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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에프엔비는 지금]'부부경영' 지배구조 굳건, 2세 승계 시동거나④박철범·오길영, 각자 대표체제 지속…승계 키 '벤디노' 부상

윤종학 기자공개 2025-03-25 11:52:13

[편집자주]

흥국에프엔비는 올해 설립 18년차에 접어든 식음료 기업이다. 오랜기간 B2B 대상 식음료 ODM(제조업자 개발 생산) 사업을 전개하며 선도기업으로 입지를 다져왔다. 다만 시장의 계절성과 성장 한계 등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 이에 흥국에프엔비는 B2C로 매출을 확대하는 등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더벨은 종합식품사로 도약을 준비 중인 흥국에프엔비의 실적과 재무상황 등을 중심으로 현재를 진단하고 향후 과제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1일 07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흥국에프엔비는 부부 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창업자인 박철범 대표는 경영총괄을, 박 대표의 배우자인 오길영 대표는 홍보를 전담하는 등 역할 분담을 명확히하고 있다. 또한 최대주주인 오길영 대표와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치면 과반이 넘는 지분을 확보하고 있어 지배구조도 굳건하다는 평가다.

다만 최근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후계 구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아직 경영에 참여하는 오너 2세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특수관계법인을 통한 지분 이동이 감지되고 있다.

◇2016년부터 부부 경영체제 유지, 50.8% 지분율 굳건

흥국에프엔비는 2008년 박철범 대표가 창업한 이후 빠르게 성장했다. 초기에는 음료 원료 유통업에서 출발했으나 2011년 충북 음성에 자체 생산 공장을 설립하며 제조업으로 전환했다. 이후 사업 확장과 품질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외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이 과정에서 박 대표의 배우자인 오길영 대표가 2016년 각자대표 체제로 합류하면서 부부경영 체제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았다. 오 대표는 회사의 홍보 및 브랜드 관리 등을 총괄하며 기업 외형 확대에 기여했다. 두 사람은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며 회사를 운영해왔으며, 현재까지도 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박 대표와 오 대표의 부부 경영은 회사의 굳건한 지배구조로도 이어진다. 코스닥 상장 이전부터 흥국에프엔비의 최대주주는 오길영 대표였다. 2015년 1월 기준 최대주주인 오길영 대표의 지분율은 75.22%, 박 대표는 1.59%였다. 자녀인 박진하·준하·상하 씨는 각각 0.05%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었다. 박 대표 가족이 총 77%대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는 구조였다.

최근 들어 지분이 희석되긴 했지만 여전히 과반이 넘는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오 대표는 지분 48.55%를 보유하고 있고, 박 대표는 1.43%를 지니고 있다. 자녀인 박준하, 박상하씨도 각각 0.05%, 0.04%를 보유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50.8%에 이른다.

다만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부부경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부부경영 체제는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가진다. 장기적인 비전과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기업 운영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의사결정 구조의 폐쇄성, 가족 중심의 경영 스타일은 오너가 외의 주주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부분이다.

박 대표와 오 대표의 보수가 다소 높은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회사의 매출이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일정부분 합리성이 있을 수 있지만 일반 주주들의 입장에서는 경영진의 보수 체계가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박 대표와 오 대표는 지난해 각각 12억8200만원, 9억31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유통업체 '벤디노' 주목, 2세 승계 시동거나

최근 흥국에프엔비의 지배구조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승계다. 소폭이긴 하지만 오 대표의 지분이 이동하며 승계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 대표와 박 대표의 두 자녀인 박준하(0.04%)와 박상하(0.04%)를 중심으로 지분 확대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이들은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있지만 특수계열법인인 '벤디노' 통해 지배력을 키우려는 것으로 보인다.

벤디노는 과거 흥국에프엔비의 계열사 중 하나였던 '흥국프레시'가 지난해 사명을 변경한 것이다. 앞서 지배구조를 보면 흥국에프엔비가 국내 원재료 사업을 맡고 있는 '모닝듀에프엔비'를 종속회사로 두고 있고, 모닝듀에프엔비는 흥국프레시를 완전자회사로 둔 형태였다.

모닝듀에프엔비는 지난 2023년 12월19일 흥국프레쉬 지분 100%를 흥국에프엔비의 ‘기타특수관계자’에게 매각했다. 이로써 흥국프레시는 흥국에프엔비 연결대상 종속회사 및 계열사에서 제외됐다. 흥국에프엔비와 벤디노는 사실상 별개의 법인이 된 셈이다.

하지만 벤디노는 여전히 최대주주인 오 대표의 특수관계자로 분류된다. 또한 오 대표는 올해 2월28일 보유 중인 흥국에프엔비 주식 일부를 벤디노에 증여했다. 흥국프레시 시절부터 보유하고 있던 14만4500주에 이번 증여로 17만6600주가 더해지며 벤디노의 흥국에프엔비 지분율은 0.8%로 불어났다.

벤디노가 보유한 흥국에프엔비 지분은 사실상 자녀들의 지배력 확대로 이어진다. 벤디노의 주인은 박 대표와 두 자녀인 박준하, 박상하씨인 것으로 추정된다. 등기부등본상 벤디노의 대표자는 박철범 대표이며 최대주주는 '박진하 외 2인'이다. 박 대표와 두 자녀가 각각 33.3%를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 벤디노를 승계의 주요 거점으로 삼으려는 전략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회사 관계자는 "벤디노는 지난해 지분관계가 해소되며 계열사가 아닌 상황"이라며 "승계에 관한 내용은 회사가 아닌 개인적인 내용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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