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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1st 감사보고서]투자 몰리는 비이아이, '황각규의 혜안' 주목①롯데 부회장 출신 샐러리맨 신화…리튬메탈 배터리 가능성 초기에 알아봐

최윤신 기자공개 2025-04-14 08:26:45

[편집자주]

일정 수준 이상 성장한 스타트업은 외감법을 적용 받는다. 상장을 계획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자산이나 매출이 500억원 이상이면 대상이다. 또는 △자산총액 120억 △부채총액 70억원 △매출 100억원 △종업원 100명 등 4개 조건 중 2개를 충족해도 해당한다. 외감법 적용 결과물은 감사보고서다. 특히 첫 감사보고서는 실적을 비롯해 각종 재무 지표, 현금흐름, 주주구성 등 그간 외부로 잘 드러나지 않았던 정보가 담겨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첫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스타트업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0일 07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2차전지 시장에서 '리튬메탈 배터리' 기술이 주목받는다. 리튬메탈 배터리는 음극재로 흑연을 사용하는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리튬을 음극재로 사용하는 배터리를 뜻한다.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의 한계를 뛰어넘는 고에너지 밀도가 구현 가능하기 때문에 배터리 소형화와 장거리 주행 구현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최근 발표한 '차세대 리튬메탈 배터리 기술개발 현황 및 시장전망 리포트'에서 지난해 2억 달러에 불과했던 리튬메탈 배터리 시장 규모는 2035년 보수적 관점에서 약 320억달러, 낙관적 관점에서는 470억달러(68조원)로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리튬메탈 배터리와 관련해 될성부른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에 모험자본의 투자가 모여든다. 최근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비이아이(BEI)'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아직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기 이전이지만 모험자본이 몰려들며 자산규모가 늘어나 감사보고서 제출 대상이 됐다. 감사보고서에 공개된 주주명단에는 황각규 전 롯데그룹 부회장이 이름을 올리고 있어 시장의 이목을 모은다.

◇VC 잇단 투자에 자산총액 200억 초과

비이아이는 지난 2023년말 기준 자산총액 225억원, 부채총액 76억원을 기록해 외부회계감사를 받아야 하는 법인이 됐다. △자산총액 120억원 이상 △부채총액 70억원 이상 △매출액 100억원 이상 △종업원 100명 이상 등 4개 기준 중 자산총액, 부채총액 등 2가지 요건에 해당한다. 2024년말 기준으론 자산총액 203억원, 부채총액 83억원이다.


아직 매출은 본격적으로 발생하지 않고 있다. 2023년 매출은 약 1600만원이며 지난해는 8000만원이 집계됐다. 본격적인 사업화가 진행되기 이전인 회사이지만 외감법인이 된 건 벤처캐피탈(VC) 등 모험자본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기 때문이다.

2021년부터 VC의 본격적인 투자유치가 시작되며 결손금을 뛰어넘는 자본금과 자본잉여금이 늘어났고, 자산총액이 불어났다. 이와함께 시설자금으로 장단기 차입을 적극 활용하며 부채규모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비이아이는 2021년부터 주요 모험자본의 투자를 본격 유치했다. 3억원의 시드 투자를 시작으로 2022년 프리시리즈A 라운드에서 50억원을 투자받았다.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진 시리즈A 라운드에선 160억원의 자금이 모였다. 이 라운드를 통해 유입된 투자자금이 비이아이가 외감법인이 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최근 마친 시리즈A 브릿지 라운드에서는 74억원의 자금이 몰려들었다.

아직 매출이 본격화하지 않은 회사에 3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이 몰린 이유는 비이아이가 리튬메탈배터리라는 유망한 영역에서 주목할만한 기술을 갖췄기 때문이다. 이 회사를 창업한 배창득 대표이사는 주로 국내외 대학 및 연구소에서 신소재 연구를 진행하던 인물이다.

1981년생인 배 대표는 국민대학교 신소재공학부에서 학사·석사·박사 과정을 마치고 연세대학교 세라믹공학과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재직했다. 이후 독일 훔볼트 재단의 후원으로 함부르크대학교 응용물리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성균관대학교에서 연구교수로서 재료공학 기술을 연구하며 기술을 축적했다.

창업을 준비하며 국내외 창업자들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공동창업자인 윤영진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만났고, 2020년 함께 회사를 설립했다. 윤 CTO는 1982년생으로 삼성SDI 자동차부문과 미국 보잉의 자회사인 오로라플라이언트사이언스(Aurora Flight Sciences)에서 배터리 연구원으로 재직한 경력을 가진 인물이다.

비이아이는 독자적 코팅 공법을 통해 기존 리튬이온배터리 대비 무게를 절반으로 줄이고 에너지밀도는 2배가 되는 탁월한 성능의 리튬메탈배터리를 개발해냈다. 이같은 기술을 바탕으로 2023년 중소벤처기업부의 초격차 스타트업 1000+에 선정되기도 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리튬메탈 배터리의 고성능은 유지하면서 비싼 리튬의 사용을 줄인 '무음극 리튬메탈 배터리'를 개발하는데도 성공했다. 무음극 리튬 배터리는 상용 및 군용드론에 실제 장착하고 가혹 테스트를 통과하며 군용 드론에 최적합한 배터리로 평가받으며 큰 기대를 모은다.

◇황 전 부회장, 정기적으로 방문해 조언·격려

비이아이는 황각규 전 롯데지주 부회장의 투자를 유치했다는 점에서도 이목을 모은다. 이번에 공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황 전 부회장은 1만600주(1.1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황 전 부회장은 비이아이에 투자한 건 설립 초기인 2020년이다. 구체적인 투자금액은 파악되지 않지만 극초기 창업기업에 '엔젤투자' 성격으로 개인자금을 투자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 전 부회장의 혜안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배 대표는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소진흥공단의 창업사관학교에 입학하는 등 적극적으로 창업자들과 교류했다. 이 과정에서 황 전 부회장을 소개받아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이아이 관계자는 "황 전 부회장은 비이아이 사업 아이템과 창업자의 진정성에 공감해 투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샐러리맨으로 시작해 대기업 부회장을 지낸 '신화'의 주인공인 황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이 하이마트·KT렌탈·삼성정밀화학 등 굵직한 인수합병(M&A)으로 재계 5위 대기업집단으로 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롯데케미칼(당시 호남석유화학)에서 롯데그룹과 인연을 맺은 인물로 화학과 배터리 분야에도 높은 식견을 가지고 있다.

그는 2020년 롯데그룹에서 퇴임하기 전까지 계열사인 롯데액셀러레이터(현 롯데벤처스)의 기타비상무이사를 겸직하기도 했다. 스타트업 데모데이 행사에 참석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떼지 않고 발표를 지켜볼 정도로 창업투자에 관심이 많았다는 게 VC업계의 후문이다. 롯데그룹에서 퇴임한 이후에는 VC인 TBT의 어드바이저를 맡기도 했다.

비이아이 관계자는 "황 전 부회장은 현재까지도 정기적으로 회사에 방문해 격려와 조언을 해주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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