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 삼우 품 떠나 '홀로서기' 성공할까 [전환기 엔지니어링업]①삼성물산과 20년 인연 막내려, '인시티→더블유엠건설' 최대주주 변경
김경태 기자공개 2018-01-03 10:20:27
[편집자주]
엔지니어링은 기술 기반의 설계 산업이다. 본격적인 건설 공사에 앞서 인프라를 구축하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기술 인력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산업이지만 정작 건설업에 비해 인지도가 낮다. 주요 수익원이었던 사회간접자본(SOC) 발주가 줄어드는 등 전환기를 맞고 있다. 더벨이 베일에 가려졌던 엔지니어링 업체들의 현주소와 향후 행보 등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29일 11: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영엔지니어링은 1991년 문을 연 국내 엔지니어링업계의 늦둥이다. 이후 성장 가도를 달리면서 상위권 업체로 거듭났다. 지난해는 설립 이래 처음으로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겉만 보면 서영엔지니어링이 탄탄대로를 걸어온 것처럼 보이지만 평탄치 않은 일도 겪었다. 최근 잦은 최대주주 변경과 노사 갈등으로 잡음이 불거지기도 했다. 서영엔지니어링이 악재 속에서도 선두권을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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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삼 전 대표 창업,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체제 20년 '삼성 인연'
서영엔지니어링은 1991년 장문삼 전 대표가 설립했다. 당시 상호는 서영기술단이며 자본금이 2억 원에 달했다. 장 전 대표는 평안북도 박천 출생으로 용산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한양대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한 후 1968년 대한콘설턴트에 입사했다. 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 부사장을 역임한 후 서영엔지니어링을 만들었다.
그 후 서영엔지니어링은 1995년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가 인수했고 삼성그룹과 인연이 본격화했다.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는 과거 삼성그룹의 숨겨진 계열사로 거론되던 곳이다.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가 인수한 후 서영엔지니어링의 대표는 안병제 전 삼성물산 전무 , 유덕희 전 삼성물산 전무, 이언기 전 삼성물산 부사장이 차례로 맡았다.
당시 삼성물산은 그룹 계열로부터 수주한 플랜트 등 다양한 설비 설계를 지분 관계가 전혀 없던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에 맡겼다. 이에 따라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가 지배하는 서영엔지니어링도 함께 다양한 프로젝트를 공동 수행했다.
서영엔지니어링이 외부감사법인이 된 1999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242억 원이었다. 해마다 외형이 불어났으며 2010년 매출액 835억 원을 기록했다.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체제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거두며 업계 상위권으로 올라왔다.
◇삼우 물적분할·인시티 인수 등 변화, 최근 '더블유엠건설' 최대주주 올라
영원할 것 같았던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체제는 2014년 변화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는 2014년 8월 물적분할한 설계 부문을 삼성물산에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건설사업관리 부문만 남겨진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는 사명을 현재의 '삼우씨엠건축사사무소'로 변경했다. 삼성물산에 팔린 분할 회사가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이름을 가져갔다.
옛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가 지분 100%를 쥐고 있던 서영엔지니어링은 존속 회사인 삼우씨엠건축사사무소 자회사로 남았다. 삼우씨엠건축사사무소는 2015년 중순 서영엔지니어링 지분 70%를 '인시티'에 매각했다. 이로써 20여 년간 지속됐던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체제는 막을 내렸다.
새로운 최대주주로 올라선 인시티는 2011년 탄생한 신생업체다. 인시티의 2014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4억 원, 1713만 원이었다. 2015년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25억 원, 3억 원에 불과한 소규모 업체로 서영엔지니어링을 인수해 눈길을 끌었다.
인시티는 건축 설계를 하는 곳으로 서영엔지니어링을 사들일 때 박광준 대표가 이끌었다. 박 대표는 2015년 5월 서영엔지니어링 대표이사로 취임하기도 했다.
새 주인 체제가 지속하는가 싶었지만, 서영엔지니어링은 또다시 최대주주 변화를 겪었다. 최근 인시티는 보유 중이던 서영엔지니어링 지분을 더블유엠건설에 매각했다.
더블유엠건설은 2015년 3월 '운정'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났다. 그 후 작년 3월 '더블유엠'으로 상호를 고친 후 같은 해 12월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더블유엠건설은 설립 첫 해에 매출액 2억 9043만 원과 영업손실 1328만 원을 거뒀다. 지난해는 매출액 217억 원, 영업이익 24억 원을 기록하며 급성장했다.
더블유엠건설의 수장은 최영선 대표다. 사내이사로 손인표, 김명현, 윤충환 씨가 있다. 이달 18일 최 대표를 비롯한 김명현·윤충환 씨는 서영엔지니어링 사내이사로 취임했다.
서영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더블유엠건설 측에서 인시티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가 된 것은 사실"이라며 "M&A 관련 절차가 마무리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양사간 교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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