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4월 19일 07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0조원이라고요?”현대엔지니어링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하자 많은 언론에서 기업가치가 1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놨다. 상장 기대감으로 장외시장 주가가 과열 양상을 띠자 예상 기업가치 또한 덩달아 높아진 셈이다. 실현 가능한 수치일지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에게 의견을 묻자 이처럼 놀라움을 표하는 이들이 많았다. 몸값을 높일수록 좋은 현대엔지니어링 측에서도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건설사가 상장할 때 적용하는 통상적인 기업가치평가 방법인 PBR(주가순자산비율)을 활용하면 현대엔지니어링의 가치는 4조원 중반으로 평가 받는다. 현대엔지니어링처럼 10대 건설사에 속하는 국내 대형 건설사 PBR이 1배를 조금 넘기 때문이다. 시가총액이 가장 큰 현대건설 시총이 5조원 초반이다.
건설업은 그동안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크게 주목 받지 못했다. 증시 활황으로 카카오·네이버가 속한 IT 산업 PER(주가수익비율)이 100배 이상을 기록하고 바이오 산업 PER이 120배에 달하는 현 상황에서 건설업 PER은 10배를 유지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가장 매출 규모가 큰 건설사인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C)의 PER이 5배, PBR이 0.7배이니 비단 우리나라 건설업만 저평가 받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일까. 10대 건설사 중에선 2000년대 초반 상장한 대우건설을 끝으로 IPO에 나선 곳을 찾기 어렵다. 대형 건설사가 상장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SK건설은 2018년 상장을 추진하다 불의의 사고로 절차를 멈춘 후 상장 재개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호반건설 역시 지난해 코로나19로 사업 불확실성이 커진 탓에 상장을 연기했지만 올해도 계획이 없다는 분위기다. 또 다른 대형 건설사인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도 잊을 만하면 상장설이 흘러나오지만 이렇다 할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상장의 최대 장점은 빚을 지지 않고도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현대엔지니어링을 비롯한 비상장 대형 건설사 모두 ESG 경영 흐름에 발맞춰 친환경 신사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조달 수요가 풍부하다. 상장이 기업 경영에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현대엔지니어링이 단순히 10조원 가치에 도달할지 말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설득력 있는 '에쿼티 스토리(Equity Story)'를 만들어 지금의 업황에서 적절한 기업가치를 인정 받는다면 건설사의 상장 행보가 더 가속화될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건설사 IPO의 물꼬를 트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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