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생보사, 위기인식 못해…심각한 상황" "저성장 도래시 패러다임 변화필요…신계약 눈에띄게 감소"
안영훈 기자공개 2013-01-02 07:30:12
[편집자주]
머니투데이 더벨은 지난 12월 3일부터 12월 31일까지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국내 보험사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는 '위기의 보험사' 기획기사를 작성했다. 기획을 마감하면서, 그간의 성과와 의미를 짚어보는 전문가 좌담회를 마련했다.
좌담회에선 국내 보험사의 현 상황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과 향후 해법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이 기사는 2013년 01월 02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기의 보험사 좌담회 1편에서 계속◇ 중소형사, 저성장 상황선 경쟁력 상실 우려
사회 = 저금리에 따른 대형사의 역마진 부담 가중 문제와 함께 저성장에 따른 중소형사의 위기론이 부각되고 있다. 중소형사로 범위를 좁혀볼 때 현재 금융환경에서 문제가 될 소지는 없는가.
안치홍 = 해외의 경우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비즈니스 모델은 차별화돼 있다. 하지만 국내 보험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하면 대형사나 중소형사나 비즈니스 모델이 상당히 유사하다. 일례로 시장점유율 최하위사만 해도 시장점유율 1위인 삼성생명과 마찬가지로 전국 판매망을 가지고 있고, 전 상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 대형사와 중소형사가 똑같은 비즈니스 모델로 경쟁하다 보니 중소형사는 대형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업비나 비용의 효용성이 열악할 수밖에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소형사들은 그동안 빠른 외형성장을 추구해 왔다. 하지만 고성장이 어려운 환경이 다가오면서 중소형사에겐 새로운 영업 패러다임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대형사는 실수를 하더라도 만회할 수 있는 시간과 자본력이 있는 반면 중소형사들의 경우 한두 번 실수하면 회사가 급격히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이다.
정신동 = 중소형사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저금리에 대한 영향만 놓고 보면 중소형사의 위험은 크지 않다. 대신 구조적으로 중소형사가 특화된 것이 없어 과당경쟁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차역마진 위협이 커지고, 저성장 기조가 심화되면 중소형사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에 중소형사의 문제는 저성장·저금리와는 별도로 연구해야 할 부분이다.
조재린 = 중소형사는 과당경쟁 체제하에서 그동안 약간의 이자율 차이나 예정이율의 차이를 부여하며 대형사를 따라 그럭저럭 영업해 왔다. 하지만 지금처럼 저금리 상황에 접어들면 중소형사가 대형사에 비해 경쟁할 수 있는 갭이 줄어 들고, 이로 인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 빨리 변화하지 않고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 더 이상 경쟁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고 이것이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이다.
안치홍 = 국내 보험사를 운용하는 사람들은 성장하는 모델에 익숙하다. 어렵던 쉽던 간에 과거 30년간 성장해 왔기 때문에 저성장 상황에서 성장 모델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갖기 쉽지 않다. 실제로 현재 보험사의 플래닝을 보더라도 저성장을 조금 우려하는 정도이지 변화의 필요성을 시급하게 바라보지 않고 있다.
조재린 =중소형 생보사의 경우 업력이 짧은 반면 기존계약의 만기가 아직 길기 때문에 자산은 신계약이 줄어도 계속보험료 때문에 단기적으론 저절로 늘어나는 구조다. 이러한 보험의 특성상 위기를 체감하지 못하고,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기 쉽기 때문에 보이는 것보다 심각한 상황일 수도 있다.
◇ "중소형사 상황 생각보다 심각할 수 있다"
사회 = 말씀하신 것처럼 보험상품의 특성상 중소형사가 현 상황을 위기로 인식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신계약 성장률이나 해약률 등을 통해 위기 여부를 판별할 수는 없나.
안치홍 = 보험산업의 특성상 신계약 성장률이 제로라고 해도 수입보험료는 2~3% 정도 성장하는 구조다.
조재린 =보험산업은 민감도가 가장 많이 떨어지는 산업이라 성장률 등의 지표만으론 위기를 판단하기 어렵다.
정신동 =실제로 2008년 금융위기 때에도 수입보험료 부문에서는 큰 변동은 없었다. 금융위기 때 손실은 투자손실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손보사는 연간 신계약 건수가 1000만 건 정도로 이어지고 있는데 생보사는 신계약 건수가 추세적으로 많이 줄고 있다. 수입보험료 측면에선 일시납 계약 등으로 지속적으로 상승추세인데 신계약 건수의 감소는 눈에 띄게 보여지고 있는 상황이다.
신승현 =보험사의 재무상태표(BS)나 손익계산서(PL) 등 현재 보여지는 재무정보는 회사의 실질적인 가치와는 괴리가 있다. 자산 부문은 일정부분 재무정보에 반영이 되지만 부채쪽엔 반영이 안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사용되는 평가방법 중 MCEV(Market Consistent Embedded Value)의 경우 금리가 100bp 떨어지면 회사 가치가 40% 정도 줄어드는 상황이 생기는데, 이는 MCEV가 금리변동에 따라 계약자 행동 변화까지 고려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저금리가 중소형사에게 위험요인이 되는 것은 현재의 산술적인 위험보다는 저금리가 보험료 상승을 부추기고 이것이 보험계약자의 수요 문제나 타 금융상품과의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또 다른 문제는 저금리 상황에서 보장성 보험 상품에 대한 경쟁이 심화될텐데,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중소형사의 경쟁력 하락과 이로 인한 손실 발생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위기의 보험사 좌담회 3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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