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2년 09월 12일 16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생명이 역마진 리스크와 급격한 외형성장 부담에도 불구하고 즉시연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출범 초기 실적 달성을 위한 선택이기도 하지만, 그 이면에는 전산 시스템 공백이라는 현실도 작용했다.12일 업계에 따르면, 농협생명의 최근 즉시연금 판매 실적은 초회보험료 기준으로 70억 원을 넘어섰다. 이전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실적이다. 즉시연금 비과세 혜택 폐지에 따른 마케팅과 함께, 다른 생명보험사의 즉시연금 판매 중단으로 농협생명으로 고객이 몰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7월 흥국생명, 미래에셋생명을 기점으로 대부분 생보사가 즉시연금 판매를 중단했고, 지난 5일에는 은행계 생보사인 우리아비바생명까지 즉시연금 판매 중단에 동참했다. 저금리 기조에 따른 역마진 리스크와 과도한 외형성장에 대한 부담으로 보장성 보험 판매로 영업전략을 수정했기 때문이다.
반면 농협생명은 단위조합을 통한 즉시연금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자산운용 측면에선 다른 생보사와 마찬가지로 부담이 크지만, 보장성 보험 판매로 영업전략을 수정하려 해도 마땅한 상품군을 갖추지 못한 탓이다.
현재 농협생명이 판매 중인 상품은 종신·정기보험 2종, 연금보험 5종, 저축보험 2종, 건강·재해보험 2종, 어린이보험 1종, 농업인 관련 보험 6종 등 18종에 불과하다. 올해 기존 상품 업그레이드를 통해 신상품 5종을 내놓을 계획이지만, 지난 3월 농협공제 시절과 비교해 차이가 거의 없다.
공제에서 민영 보험사로 새롭게 출범했지만, 아직은 공제 시절 사용하던 전산 시스템을 그대로 쓰고 있어 상품 개발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보험사들은 차세대 전산 시스템을 대부분 구축한 상태"라며 "전산 시스템을 통해 상품개발부터 경영 전반의 관리 전략 수립까지 이뤄지기 때문에 전산 시스템이 하나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라고 말했다.
농협생명은 내년 10월을 목표로 차세대 전산 시스템 구축에 돌입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차세대 전산 시스템 구축 자체가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데다, 섣불리 일정을 앞당기려 했다가 전산망 마비 사태가 재발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결국 당분간 상품 경쟁력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
농협중앙회는 지난해 해킹으로 인한 전산망 마비로 곤욕을 치뤘다. 당시 공제 시스템은 은행과 분리돼 있어 별 문제가 없었지만, 농협생명은 출범 당시 전산 시스템 독립 분리 과정에서 일시적인 장애가 발생해 보험금 지급이 한때 중단되는 아찔한 순간을 겪었다. 이 때문에 금융감독원이 비상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전산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뒤쳐져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로 인해 상품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민영 생보사로 출범했지만 출범의 배경이 공제인 만큼 다른 민영 생보사들과의 상품 포트폴리오 자체가 틀리고, 아직은 출범 초기라 절대 비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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