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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파는 SBI그룹, 12년 만에 투자금 회수 경영권 거래가 '1.5조 안팎' 예상, 2013년 인수 이후 총 1.4조 투입

임효정 기자공개 2025-04-25 08:09:59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4일 14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BI그룹이 SBI저축은행 경영권 지분을 교보생명에 넘기면서 12년에 걸친 투자가 회수 국면에 돌입했다. 경영권 확보 이후 단계적으로 증자를 단행해 1조4000억원을 투입했던 SBI그룹은 이번 매각으로 투자금 상당액을 회수하게 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이 SBI그룹으로부터 SBI저축은행 인수를 추진 중인 가운데 거래액은 1조5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진다. 거래 대상은 SBI저축은행 지분 50%대로 경영권이 포함된 거래다.

일반적으로 저축은행 거래는 순자산비율(PBR) 1.5배 수준으로 이뤄진다. 지난해 말 기준 SBI저축은행의 순자산은 1조9000억원 수준이다. 이를 반영한 SBI저축은행의 지분 100% 가치는 3조원 가량이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일본 SBI그룹은 지난 2013년 경영권 인수를 위해 투입한 2375억원을 포함해 이후 증자 등으로 투입한 총 1조4000억원의 자금을 사실상 회수하는 구조가 된다.

SBI저축은행의 뿌리는 1971년 설립된 신삼무진주식회사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수차례 합병과 상호 변경을 거쳐 2000년에는 외국계 스위스 머서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아 현대스위스저축은행으로 탈바꿈했다. 2002년에는 일본 SBI그룹과 손을 잡으며 지분을 일부 넘겼고, 이후 2013년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당시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개인대출 부실 등으로 BIS자기자본비율이 -1.93%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SBI그룹은 4개 SPC를 통해 총 2375억원을 투입해 현대스위스저축은행 및 자회사 세 곳을 합병해 지금의 SBI저축은행으로 출범시켰다.

SBI그룹의 투자는 단발성이 아니었다. 인수 직후에도 부실자산을 털어내기 위한 후속 증자가 이어졌고, 2015년부터는 실적 턴어라운드가 본격화됐다. 2016년 740억원, 2017년 889억원, 2018년에는 1310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등 흑자 기조를 안착시켰다. 하지만 일본계 대주주에 대한 배당은 사회적 시선을 의식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교보생명과의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이어가면서 결국 SBI그룹은 10년 넘게 보유한 국내 최대 저축은행을 현금화해 투자금 회수를 도모하게 됐다. 당초 목표했던 IPO 대신 교보생명이라는 전략적 투자자에게 경영권을 넘기면서 오랜 인내가 결실을 맺게 됐다는 평가다.

이번 인수로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교보생명은 현재 증권사, 자산운용사, 신탁사 등 금융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손해보험이나 저축은행, 캐피탈 등 다른 부문에 대한 보완이 요구돼 왔다. SBI저축은행을 계열사로 편입할 경우 금융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맞추는 데 실질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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