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신규순환출자 조사 쟁점은 공정위, 기존고리 단순화도 신규고리 해당되는지 점검 필요
이 기사는 2015년 09월 14일 10: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통합 삼성물산의 합병법인 등기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그룹의 신규순환출자 발생 여부에 대한 검토에 나섰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인해 변화된 순환출자고리들을 ‘신규'로 볼 것인지 ‘기존 고리의 단순화'로 볼 것인지가 쟁점 중 하나다. ‘기존 고리의 단순화'로 해석되면 제재를 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비슷한 상황에 있던 현대자동차그룹은 제재를 받지 않았다.
14일 공정위에 따르면 공정위는 삼성물산이 합병등기를 마친 지난 4일부터 삼성그룹 신규순환출자 발생 여부에 대한 조사 작업을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다. 공정위는 합병으로 인해 변형된 삼성그룹의 순환출자고리들을 신규로 볼 것인지 아닌지를 우선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재계는 합병으로 인한 삼성그룹의 신규순환출자고리 발생을 거의 기정사실화 해왔다. 합병에 반대했던 헤지펀드 엘리엇이 이를 구체적으로 제시해 공론화했다. 증권가에선 이를 토대로 신규순환출자 해소 시나리오들을 제시했었다.
엘리엇은 합병 시 5개의 신규순환출자 고리가 생겨 공정거래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했었다.
△합병법인→삼성생명보험→삼성화재해상보험→합병법인 △합병법인→생명→화재→삼성전자→삼성SDI→합병법인 △합병법인→생명→전자→SDI→합병법인 △합병법인→생명→화재→전자→전기→합병법인 △합병법인→생명→전자→전기→합병법인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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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이 고리들의 마지막 단계에 위치한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화재해상보험 등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 지분을 합병 이후 6개월 안에 처분해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2013년 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면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는 대그룹들은 신규순환출자가 금지됐다. 다만 계열사간 합병이나 분할, 주식교환 등에 의한 경우는 예외로 인정해 6개월 안에 해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공정위는 이 고리들을 신규순환출자 고리로 단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엘리엇이 주장했던 5개 고리 모두 새롭게 파생된 고리가 아니라 기존 고리가 단순화되거나 변형된 것이기 때문에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령 ‘A→B→C→D' 고리가 B와 C의 합병으로 ‘A→E(B+C)→D'로 단순화 된 것도 신규 고리로 볼 수 있는지 애매한 상황이다. 합병 전 ‘삼성물산→제일모직→생명→화재→삼성물산' 고리가 합병으로 ‘합병법인→생명→화재→합병법인'로 바뀐 것이 이 케이스다. 5개 고리 중 3개 고리가 이에 해당한다.
다른 2개 고리는 변형이다. ‘A→B→C→A' 고리가 A와 D의 합병으로 ‘E(A+D)→B→C→E'가 된 것이다. 합병 전 ‘제일모직→생명→전자→전기→제일모직'고리가 합병 후 ‘합병법인→생명→전자→전기→합병법인' 고리가 된 것이 이 경우다.
공정위가 단순화되거나 변형된 삼성물산의 5개 고리를 신규로 보지 않을 경우 삼성물산은 제재를 받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공정위는 비슷한 상황에 있었던 현대차그룹은 제재하지 않았다.
지난 7월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으로 ‘기아차→현대하이스코→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 였던 기존고리가 ‘기아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로 단순화 됐다. 하지만 현재까지 현대제철은 공정위로부터 순환출자해소와 관련해 어떤 통보도 받지 않았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합병 이후 현재까지 공정위로부터 아무런 지적도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공정위가 제재를 가했던 것은 전에 없이 새롭게 생긴 순환출자다. KT는 지난해 3월 KT캐피탈을 합병하면서 순환출자 고리 2개가 새로 발생했고 공정위는 6개월 내 해소를 지시했다. 현재 KT는 이 고리들을 모두 정리한 상태다.
공정위는 진행하고 있는 삼성물산 조사에서 위법사실이 없을 경우 별도로 통보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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