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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베인캐피탈]초기 멤버 이탈, 대대적 조직 변화 '기폭제'되나①이정우 대표·최용민 전무 등 거취 변화, 내부 혼란 커질 수도

윤준영 기자공개 2025-04-23 07:58:10

[편집자주]

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 베인캐피탈은 2018년 한국사무소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발을 들였다. 카버코리아, 휴젤 등 굵직한 회수 사례로 큰 족적을 남겨왔다. 약 7년이 지난 지금, 한국 사무소의 기틀을 닦은 이정우 대표가 사임 의사를 표명하며 베인캐피탈 내부는 혼란기를 맞고 있다. 베인캐피탈이 한국 투자시장에서 걸어온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더벨이 조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8일 10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베인캐피탈 한국사무소가 큰 변화를 맞고 있다. 한국사무소 설립 후 사실상 첫 수장을 맡았던 이정우 대표가 한국 투자 업무에서 사실상 손을 떼게 된 데다 이 대표와 손발을 맞춰왔던 최용민 전무 역시 회사를 떠나면서다. 베인캐피탈 한국사무소의 기틀을 마련한 초기 멤버들이 이탈하면서 내부 조직 구성에도 적지 않은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카버코리아·휴젤 투자 주역' 이정우 대표, 독립 가능성 급부상

이정우 베인캐피탈 대표는 올해 초 회사와 논의를 통해 업무 범위에 대폭 변화를 줄 예정이다. 그동안 한국사무소에서 맡아왔던 개별 투자건보다는 한국 내 전반 조직 관리 및 사업 전략 관련 업무와 아시아 지역 본부 내 역할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현재 남아 있는 포트폴리오와 기관출자자(LP) 관리 등의 잔여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사실상 한국 투자 업무에서는 손을 떼게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이 대표가 향후 베인캐피탈을 떠나 독립적인 투자 하우스를 마련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대표와 오랜 기간 함께 호흡을 맞춰온 최용민 전무(매니징디렉터·MD)는 일찌감치 퇴사를 확정 지었다. 3월 말을 끝으로 더 이상 출근을 하지 않고 있고, 새로운 이직처도 마련해뒀다는 후문이다. 이 대표와 함께 베인캐피탈 한국사무소의 '초창기 멤버'로 꼽히는 최 전무까지 퇴사하면서 베인캐피탈 내부에 적지 않은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서울대와 미국 펜실베니아대 경영대학원(와튼스쿨) 출신인 이 대표는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를 거쳐 모간스탠리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모건스탠리PE)로 이직하며 사모투자 세계에 발을 내딛었다. 지난 2015년 이 대표는 베인캐피탈의 한국 총괄 대표로 영입됐다.

최 전무는 이 대표보다 한 해 앞선 2014년 베인캐피탈에 합류했다. 미국 브라운대학에서 응용수학과 경제학을 전공한 뒤 2008년 골드만삭스에 합류했다. 그 후 2010년 모간스탠리PE로 이직했고 당시 이 대표와 함께 근무했다. 최 전무는 부장 직급이던 2014년 베인캐피탈에 매니징디렉터(MD)로 합류했다.

베인캐피탈 한국사무소는 사실상 이 대표가 초창기부터 기틀을 닦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베인캐피탈은 글로벌 시장에서는 세계 최대 PEF 운용사 중 한 곳으로 꼽히지만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인 것은 2010년에 들어서였다. 2006년 아시아권에 진출해 '아시아 전담 펀드'를 출범하며 2015년부터 한국 투자팀 구성에 시동을 걸었다.

베인캐피탈의 한국 시장 첫 딜을 성사시킨 주역이 바로 이 대표였다. 이 대표가 직접 딜을 소싱해 베인캐피탈 합류 후 1년 만에 뚝딱 완수해낸 거래가 바로 카버코리아 바이아웃(Buy-out)이다.

경영권 지분 60.39%에 대한 인수가는 4300억원으로 골드만삭스와 컨소시엄 형태로 투자했다. 데뷔작 치고 규모가 작지 않았다. 이후 1년3개월 만에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유니레버에 카버코리아를 3조1000억원에 매각하며 단기간에 기록적인 성과를 냈다.

휴젤 회수 사례도 빼놓을 수 없는 이 대표의 투자 레코드다. 2017년 보톡스기업 휴젤을 약 9300억원에 인수했다가 지난 2021년 GS컨소시엄에 매각하며 내부수익률(IRR) 20%를 웃도는 성과를 냈다. 최 전무 역시 이정우 대표와 손발을 맞춰 오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카버코리아와 휴젤 회수 실무를 도왔으며, 2023년 SK팜테코 딜을 주도하며 입지를 다져왔다.

◇이정우 대표 후임 누가? 내부 승진 가능성도

베인캐피탈 대표는 누가 오더라도 힘든 자리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대표 역시 오랜 기간 회사 퇴사에 대한 고민을 외부에 토로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만큼 책임감이 무겁고 끊임없이 성과를 내야 하는 자리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베인캐피탈은 다른 외국계 PE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본사의 투자 승인을 받기가 상당히 까다롭다. 한국 PEF 시장 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신규 거래를 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베인캐피탈이 클래시스 인수 이후 좀처럼 신규 투자 건을 진행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23년 SK팜테코 딜에 적극 뛰어들었지만 결국 베인캐피탈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베인캐피탈은 바이오나 뷰티 산업에 관심이 많은 하우스였던 만큼 SK팜테코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검토할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결국 본입찰 참여를 포기하면서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만큼 투자 과정에서 내부 심사 허들을 넘기가 어렵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베인캐피탈 내부에서는 아직까지 이 대표의 독립이 가시화되지 않은 만큼 후임에 대한 결정은 내려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독립적인 하우스를 설립하더라도 베인캐피탈 한국사무소 및 아시아 지역본부의 매니지먼트 역할을 당분간 맡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클래시스 투자부터 매각까지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동욱 부사장의 입지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만약 베인캐피탈 한국 대표가 외부에서 충원되지 않는다면 김 부사장이 내부 승진을 통해 이 대표의 바통을 이어받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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