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10월 22일 17: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연길 외곽에 위치한 공항을 버스로 빠져나와 왕복 2차선 도로를 달려 용정에 진입했다. 윤동주 시인의 생가와 그가 다니던 대성중학교가 남아있는 유서깊은 도시다. 버스 왼쪽에 펼쳐진 논밭은 비암산이 감싸고 있다. 능선을 따라 눈을 옮기다 보면 가곡 '선구자'에 등장하는 일송정 자리에 세워진 정자의 모습도 어렴풋이 볼 수 있다.

용정을 지나 곡창지대인 화룡에 접어들었다. 2차선 왕복도로를 사이에 두고 수확이 끝난 논과 옥수수밭이 펼쳐졌다. 간간이 보이는 빨강 혹은 파랑 지붕의 단층 가옥들 마당에는 수확한 옥수수가 층층이 쌓여있었고 이를 손질하는 주민의 모습도 종종 눈에 띄었다.

버스는 연길공항에서 3시간을 달려 용정, 화룡 등을 지나 안도에 있는 농심 백산수 수원지에 도착했다.

차량에서 내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물은 펌프시설이었다. 수원지보다 저지대에 위치해 자연적으로 흘러들어온 광천수를 백산수 공장으로 이동시키기 위한 시설이다. 펌프시설을 왼쪽에 낀 숲 사이의 길을 따라 500m를 걸어 들어가자 백산수 수원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330㎡(약 100평) 남짓한 공간에 하루 2만 여톤의 물을 끌어올릴 수 있는 수원지로는 그리 크지 않은 규모였다. 발 아래 놓인 수원지에는 샘물이 고여있었고, 이동 통로인 스테인리스 관이 수면아래 놓여있었다. 샘물은 햇볕을 쬘 수 있도록 덮개를 씌우지 않도록 설비가 돼 있다.


농심은 지난 2003년부터 지리산, 울릉도 등 전국 각지를 돌며 수원지를 물색했다. 멀게는 중국, 프랑스, 하와이까지 조사했다. 4년여에 걸친 조사작업 끝에 자체적인 기준에 부합하는 수원지인 백두산 원시림보호구역 내 내두천을 발굴했다.

농심은 자연적으로 솟구쳐 오르는 내두천 물을 그대로 병 속에 담는다. 전문가들이 백산수의 미네랄 효능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백산수에 포함된 주요 미네랄 성분이 프랑스 명품 생수 '볼빅'과 함께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내두천에서 확보한 광천수는 중국시장의 수요와 맞아 떨어지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과 구매력이 동반 상승하면서 마시는 물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광천수 같은 '프리미엄 제품'군에 대한 성장률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중국 생수시장의 규모가 23조 원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10년 후인 2025년 샌수시장은 7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년 전부터 헝다그룹이 백두산 광천수에 대한 광고에 1조 8000억 원을 쏟아부으면서 중국 내에서도 백두산 광천수에 대한 관심도가 더욱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은 그러나 최근 중국 기업들이 백두산 광천수 개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면서 경쟁구도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현재 백두산 생수 사업을 벌이고 있는 중국 기업은 대략 5~6개 정도로 알려져 있다.

한국 농심을 비롯해 캉스푸(중국 라면 1위 기업), 농푸산췐(생수기업), 와하하(음료기업), 헝다(부동산기업), 퉁이(식품기업)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부창(제약기업), 야커(제과기업) 등의 기업도 백두산 광천수 사업 준비에 한창이다.

농심은 조만간 신공장 가동이 시작되면 이들과 본격적인 경쟁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이미 연안 및 내륙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중국 대련 지역에 백산수 판매 어플리케이션을 개발, 도입해 운영하고 상하이, 베이징을 중심으로 지하철, 버스 등에 백산수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