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인사이드]"PB는 ‘신뢰’가 자산…안정적 포트폴리오 중요"백미현 IBK기업은행 강남PB센터 팀장
송주연 기자공개 2013-10-14 11:51:05
이 기사는 2013년 10월 07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5년쯤 일반 지점에 근무하던 시절에 인연을 맺은 고객이 있었어요. 그런데 저도 지점을 옮기고 그 고객도 외국에 나가시면서 연락이 끊겼었죠. 그러다 재작년에 그 고객이 저를 찾아오셨어요. 여유자금이 생겼는데 제가 생각이 나서 물어 물어 찾아왔다고 하시더라고요. 얼마나 기쁘고 감사하던지. 그 고객은 지금도 외국에 계시지만 여전히 저와 거래를 하세요. 거래금액이 문제가 아니라 저를 기억하고 찾아와 주는 고객을 만날 때 PB로서 뿌듯함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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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 경제경영대학원 MBA 출신인 그는 기업은행이 PB센터를 만들기 전부터 PB업무를 맡아온 베테랑 PB다. 행내 실적 평가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그는 지난해 상반기 비과세상품 최다 판매를 기록해 실적 우수상을 받았다.
"외부에서 영입된 전문가요? 대학 졸업하자마자 기업은행에 입행한 기업은행 토종이에요. MBA는 은행 다니던 중에 선발돼서 과정을 밟게 됐죠."
입행 후 줄곧 외환업무를 담당했던 백 팀장의 인생은 기업은행이 PB업무를 시작하던 2004년 무렵 행내 PB선발 시험을 통과하면서부터 달라졌다.
"외환업무만 보다가 전혀 다른 분야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인 만큼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부드럽고 꼼꼼한 여성 특유의 장점을 살린다면 고객의 자산관리도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성공한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는 게 좋았습니다. 성공한 분들을 만나다보면 저도 그들의 철학과 세상을 보는 지혜를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런 이유로 PB가 되고 싶었으니 참 단순하죠?"
그렇게 PB업무를 시작했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남자 PB에게만 상담을 맡기고 싶다는 분들도 더러 있었습니다. 여전히 전문분야는 여성보다 남성이 더 믿을 만하다고 생각하셨던 거죠. 2년을 성심성의껏 상담해 드리고 각종 정보를 전해드렸지만 자산을 맡기지 않으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어느 순간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하지만 백 팀장은 한번 인연을 맺은 고객에 대해서는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고객의 입장에서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일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고객의 요청이 없어도 유익한 정보가 있으면 수시로 전달하고, 나이가 많은 고객들은 틈틈이 안부전화를 통해 말벗이 되어주고 건강상태도 챙겼다.
"처음 만난 고객이 마음을 열기까지 6개월 이상은 걸리는 것 같아요. 6개월은 주로 상품 설명 등으로 응대를 하면서 관계를 형성하죠. 그렇게 신뢰가 쌓이면 그 후론 전체 대화 중 상품 관련 대화 비중이 30~50% 정도로 낮아져요. 업무 이외의 신뢰를 쌓기 위한 대화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죠. 그러면서 서로 믿고 맡기는 파트너가 되는 거 같아요."
백 팀장이 고객과 친구가 되고 가족이 돼 가는 동안 그를 신뢰하는 고객이 하나둘 늘면서 이제 그는 150여 명의 고객을 관리하는 PB가 됐다. 굴리는 자금만도 1000억 원에 달한다.
"현재 제가 담당하는 고객이 150명 정도 되는데, 대부분 남자분이세요. 고객 중에는 전업주부도 있고 고위공무원도 있고 다양하지만 절반 이상은 전직 CEO분들이죠. 지금 관리하는 자금은 1000억 원이 조금 안되요. 고객 1인당 평균 10억 원 내외에서 운용하고 있죠."
기업은행 강남PB센터는 설립 당시 5억 원 이상 자산가로 고객대상을 한정했지만 실제로는 자산 5억 원 미만 고객도 이용하고 있다.
백 팀장은 "강남PB센터는 자산규모와 상관없이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다"며 "고객 개인의 자산관리는 물론 가족 전체의 자산관리, 기업 경영컨설팅, 가업설계, 부동산 컨설팅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고객들의 자녀 맞선도 주선하고 있다.
"한번은 센터차원에서 고객 자녀들을 대상으로 전체 미팅을 마련한 적도 있어요. 최근에는 고객들이 개별적으로 요청하면 자녀들을 연결해주기도 했지요. 교제로 이어졌던 커플도 있는데 결혼에 골인한 커플은 아직 없습니다." 백 팀장은 "자녀 맞선은 자산관리보다 더 어렵고 조심스러운 부분"이라고 귀띔했다.
백 팀장은 고객들의 자산관리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하고 있을까.
그는 "예금금리가 평균 3% 미만에 불과한 저금리 상황에서는 절세가 중요하다"며 "확정금리형, 투자상품, 절세상품으로 골고루 나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확정금리형은 기업은행이 자체 발행하는 중소기업금융채권(중금채)에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중금채의 경우 1년제 기준 금리는 연2.5~2.8% 수준으로, 정기예금보다 0.3%포인트 가량 높다. 1년 미만 단기투자의 경우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과 같은 특정금전신탁 상품도 고려 대상이다.
투자상품 중에서는 지수연계펀드(ELF),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하는 펀드인 DLF 등 구조화상품을 추천했다. 최근 코스피 지수의 방향성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주가가 하락하는 쪽으로 베팅해서 운용하는 스텝다운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것. 이와 함께 절세형은 10년짜리 비과세 상품과 브라질 채권을 추천했다.
백 팀장은 "고객의 투자성향에 따라 확정금리형, 투자상품, 절세상품 비중을 결정하지만 당분간 투자상품도 안정성이 높은 상품 위주로 전략을 짜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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