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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ENG, 정비사업 잔고 1조 육박…안정적 수주 전략 [건설사 주택부문 경쟁력 점검]울산 중구 B-05구역 수주 성공…높은 신용도 덕 조합에 인기

이정완 기자공개 2020-01-29 09:23:24

[편집자주]

국내주택 부문에서 1군 시공사간 우열을 가리긴 힘든 일이다. 최고 수준의 신인도와 시공능력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외형을 자랑하고 있어서다. 대규모 정비사업의 시공사를 주택부문 경쟁력보다는 '제공 옵션'을 저울질해 판단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몇년새 대형 건설사간에는 주택부문 실적에 균열이 생겼다. 수주 보릿고개를 지나면서 본업 실적에서도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거대한 연결 자회사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건설사의 개별기준 경쟁력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8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주택사업 덩치가 크진 않지만 안정적인 전략으로 수주를 늘려가고 있다. 최근 수주한 울산 중구 재개발 사업은 기존 시공사였던 동부토건이 사업을 포기하면서 무주공산이 된 사업장을 차지한 곳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울산 재개발 사업 수주로 1조원에 달하는 정비사업 잔고를 확보하게 됐다.

최근 현대엔지니어링은 울산 중구 B-05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에서 최종 시공사로 선정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롯데건설, 효성중공업, 진흥기업과 컨소시엄을 이뤄 수주전에 참여했다. 주관사 현대엔지니어링은 총 공사비 5338억원 중 지분 30%인 1601억원을 담당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울산 중구 재개발 사업에서 시공사 재선정 변수가 생기자 이 틈을 파고 들어 수주에 성공했다. 기존 시공사였던 효성중공업·진흥기업·동부토건 컨소시엄은 2014년 재개발 조합으로부터 사업을 따냈는데 지난해 7월 동부토건이 회사 여건상 공동도급지분 40%를 효성중공업에 양도하겠다고 밝히자 조합이 시공사 재선정을 결정했다.

당시 조합에서는 컨소시엄의 일원이었던 효성과 진흥만으로 사업을 이어가는 것을 거부했다. 결국 시공사를 새로 뽑기로 결정해 현대엔지니어링과 롯데건설이 신규 컨소시엄에 참여할 수 있었다. 재개발 사업이 이미 일반분양에 나서기만 하면 될 정도로 진척돼있던 상황이라 현대엔지니어링 입장에선 사업 참여에 부담이 없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울산 중구 재개발 사업은 사업 인허가라든지 사업 지연과 관련된 리스크가 전혀 없는 사업장"이라며 "시공만 하고 분양만 하면 됐기 때문에 참여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울산 중구 재개발 사업장은 이미 2016년 1월과 2017년 2월 각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인가를 받았고 조합도 이주와 조합원 분양까지 모두 마쳐 공사만 이뤄지면 되는 상황이었다.

울산에서 한 차례 정비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던 것도 조합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원인이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울산 남구 야음 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힐스테이트 수암을 분양해 최고 426.33대 1(평균 110.17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수주 덕에 정비 사업에서 1조원에 달하는 계약잔고를 달성하게 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공시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참여한 개포 공무원아파트 8단지 공동주택 개발사업에서 5802억원의 계약잔고를 기록하고 있다. 강남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에서 1729억원, 야음 주공2단지에서 68억원의 계약잔고가 남아있다. 총 7600억원 규모다. 이번 울산 중구 재개발 사업을 포함하면 계약잔고가 9000억원을 넘어선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최근 정비사업 수주 증가 배경에는 높은 신용도가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75%로 지난해 매 분기마다 부채비율을 낮춰왔다. 지난해 1분기 말 기준 84%였던 것이 상반기 80%, 3분기 말 70% 대로 낮아진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신용도는 'AA-'로 국내 건설업계에서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시공사의 재무건전성이 우수하면 조합에 자체자금을 이주비 등으로 빌려줄 수 있어 조합 입장에선 선호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단 평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미 수주한 물량을 바탕으로 올해 주택분양 물량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정비사업을 진행 중인 대구 달서, 광명 이알, 울산 중구 등은 연말 분양할 예정이다. 지난해 7442가구를 분양한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작년보다 50% 증가한 1만1168가구 분양을 목표로 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주택 사업 확대로 해외 사업과 균형을 맞춘다는 전략이다. 대부분의 대형 건설사가 주택 매출 비중이 50% 이상으로 수익성이 높은 주택 위주의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은 여전히 화공플랜트·전력·인프라 사업에서 발생하는 매출 비중이 높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해외 매출이 줄어서 주택 사업을 키운 것은 아니지만 사업 전반 포트폴리오를 놓고 봤을 때 국내 주택 시장이 부진하거나, 혹은 해외 사업 환경이 나빠졌을 때를 모두 고려해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마련한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현대건설이 현대엔지니어링과 공유해온 힐스테이트 브랜드 표기에 양사가 차이를 두기로 하면서 신규 사업 수주 시 현대엔지니어링이 불리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건설은 지난해부터 자사가 짓는 힐스테이트에 '현대건설'을 하단에 표기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14년부터 현대건설에 사용료를 지불하면서 기존 사용하던 현대엠코 대신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사용해왔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힐스테이트 밑에 현대건설을 별도로 표기하는 것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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