 배정 공모주식에 한해서만 행사할 수 있고 매도한 뒤 다시 산 주식은 해당이 안된다.

아이지넷이 단 한 차례도 공모가액을 넘긴 적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반투자자에 나간 물량 전체가 풋백옵션 리스크에 노출된 셈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이를 전량 사려면 31억원 이상이 든다. 만약 향후 주가 흐름도 지지부진하다면 한국투자증권은 일반투자자 공모물량 전량을 전량 사들여야 할 가능성이 높다.

◇IPO 수수료 고려해도 최소 7억 손해 추정

아이지넷은 2024~2026년의 손익을 추정, 상대가치법(유사기업 주가수익비율, PER)을 활용해 주당 단가를 산출했다. 비교기업인 쿠콘과 핑거의 평균 PER은 26.17배였고 2026년 추정 순이익(110억2500만원)에서 연 할인율(20%씩)을 고려해 해당 시점의 현재순이익 가치를 67억원으로 봤다. 주당 평가가액 9584원에서 26%를 할인, 공모가액이 나왔다.


특히 수요예측 과정에서 밴드 상단에서 공모가액이 정해졌다는 점도 리스크를 키웠다. 공모가액 맨드는 6000~7000원이었는데 수요예측 분포를 보면 90.77%가 공모가 밴드 상단에 주문을 냈다. 7000원 초과도 6.35%였다. 다만 기관투자자 의무보유 확약은 거의 없었다. 상장 당일 유통 가능물량은 29.99%였다.

공모가액 상단에서 결정되면서 아이지넷은 성공적으로 자금(137억원)을 확보했지만 한국투자증권은 오히려 손해보는 장사를 한 셈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IPO로 공모금액의 4.5%에 해당하는 6억4890만원을 받았다. 별도의 성공보수도 없었다.

여기에 코스닥시장 상장 규정에 따른 상장주선인의 의무인수분도 있어 리스크가 더 크다. 현재 총 6만주(4억2000만원)를 보유하고 있다. 해당 지분은 상장일로부터 3개월간 보유해야 한다. 결국 풋백옵션 외에도 보유 지분의 가치 하락까지 감내해야 한다. 의무인수분의 가치는 현재 2억3010만원으로 이미 3억7000만원 가량 손실이 났다.

단순 계산시 한국투자증권이 일반투자자의 보유물량인 50만주를 인수한 뒤, 현 주가(3835원)에 머무른다면 12억원 가량의 손실을 보게 된다. 결과적으로 현 시점에서는 최소 14억원을 손해보게 된 셈이다. 이미 받은 수수료를 감안하면 손실은 7억원 정도로 줄어든다. 수년간 아이지넷 IPO를 위해 노력해 왔으나 이익을 내기는 커녕 손실을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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