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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 기초체력 분석]그라비티, 성장 꺾인 듯 보여도…쌓여가는 현금 '우량'<라그나로크> IP 기반 게임 중국 판호 2개 획득, 현지 퍼블리셔 선정 중

서은내 기자공개 2025-03-06 13:04:08

[편집자주]

국내 게임업체들이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버텨내고 있다. 개발에 쏟아붓는 투자비용 대비 수익창출력이 악화되면서 경영난을 겪는 곳들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히트작 개발에 몰두하는 동안 자금은 더 고갈될 가능성이 크다. 더벨은 수익성·성장성·안정성을 중심으로 각 게임사들의 재무상태를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8일 15시38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라비티는 게임 업황과 상관없이 꾸준히 실적 성장을 보여온 게임사다. 다만 지난해에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글로벌 시장 개척으로 2023년 급격한 성장을 이루며 2024년 실적도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실제로는 뒷걸음질 쳤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2022년 수준을 하회했다. 다만 두둑한 현금보유고가 재무 안정성을 뒷받침하며 부담을 덜어낸 모습이다.

◇성장성 꺾였나…"2023년 기저효과일 뿐"

최근 그라비티의 잠정실적 발표에 따르면 2024년 매출,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대비 하락했다. 연결 매출이 5010억원, 영업이익은 850억원을 기록해 2023년(매출 7252억원, 영업이익 1610억원)과 비교하면 각각 30.9%, 47.2%씩 감소했다. 매출도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의 감소 폭은 더 컸다.

지난해 외형과 수익성이 동시에 감소한 주된 원인은 상반기에 매출을 견인할 신작이 부재했고 하반기 해외 시장에서 신작 출시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한 것 때문이다. 그라비티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판관비가 642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연간 판관비 수치인 660억원에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그라비티 관계자는 "2023년 동남아 시장에서의 신작 성과가 내부 예상을 웃도는 수치였고, 그 해의 성과를 제외하고 보면 2024년에도 여전히 성장하는 추세로 볼 수 있다"며 "2024년에는 상반기에 기존 계획된 신작 자체가 없었기에 그만큼 매출이 적었고 하반기 시작 출시와 함께 매출과 마케팅비가 함께 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라비티는 2016년 이후 해마다 꾸준한 매출 신장을 이어오며 탄탄한 성장성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게임업계가 불황을 맞았던 2023년 유독 더 드라마틱한 성장을 보이며 글로벌 시장 개척 전략이 먹혀들었다. 그 후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을 살펴보면 2019년 10%대를 기록하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평균 23%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했다. 이 역시 지난해에는 17%로 하락하며 다시 10%대 영업이익률로 돌아오는 모습이다.



◇'현금보유고=자본총계' 공식 이어져

성장성이 한풀 꺾인 것으로 해석될 법도 하나 현금흐름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영업활동을 통해 캐시 플로우가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 결과 현금보유량은 지속 증가세다. 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 잔액이 2023년 말 4613억원에서 2024년 말 5532억원으로 1년 새 919억원 만큼 증가했다. 성장을 위한 여유 자금이 충분한 상태다.

그라비티의 현금성자산은 재무제표상 자본총계와 거의 유사한 수준으로 매년 증가해오고 있다. 2021년 자본총계는 그 해 현금성자산(2471억원)과 맞먹는 2468억원이었으며 2022년 역시 자본총계와 현금성자산은 각각 3302억원 3369억원이었다. 2023년 말 각각 4637억원 4613억원 2024년 3분기 말에는 각각 5530억원, 5139억원을 기록하는 식이다.

재무 상태가 단순하고 투명한 만큼 부채비율도 안정적이다. 그라비티의 부채비율은 2020년 75%를 기록한 이후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2022년 34.5%, 2023년 24.7%를 기록한 데에 이어 지난해 3분기 기준 17% 수준까지 떨어졌다.

외부 차입은 거의 없다. 매년 이자비용으로 기록되는 금액이 1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때문에 이자보상배율이 2020년 이후 약 900~1000배 수준이며 2023년 기준으로는 1600배까지 치솟기도 했다.


◇연말 연초 중국 판호 2개 획득, 퍼블리셔 선정 중

그라비티는 주력 IP '라그나로크'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이 한창 진행 중이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순차적으로 글로벌 출시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라그나로크 MMORPG 모바일, PC게임이 동남아에서 공식 출시됐다. 12월에는 라그나로크 클래식 MMORPG PC게임이 인도네시아에서, 라그나로크 비긴즈가 올해 2월 대만, 홍콩, 마카오에서 출시됐다. 오는 상반기 내에 라그나로크 M: 클래식(MMORPG 모바일 게임)이 동남아에서 출시되고 대만 홍콩 마카오 출시도 예정됐다.

지난해 라그나로크 IP 기반 게임 세 종류가 중국 판호를 얻고 런칭됐으며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추가로 중국 판호를 획득했다. 최근 판호를 얻은 두 종류의 게임은 현지 퍼블리셔를 선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그라비티 관계자는 "동남아 지역에서 새 타이틀이 2월에만 두 개가 런칭했으며 대만 홍콩 마카오에서도 추가 런칭이 예정돼 국내외 매출 상승이 예상된다"며 "중국 판호는 아직 론칭 시점이 확실치 않으며 퍼블리셔와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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