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일 현대해상 대표 "연속배당 중단 아쉬워...올해도 어렵다" [현장줌人]자체 자본관리 바탕으로 배당 재개 노력…실적 관건은 장기보험
강용규 기자공개 2025-03-04 12:27:25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7일 15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용일 현대해상화재보험(현대해상)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이 지난해 연속배당 기록 중단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배당 미실시의 원인이 된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제도에 대해 최근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당장은 크게 기대하지 않겠다는 신중함도 보였다.조 부회장은 올해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이전과 마찬가지로 장기 건강보험에 중점을 둔 영업전략을 통해 실적 호조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언급했다. 자동차보험과 관련해서는 당국이 초과청구 방지책을 내놓았으나 시장 안착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실적 신기록에도 배당 미실시…"제도 개선만 바라보지 않을 것"

현대해상은 지난해 별도기준 순이익 1조307억원을 거둬 2023년보다 33.4% 증가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연간 기준 순이익 신기록이며 창사 이래 첫 1조원 돌파다. 이와 같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현대해상은 지난해 결산배당을 실시하지 못했다. 해약환급금준비금 등 법정 준비금 적립 부담으로 인해 배당가능이익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대해상은 2024년 1~3분기 누적 기준으로 순이익 1조464억원을 거뒀다. 그러나 대손준비금 적립 예정액 339억원, 비상위험준비금 적립 예정액 330억원,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예정액 1조91억원 등을 모두 반영한 조정순이익은 -296억원이었다. 4분기 잠정 순손실 157억원을 본 만큼 배당가능이익이 전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해상에게 2024년의 미배당은 단순히 한 해 배당을 건너뛴 정도의 의미가 아니다. 현대해상은 별도기준 20%의 배당성향을 유지한다는 기조 아래 2002년 회계연도(2001년 결산)부터 2023년까지 23년 연속으로 배당을 실시한 '코스피 대표 배당주'다. 조 부회장으로서는 실적 신기록을 거두고도 연속배당의 기록이 깨진 것이 못내 아쉬웠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10월 당국은 연말 기준 지급여력비율 200% 이상인 보험사에 한해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을 20% 완화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현대해상은 2024년 4분기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이 155.8%로 잠정집계돼 이 조치의 수혜를 보지 못했다.
상장 보험사들 가운데서는 현대해상뿐만 아니라 한화생명, 동양생명, 한화손보 등 다수의 보험사가 호실적을 거두고도 준비금 적립 부담으로 인해 배당을 실시하지 못했다. 이에 최근 양대 보험협회를 중심으로 준비금 적립 부담 완화조치를 더욱 실효성 있게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그러나 조 부회장은 "크게 기대하지 않겠다"며 "한 번 만들어진 제도를 수정하기 위해서는 제도를 만들 때보다 더 큰 동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체적인 자본관리를 통해 배당을 재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장기보험 중심의 수익성 확보 전략 올해도 지속
조 부회장은 올해 경영환경을 놓고 "작년과 마찬가지로 어렵다"며 "장기인보험의 수익성에 중점을 두면서 보험계약마진(CSM) 상각에 기반해 안정적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판매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현대해상은 신계약의 질적 측면을 중시하는 영업전략을 구사 중이다. 이에 인보험 신계약의 월납환산 보험료는 2023년 1380억원에서 2024년 1290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수익성에 해당하는 CSM 전환배수는 11.1배에서 12.9배로 높아졌다. 이에 같은 기간 신계약 CSM 역시 1조6790억원에서 1조8280억원으로 증가했다.
현대해상을 포함한 대형 손보사들은 장기보험에 이어 자동차보험을 2번째 매출원으로 두고 있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자동차보험에서 전년 대비 90.5% 급감한 190억원의 손익을 내며 이 분야 수익성이 대폭 악화했다.
최근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는 자동차 사고와 관련해 경상환자의 보험금 수령을 제한하는 제도 개선책을 내놓았다. 다만 조 부회장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그동안 경상환자들이 보험금을 받아 온 만큼 제도 안착에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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