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하이마트 재무적 투자 딜레마 MBK 우선협상자 선정 후 주가 폭락…시장가-인수가 괴리 커져
박준식 기자공개 2012-06-27 14:37:36
이 기사는 2012년 06월 27일 14: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무적 투자(FI) 차원에서 하이마트 지분 투자를 검토해 온 국민연금이 최근 하이마트 주가가 곤두박질치자 고민에 빠졌다. MBK가 하이마트 인수 우선협상자에 선정됐단 소식이 알려지며 주가는 급락세를 이어오고 있는데, 시장가격과 경영권 지분 거래가격 간 괴리가 계속 벌어지면서 연금이 투자 결정을 내리기 힘들어진 모양새다.국민연금은 일단 MBK파트너스로부터 투자 제안이 오면 본격 검토한다는 입장이지만, 내부 투자심사위원회로부터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27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종전까지 국민연금은 당초 3000억~5000억 원 가량의 자금을 하이마트 경영권 지분 인수 계약을 맺은 우선협상자에 대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계획을 검토해왔다. 지난 2006년 신한금융지주가 LG카드를 인수할 당시 신한금융지주에 빌려준 자금 1조 원이 올해 초 회수됐기 때문에 이 자금을 대체투자방식으로 재투자하려던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M&A 시장에 조 단위 매물로 출회된 하이마트와 웅진코웨이 거래를 눈여겨보고 이들에 자금을 지원할 방안을 모색해왔다.
국민연금의 입장을 미리 알아낸 롯데그룹과 SK네트웍스, MBK 등 기존 하이마트 인수 후보군은 모두 최대 5000억 원 가량의 자금을 지원받는 것을 염두에 뒀다. 국민연금도 입찰 전 투자 확정(LOC)은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가 되지만 우선협상자 선정 이후에는 관련 이해가 뒤바뀌지 않는다는 판단 아래 입찰 결과를 기다리던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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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은 그러나 최근 하이마트의 우선협상자로 MBK가 선정되고 이로 인해 주가가 기존 시장 가격에서도 20% 이상 폭락한 것에 상당한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하이마트의 시장 거래가격은 본 입찰 전인 지난 20일 종가 기준 주당 6만1400원 수준이었지만 본 입찰이 마감된 이후부터 하락세가 시작됐고 지난 24일 일요일에 MBK의 우선협상자 선정 소식이 나온 후 25일 오전 거래가 시작되자마자 하한가 수준으로 하락해 지난 26일 종가 기준 5만1000원에 머무르고 있다. 유진그룹이 인수하기 전까지 어피니티에퀴티파트너스(AEP)가 성장차익을 1조 원 이상 챙겼고 유진이 인수하면서 부채가 7000억 원 이상 쌓인 기업에 다시 사모펀드가 들어와 빚을 늘릴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기존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한 결과로 풀이된다.
하이마트 주가는 이대로라면 지난해 기업공개(IPO) 당시 책정됐던 공모가인 5만9000원을 고점으로 4만 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비관적인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하이마트의 신용도가 좋아 지분 투자를 기대했던 상황에서 주가가 폭락한 것이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대체투자의 관점에서 하이마트 인수전 승리자에게 재무적 투자를 하려했던 계획은 현 주가에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 돼 버렸다. MBK가 하이마트 매각 측에 제안한 경영권 지분 65.25%의 가격은 주당 8만 원에 근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 지분의 거래가격과 현재 시장가격의 괴리가 주당 2만9000원 가량으로 프리미엄이 60%에 달하는 주식에 선뜻 투자하기가 곤란한 상황인 것이다.
김기영 SK증권 연구원은 "일단 하이마트 주가는 선종구 전 회장의 검찰 수사로 경영진의 모럴헤저드가 문제되면서 1차적인 기관들의 투매로 저평가됐고 이번에 MBK가 다시 인수자로 선정되면서 롯데를 기대하면서 그나마 남아있던 투자가들까지 썰물처럼 빠져버린 것"이라며 "MBK가 인수 후 재매각을 통해 차익을 노리는 펀드라는 점에서 당분간 하이마트 주가의 저점은 예측할 수 없게 돼 버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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